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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큰 병원에 취업해 목표도 이뤘으나 퇴사할 수밖에 없던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9. 12. 13.

큰 병원에 취업하고도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부제: 목표를 향하다가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안녕하세요 교수님

여러 상담글들을 읽다가 저도 교수님께 삶의 조언이라도 얻고 싶어서 메일 드립니다.

 

저는 서울의 4년제 간호학과를 졸업한 27살 공시생입니다. 제가 메일을 보내게 된 이유는 공부의욕, 삶의 의욕이 0입니다...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전 제 스스로에게 자존감이 높았습니다. 대학도 남부럽지 않게 나왔고 학과 성적도 좋았고, 수도권의 큰 병원도 입사했습니다.

 

근데 그때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가야한다. 취업하려면 학과 성적이 좋아야한다. 집에서 매일 3시간씩 통학하면서도 항상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어요.

(이미지출처: https://wonderfulmind.co.kr)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병원에 입사했는데요. 그곳이 지옥이었습니다. 하루에 4-5시간을 못자고 출근했고 하루 12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병원 교육 듣고 시험보고... 잠을 못자니까 정신이 하루 종일 몽롱해서 매일 혼나기 일쑤였습니다. 병원 화장실에서 매일 울었던 것 같아요. 그때 매일 들었던 생각이 내가 이러려고 그 고생했나... 하는 생각에 결국 퇴사했습니다. 주변에선 그렇게 악착같이 하더니 결국 퇴사하느냐고 절 조롱하듯이 말하더군요.

 

그리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됐는데요.

너무 치열한 경쟁률에 점점 의욕을 잃어갔습니다...

 

처음엔 열심히 하다가 점점 복습도 미루게 되고 핸드폰만 하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공부하다 졸고 자고... 그렇게 지내니 모의고사 성적은 바닥이고 점점 더 우울해졌습니다.

 

이제는 자존감이 바닥입니다. 가족들이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느냐고 하지만 그냥 이대로 제 인생이 끝난 것 같은 기분만 들어요. 다시 맘먹고 앉아도 작심 3일입니다.

 

자꾸 해서 될까될까 하는 생각만 머리에 들고. 같이 공부를 시작한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는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그 친구 보니까 더 자괴감이 들고. 이제 나이도 20대 후반인데 매일 같은 생활만 반복하다보니까 시간이 흘러간다는 게 느껴지지도 않고... 다른 상담글에서 자신의 열정은 스스로 불태워야 된다고 하시는 글을 봤는데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냥 졸립고 의욕이 없습니다. 매일 정해놓은 공부량의 1/3도 끝내지 못합니다. 이러다 30대까지 세상과 동떨어진 채 공부만하고 있을까 겁이나요.

 

매일 매일이 다를 바 없는 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 어떻게 하면 의욕과 활기가 생길까요.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 송구합니다. 그래도 답변을 드려봅니다.

 

살아가다보면 즐겁고 활기차게 의욕이 넘치는 일들도 많지요. 하지만 어쩌면 재미없고 의욕도 없이 의기소침해서 살아가는 날들이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또 현실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영화와 드라마처럼 행복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도 꿈꿔야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당장의 현실을 냉혹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누구나 의욕 없이 무기력하게 지낼 수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서 그 정도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지금도 종종 그렇지만 예전에는 누구보다 더 나태하고 무기력증에 살았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그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혼자 허우적거리고 바동거리다보니 오히려 더 수렁에 빠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문의주신 분의 경우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럴 때는 그 시기를 견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쉬어갈 때라고 보고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 좋습니다. 짧은 여행도 좋습니다. 당장은 멋진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 내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해야 할 일이 생길 때 의욕이 다시 생길 겁니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제 뜻은 수동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흐느적거리며 살아가자는 뜻은 아닙니다. 삶의 한 순간 순간에 충실하되 힘들 때는 잠시 쉬어가자는 거지요. 물론 지금은 공시생으로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음을 인정하자는 겁니다. 때로 졸고, 무기력하고, 공부량을 다 채우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공부라는 것 자체가 원래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당장에 결과물이 없으니 끊임없이 마음이 흔들리겠죠.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한데요. 중요한 것은 비록 그렇게 흔들거리더라도 트랙(경주장, 본인이 살아가는 인생의 무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시험장까지는 가는 것)을 벗어나지 않고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완주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공무원 시험의 경우 어느 정도의 시기를 정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무원 되는 것이 최종목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삶의 더 큰 목표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보다 더 큰 꿈을 수립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업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일 뿐입니다.

