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안녕하세요, 29살 남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상답을 해보고 싶어 연락드립니다.
제 이력을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고등학교 인문고 (이과)
-대학교 : 지방대학4년제 관광경영학과 / 복수전공 : 일어일문학 / 부전공 : 의료경영학
-진학 중, 1년 공장근무, 2년 전 대학졸업
-졸업 후 당해 년도에 영어학원 리조트 근로장학생 1년 근무
-지난해 3월 귀국 후 취준 중에 12월 달부터 모 대기업고용디딤톨 마케팅 과정에 참여하여 올해 5월 까지 근무예정
-성격 : 무덤덤한 성격, 차분한 성격, 우유부단, 낯가리는 성격
-첫 이미지 : 키는 크고, 기분 좋은 인상을 주진 않지만 나쁘지 않는 이미지, 다른 사람이 봤을 땐 무섭다거나 든든한 이미지
저는 고등학교 때 이과 였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건축공학과와 관광경영학과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저는 제 주관에 의한 과선정이 아닌, 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과를 선정했던 터라, 다양한 과에 지원했었습니다. 관광경영학이라는 문과계열의 과를 지원한 것도 애초에 저의 선택이 아니라 이 대학에 제일 좋은 과를 가기 위한 선택이었고, 수학을 싫어한다는 결론을 가지고 관광경영학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래서 관광경영학에 관한 학문에 애정이 없던 터여서 제가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을 생각해 보면 외국어였습니다. 그래서 외국어에 의미를 두고 이래저래 학과활동도 하며 지내다가,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배우자는 일념으로 복수전공으로 이수,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도 하며 일본어에 강한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생각했던 것이 고등학교 시절 저는 이과 학문 중에 생물 쪽에 관심이 많았던 기억을 살려, 어떻게 하면 일본어와 조화를 시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남들과는 차별화 되는 저만의 이력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직업이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au)
이에 저는 남은 4학년시절 의료관광코디네이터를 취득하기 위해 ‘의료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하였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저는 이 자격증만 취득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일본어 의료관광코디네이터는 비전이 좋지 않을뿐더러, 남자라는 이유 이외의 한국에서의 외국인원어민, 의료 종사자 등의 무수히 많은 경쟁자가 있고, 페이 또한 좋지 않아 저는 과감히 이쪽계통을 버리기로 하고, 필리핀에 있는 어학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하며 일과 학문을 병행하여 1년간 이수한 후 작년 3월에 귀국 하였습니다.
3월 이후 취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때 당시 28살이었고, 취직에 대해 그렇게 급하게 생각한 적이 없어 만료된 토익공부를 하며 천천히 취준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대기업에 갈 생각은 없고, 단지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제 이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중 생각해낸 것이, 외국계기업 취업, 서비스, 무역, 해외영업 등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무대서나 이력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일본어를 중심으로 이에 해당되는 기업에 마구 잡이로 이력서를 넣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저를 돌아 봤습니다. 일단 국내에선, 관광기업, 일본계기업, 의료기기제조사에서의 해외영업들로 추려 보았습니다. 이렇게 추려서 이력서를 쓰는 간간히 붙는 곳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4군데 정도 왔었는데요, 두 군데는 일본 취업이었습니다. 한군데는 포워딩 회사로 일본의 한 지역에서의 근무였습니다. 저는 해외 생활을 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물류/무역을 지금 배워서 어떡하지 라는 생각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일본공항에서 지상직으로 근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가려고도 생각했습니다. 근데, 남자가 지상직으로 일본에서 근무한다고 하면이라는 생각으로 도무지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두 번째 찬스가 있었습니다. 국내 유명 카지노에서 카지노 딜러로 정직원 채용이 됐었습니다. 제가 그곳에 가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인 이유에서 딜러가 되지 않고 싶어서입니다. 전에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이력을 살려 [고객유치]라는 측면에서 제 전공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 갔으나, 딜러라는 것에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에 더 이상 공백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 작년 12월 모 대기업 고용디딤돌 마케팅 과정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과정에 참가했던 이유는, 제가 경영학적 지식이 부족한 것과 제조업에서의 해외 영업, 일본계 기업의 국내영업 측면에서 메리트가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교육과정 2달 참여하고 지금은 연계기업(여행업, 외국인환자유치업, 국제회의기획업, 무역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 달 뒤면 계약만료로 저도 다른 일을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턴으로 근무하여도 정작 마케팅이란 것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력서를 쓰고 있습니다. 인턴을 하는 중에도 또 한 번 카지노 인턴에 채용이 되었으나, 요번에는 현장까지 탐방해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다시 와서 하고 있던 인턴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업에 계속 지원했던 이유는 지난 필리핀 리조트에서의 경험으로 고객응대를 많이 해 보왔는데 나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지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3교대라는 근무패턴, 계속 성장해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 남자라는 점에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등등으로 일본계기업이나, 제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두서없이 말을 하였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단 경험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으로 달려왔습니다만 29살이라는 나이에 지금 도전을 주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많습니다.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도 지금 정리가 잘되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영업스타일의 성격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라는 결론을 낸 것인데, 왜 이렇게 고민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고민이 많으시군요. 의료코디네이터로 달려오다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하시게 되었으니까요. 현재는 일본어 능력을 살려서 일본계기업이나, 제조업 분야의 국내나 해외영업을 생각하고 있다가 서비스직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면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이런 대답을 들으면 지금 장난하느냐고 따지고 싶으실 겁니다. 문제는 지금 현재 그쪽으로 취업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호소하고 싶을 건데요. 맞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결정이 확실한지 아닌지 고민도 주장하고 싶을 겁니다. 그럼에도 일단 다짐한 목표를 향해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전략의 변경이 필요할 수는 있습니다.
