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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공무원을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맞서야 할까요?

by 따뜻한카리스마 2020. 1. 15.

공무원 시험을 반대하는 가족

저는 지금 갓 대학교 졸업한 26살 남자입니다. 두 달 전에 졸업하고 지금까지 방황중이에요. 혼자 자격증 공부한다고는 하지만 이걸 한다 그래도 확신이 없어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부모님의 강요가 너무 심합니다.

 

저는 외동아들이고 아버지는 공무원이십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으셨고요. 아버지 친척 분들은 대단하세요. 명문대학교 교수에 사촌형은 대기업에, 뭐 학교 선생님 등등 흔히 돈 많이 벌거나, 안정적인 직업이죠.

 

어려서부터 친척 분들을 만나도 저는 공부를 강요당했습니다. 고등학교선택도 제가 한 것이 아니고, 대학도 타지역 갔다가 무조건 돌아오라고 해서 편입해서 제가 사는 지역 대학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오면서 저는 전 공대 전공이 맞지 않아서, 학과를 옮겼어요..

 

하지만 옮긴 학과는 국문학과인데요. 흔히들 답이 없는 학과, 취업할 수 없는 학과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여기로 오게 되면서부터 아버지에게 "너는 이런 과 나와서 뭐 하려 그러느냐 공대나 있지.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도 안 되는데" 그 후로부터 공무원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s://www.vop.co.kr/A00001442662.html)

 

그때는 저도 공무원에 대한 좋은 시선은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편입하면서 새로운 학교, 과 에 적응하면서 공강시간, 주말 인강 들으면서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소홀하게 되고 성적도 좋지 않게 졸업했고, 공무원 시험도 하다가 어느 순간 안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그러면서 졸업하게 됐고 아직은 부모님 울타리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졸업했으니 무조건 서울로 가래요. 물론 여기서 생활이 제가 성실하지 않아서 가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걸 떠나서 무조건 공무원을 강요 하십니다. 그 외의 직업은 색안경을 끼시고, 쳐다도 안 보세요. 그런대서 첫 직장인데 평생 근무 할 수 있겠느냐, 그런데는 조금 하다 짤린다. 너무 힘들다 이런 식으로 공무원 아니면 직업취급을 안하십니다.

 

물론 제가 학과가 이래서 큰 기업 이런 곳에는 취직하기가 힘드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몇 년씩 공무원 준비하거나 그런 게 싫어요. 진짜 제 꿈이 공무원이라면 몰라도 전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뚜렷한 꿈도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제 나이 때 졸업자들이 하는 것처럼, 취직을 해서 비록 평생직장, 좋은 곳이 아니더라도 차라리 공부할 시간에 그런 직장 경험을 하고, 쫌 힘들더라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저는 그래서 그래도 부모님의 눈에 맞추려고 공기업, 공단 준비를 하고 있긴 합니다. 근데 뭐 여기도 워낙 들어가기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해서 힘들 꺼 압니다. 부모님은 또 그렇게 말을 하죠 너가 공단, 공기업을 어떻게 들어 가냐 과가 좋냐 성적이 좋냐 그렇다고 자격증이 많냐..

 

제가 생각해도 답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준비는 하고 있고, 준비하면서 혹시 나가고 싶은 회사 공고가 뜨면 들어가고 싶고 이런대 지금 부모님 눈에는 공무원밖에 안 들어오시고요. 그거 아니면 무조건 공기관, 공기업을 원하십니다. 그 이외에는 도저히 용납을 안 하시더라고요.

 

자꾸 니가 알아서 해라 이러시면서도 다음날엔 또 서울 갈 준비하고 있냐 이런 식으로 계속 쪼여옵니다. 다른 아이들도 뭐 거기서 하고 싶어하는 줄 아냐 어쩔 수 없는 의무라면서 이런 식으로 자꾸 강요하세요.

 

그러다 보니 진짜 저 스스로도 어딜 들어가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도 못 정했고, 방황하면서 시간 보내고 있어요. 저는 이제 그런 쪽으로 더 이상 공부하고 싶지가 않아요. 정말 지금 자격증이나, 토익 이런 건 할 수 있지만 공무원시험은 차원이 다르니까요. 아예 모든 제 생활을 포기해야하니까요. 저는 단지 현실적이고, 미래만을 위해서 지금 살고 싶진 않아요. 정말. 도저히 설득 이런 거조차 되질 않습니다.

 

 

답변:

답변이 많이 늦어 송구합니다.