 

그러니 징검다리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마세요.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그때 새로운 길을 만들면 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에게 꿈이 없다는 겁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큰 꿈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모범 학생이 되고 조금 더 크게는 ‘간호사가 되는 것’이었죠. 그것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병원에 입사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런 꿈을 모두 이룬 겁니다. 그런데 그 다음의 꿈을 만들어 두지 못했던 겁니다. 보다 더 큰 상위목표가 있어야 했는데요. 작은 목표에만 매달리다보니 그 목표를 이루고 나서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현실의 벽에 무너져 버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현 상태로 본다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면 그나마 문제들이 조금 풀릴 수 있는데요.경우에 따라 그리 큰 만족감이 없을 위험도 있습니다. 만일 이전과 같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공무원이 되던 되지 않던 조금 더 큰 삶의 목적과 사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저도 큰 병원에서 3교대하며 어렵게 근무하는 간호사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분명 어렵지요. 하지만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지’, ‘세상에 어떤 가치로 기여하고 싶은지’ 등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만일 그렇게 사명을 수립한다면 굳이 큰 병원이 아니어도 작은 병원에서 의료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근무한다면 오히려 더 마음도 편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잘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중요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자신의 안위와 더불어 다른 사람들의 안위와 이 세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비전을 가슴에 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때로 흐름과 정반대로 역경에 마주치 돌파해 나가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다시 간호사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요. 간호사나 공무원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요. 진로선택은 무한대입니다.

 

다만 차가운 현실의 벽에서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현실의 벽을 뛰어넘고 역경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두려움 없이 부닥쳐 나갈 수 있는 담대한 용기와 긍정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도 들 겁니다. 그래도 두려움을 극복해나가며 세상살이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두려움을 과감히 떨쳐나가는 열정적인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하죠. 그렇게 열정적으로 타고난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사람들만 부러워하며 살아가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열정이란 에너지를 키워 왔다는 사실은 외면합니다. 만일 내가 가진 열정의 불씨가 작아 보인다면 그것을 꺼트리지 않고 불씨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 2년 정도 그렇게 전력을 다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보시고 안 된다면 다시 간호사로 취업을 했으면 합니다. 큰 병원에도 다시 도전해보세요. 사회적으로도 갈수록 근무환경 개선요구가 많은 만큼 분명 더 좋아질 겁니다. 경우에 따라 이번에는 큰 병원이 아니라 보수는 적더라도 조금 여유로운 작은 병원에서 일해보는 전략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의외로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더 차근차근 인생설계도를 그려나가면서 더 나은 삶을 가치를 완성해 보시길 권합니다.

 

어쩌면 삶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소임을 묵묵하게 해나가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의욕을 잃었을 때 해야만 하는 일을 붙들고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힘내서 완주하시길 응원합니다~

 

공무원 시험준비하다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모아 둔 글이 있는데요. 참조해서 한 번 읽어보세요.

 

공무원 시험고민 상담글 모음:

목표를 향하다가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https://careernote.co.kr/3032

공무원 이외 길은 없다는 공시생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 https://careernote.co.kr/3029

한국학생들의 선호도 1위 직업? www.careernote.co.kr/2997

부모님의 공무원 시험 강요에 반발해 가출까지 한 대학생 http://careernote.co.kr/2609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대처방안 http://careernote.co.kr/2473

고시에 도전하더라도, 대안을 세워둬라! http://careernote.co.kr/2399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이유? http://careernote.co.kr/2377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5가지 조언 http://careernote.co.kr/2339

공무원 준비하다 포기하고 복학했는데, 스펙쌓기 위해 휴학해야 할까요? http://careernote.co.kr/2317

삶의 장벽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http://careernote.co.kr/2285

공무원 시험을 지지해주지 않는 부모님 때문에 울화통이 터집니다 http://careernote.co.kr/2119

공무원 시험보라는 부모님과 갈등인데요. 어떡하죠? http://careernote.co.kr/2087

공무원 세계에서도 학벌 차별 있나요? http://careernote.co.kr/1865

다가오는 공무원시험, 탈락할까봐 하루하루가 고통 http://careernote.co.kr/1792

공무원이냐, 취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http://careernote.co.kr/1787

공무원 시험 매달린 게 이렇게 후회될 줄 몰랐습니다 http://careernote.co.kr/1769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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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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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대한민국 진로백서>,<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