일단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가고 싶더라도 만일 그쪽으로의 공략이 어렵다면 우회공략을 펼쳐야 합니다. 전쟁이나 게임에서 자신은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한쪽 편에서 내 부대원들이 대패하고 있는 상황과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한 쪽에서 지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지고 있는 쪽으로만 공략을 하려한다면 다소 어리석은 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징검다리를 놓던, 다른 일을 통해서 간접 경험이나 경력을 쌓던,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고 일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자꾸만 일을 미루면 안 됩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본인은 ‘일단 경험해보고 후회하자’는 믿음이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본에서라도 일을 시작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니면 취업된 다른 곳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상직이든, 카지노딜러든 어디든 일단 경험해보셨으면 좋았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2년만이라도 버티고 일을 하면서 기회를 찾으면 더 나은 기회가 일본에서든 국내에서든 생기기 마련입니다. 기회는 앉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작은 경력이라도 경력을 쌓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 됩니다. 존 크럼볼츠 같은 직업심리학자도 ‘기회를 부르는 행동을 해야만 행운이 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금 어렵고 번거로운 과정도 감수해야 합니다. 조금 부족하다 싶을 때는 내 이익과 편의를 조금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모든 욕심을 다 내려놓자는 것도 아닙니다. 3교대도 영원히 그러자는 것도 아닙니다. 경력초기인 만큼 어떠한 형태라도 보다 직접적인 경력을 통해서 힘을 키워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는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라며 미리 재단하고 평가하며 부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이건 이런 면이 좋아, 저건 저런 면이 좋지’라고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청년들이 일을 시작도 안 해보고 이 일은 ‘이러저래해서 별로야’라고 쉽게 단정해리는 우를 범합니다. 책으로 본 것이나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눈으로 본 것도 그렇습니다. 본인이 ‘일단 경험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면 정말로 그렇게 해보시길 바랍니다. 실제로도 직접적으로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큰 배움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한 생각’을 줄여야 합니다.
생각을 줄이고 일단 부닥쳐보세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서 부닥쳐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지방이든, 일본이든 어디든 따지지 않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 범위를 넓혀보시길 바랍니다.
직무 범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든, 마케팅이든, 해외영업이든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 당연히 먼저 지원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일 그쪽으로 취업이 당장에 안 된다면 우회적으로 다른 직무로도 시작할 것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직무가 어느 정도의 연결고리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를 잊지 않고 원하지 않던 직무라도 해당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시간을 아껴 별도로 배우고 익히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방황하고 계실 터인데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그렇게 못한 것만은 아닙니다. 분명 여러 가지 분야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와 산업과 공부와 경험을 쌓아왔기에 분명 나중에 도움이 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는 오로지 일을 통해, 배우고 익혀 나아가가야 한다는 겁니다.
첫 직장이나 첫 직업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래서 출발점에서 머뭇거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출발한다면 그건 좋은 신호죠. 그러나 그렇게 출발하기 어렵다면 뒤로 되돌아가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며 트랙을 달려보는 겁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태도가 운명을 뛰어넘게 해준다는 겁니다. 그리 하시면 길이 보이지 않는 듯 답답함을 뛰어넘어 하나씩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인생은 때로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서 길이 없는 듯 보이지만 부딪혀 나가보시면 분명 다양한 길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아실 겁니다.
부지런히 나아가셔서 좋은 결실 맺으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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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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