강요를 일삼는 고지식한 아버지와 살면 어려움이 많지요. 자식이 원하는 것이 있어도 본인주장을 굽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니 자식으로서 반발심이 더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렵지요. 그렇지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요. 부모님의 말에 순종해서 따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의사나 교수나 좋은 직업을 가지게 되신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그러려면 그에 뒤따른 재능과 노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런 재능이나 의지나 효심이 없는 분이라면 부모님의 의견을 오히려 따르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그러고 부모님 의견을 따르면 수동성만 늘어나고 나중에 부모자식 간에 상대 탓만 하며 인생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모님과 맞서 싸우는 것도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협상할 때는 협상해야 합니다. 협상이라는 말이 다소 거슬릴 수 있지만 설득해야 합니다. 쉽지 않겠지요. 그래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이나 협상을 하려면 조건을 내걸어야 합니다. 통상 상대에게도 이익이 있다는 점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부모 자식 간이니 자신이 추구하는 뚜렷한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그 목표를 달성할 계획표를 제시해서 믿음을 줘야 합니다. 세 번째로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본인의 단단한 의지와 결기를 보여줘야 합니다. 자신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만일 그렇게 해도 설득하기 어려울 때는 부닥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부닥칠 땐 과감하게 부닥쳐야 합니다. 부모님의 말에 무조건 순응하는 것만이 효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함께 사는 부모님과 매번 부닥치며 살아갈 수는 없을 건데요. 이미 많이 부닥쳐 오셨을 것 같은데요. 일단은 졸업하기 전까지 아버지와 마주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칼을 가시길 바랍니다. 부모님에게 칼을 들이대기 위해 칼을 갈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칼을 날카롭게 가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집중하면서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립하고 취업과 진로문제를 보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졸업하자마자 아니면 졸업하기 전에라도 취업을 해버리면 됩니다. 이제 다 큰 성인입니다. 아버지 말에 무조건 순종하며 살아갈 나이가 아니라는 겁니다. 단순히 반항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마음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잘되던 못 되던 나의 책임입니다. 아버지 탓할 것도 없습니다. 아버지는 공무원 생활하면서 공무원이 좋다고 생각하니 공무원을 강조하는 겁니다. 본인이 어떻게 하던 지금 현재로서는 아버지의 믿음을 바꾸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굳이 애써서 바꾸려고 할 필요도 없고,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따를 필요도 없습니다. 나 스스로 내 삶을 개척해나가면 됩니다. 지금 흔들리는 것은 아버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삶에 중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대표가 어느 대학에서 특강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학생의 첫 질문이 이랬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 있는데요. 부모님이 반대해서 고민입니다.“ 그러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다음에 ”등록금을 누가줘“라고 질문을 되받아쳤죠. 학생이 부모님이 주신다고 했더니 ”그것부터 끊으라“고 했습니다.

 

다 큰 성인인데도 부모님이 주시는 등록금으로 기대어 사니 아직도 부모님에게 기대어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반어법적인 꾸지람이었죠. 100번 지당한 말씀입니다. 무엇이 그리 두렵습니까. 당당히 삶을 마주쳐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도 두려워 하는 것은 정말 재정적 지원이 끊기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것이죠.

 

어쩌면 본인은 이런 질문을 한 그 친구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질문한 친구는 최소한 ‘하고 싶은 일’이라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이 없기에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생에서 선택범위가 더 넓다는 것이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림을 무엇이라도 그려나갈 수 있습니다. 굳이 무엇을 그려야 하나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낙서하듯 그리거나 써 나가도 됩니다. 사실 꼭 내 인생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필요도 없습니다. 누가 그렇게 정해 놓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냥 현실에서 마주치는 장면들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붙여나간다고 생각하면 더 쉬울 겁니다.

 

아버지 겁내지 마세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도 겁내지 마세요. 세상살이도 겁내지 마세요. 충분히 잘해낼 수 있습니다. 사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다보면 조금씩 잘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에 누군가의 강압이나 두려움에 위축되어서 세월을 낭비하면 큰 일 납니다.

 

저도 지금의 상태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는 반대하고 싶습니다. 본인의 의지도 아니고 아버지의 강요로 시험을 준비해서는 잘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어떤 일이든 작은 일이라도 일을 시작하면서 삶을 마주쳐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아버지가 뭐라고 해도 그런 일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세상 사람들이 뭐라 말해도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구체적인 취업, 직업과 진로 상담은 학교에 있는 취업지원센터라도 찾으시면 작은 힌트라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분들이나 갈등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관련글을 모아둔 부분이 있는데요. 한 번 살펴보며 의지를 다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무원 시험고민 상담글 모음:

공무원을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맞서야 할까요? https://careernote.co.kr/3047

‘공무원 이외 길은 없다’는 공시생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 https://careernote.co.kr/3029

한국학생들의 선호도 1위 직업? www.careernote.co.kr/2997

부모님의 공무원 시험 강요에 반발해 가출까지 한 대학생 http://careernote.co.kr/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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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냐, 취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http://careernote.co.kr/1787

공무원 시험 매달린 게 이렇게 후회될 줄 몰랐습니다 http://careernote.co.kr/1769

 

 

너무 지나치게 완벽한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마시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가려는 작은 노력부터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온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나가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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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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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대한민국 진로백서>,<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