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딱 맞는 운명같은 직업은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
안녕하세요? 정철상님의 책과 글들을 읽고 꼭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이메일을 드립니다. 제가 나누고 싶은 대화는 역시 저의 진로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제가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것이 적성에 맞을지"를 알고 싶습니다.
즉 저는 제가 이미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할 것인지)를 정해놓은 상태에서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해야할지 자체를 여쭙고 싶습니다.
우선 저에 대한 객관적인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성별 : 여
-나이 : 30
-학력 : 00대학교 행정학과 졸(경영학 부전공)
-경력 :
유럽의 비정부단체 1개월 인턴(리서치 업무),
모 컨설팅컴퍼니 2개월 인턴(번역, 자료조사 만들기 업무),
코트라 지역조사처 00팀 5개월 인턴(국제 경제 자료조사, 통계조사 업무),
현재 국내항공사 본사 재직중(제휴항공사 담당, 그 외 사무적 일)
-지역 : 서울
이러한 상담을 올리는 계기는 아마도 현재가 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20**년도에 입사하여 3번째 승진이 누락되고 사원으로 근무 중 입니다.
저는 지금 회사에서 벗어나 제가 보다 잘 할 수 있고, 제가 또 좋아하는 업무를 찾는 것이 상담의 명확한 목표입니다.
저는 대학에 입학할 때 외교관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행정학과가 고시학과이다 보니, 고시에 몇 년씩 떨어져서 폐인이 되는 선배들을 보니 1년에 10명 채 뽑지 않는 외무고시에 도전하기가 두려워 어영부영 일반 회사 쪽으로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제가 꿈꾸던 일이 아니어서인지 입사 초 저에게 애사심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도 어울리지 않았는데요. 이것이 지금에 와서 저에게 너무 큰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희 회사는 업무보다 인간관계 지향적인 성향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저는 타고나길 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여, 회사생활을 잘해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의 사회성이 비정상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단지 저의 장점이 인간관계보다는 혼자 몰두하여 해내는 집중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무관심했던 입사초기와 타고난 성향이 맞지 않음이 합쳐져 저는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회사 내 상담을 받아보았으나 이제와서 돌이키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원점으로 돌아가 이곳이 내가 정말 원하는 곳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나이가 30, 늦은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차피 여기 남아있어도 힘들 바에 제가 진정 원하는 길로 가서 개고생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저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면접보다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쪽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간관계보다는 업무지향적이고, 전문성을 가져서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일에 저는 더욱 흥미를 느끼고 노력을 쏟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저를 만나보지도 않고 "너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이거야!" 라고 말씀 주시기가 매우 어렵겠지요.
대부분의 진로고민을 선배, 지인, 상사 등에게 여쭈면 "너가 무엇을 하고 싶니?"가 첫 질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23살 학교를 졸업할 나이 도무지 외교관 외에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랐습니다. 그 때 저에겐 여느 회사원은 다 똑같다고 느껴졌습니다.
30살이 된 지금에도 저는 제가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앞에 부족하나지만 제가 원하는 직업의 성격을 조금 설명 드렸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워크넷 적성 검사 결과를 첨부 드립니다. 혹은 더 필요하신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지 답장 주시면 실시간으로 회신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000님,
답변이 너무 늦어져 송구합니다.
제가 문의해 오신 순서대로 답변을 드리다보니 이렇게 늦어질 때가 많습니다.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에게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추천해주길 원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는 그렇게 직업을 추천 드리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제가 어떤 개인을 향한 직업 추천에는 문외한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경우 그런 직업추천이 오히려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직업을 추천 드리는 경우는 드뭅니다.
저는 어떻게 진로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지, 어떠한 자세와 태도로 일에 임해야 하는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고 마인드를 일깨우는데 가치를 두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직업을 기대하고 계신다면 제 답변이 다소 실망스럽지 않을까 싶어 우려스러운데요. 그럼에도 저는 감히 그런 기대는 앞으로도 저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물론 우리는 운명 같은 직업은 찾으려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도 그런 과정 중에 계신 것일 터인데요. 다만 그런 직업을 찾지 못한다면 내 삶은 힘들고 재미없고 의미 없을 거란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꿈꾸는 그런 운명 같은 직업을 찾아낼 수도 있지만 찾아내지 못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직업이 지금까지 쭈욱 외교관이었죠. 이미 이렇게 뚜렷하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살아오셨잖습니까. 문제는 실존하고 있는 이 직업을 지금 이루지 못하고 외사랑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몇 년이라도 구애활동을 펼치면 목표달성에 성공할 수도 있는데요.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도 크고,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행복한 결혼생활(직장생활)을 보장하기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고요.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꿈만 꿔온 생활이니까요.
말도 안 된다고요. 당연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이상과 딱 맞아 떨어지던가요. 이상과 현실은 늘 괴리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상을 가지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왜 외교관이 되려고 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누가 알겠습니까. 자기 내면의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욕구를 타인이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는 왜 외교관을 꿈꿨을까? 무엇이 나를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흠모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외교관의 어떤 특성에 이끌렸던 것일까? 그렇게 동경했던 특성을 가진 직업으로 외교관 이외 또 다른 직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라는 등의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지며 탐색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로탐색입니다. 어떤 특정검사 하나를 보고 자신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직업이 뚝 떨어지는 그런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착각을 합니다. 외교관이 안 되면 내 꿈이 무너졌다, 공무원이 안 되면 실패했다, 판사나 교사나 의사나 가수나 화가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안 되면 실패한 인생으로 규정지어 버립니다. 그리고 나머지 직업은 쓸모없이 바라보고 인생을 낭비해 버리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영재라고 칭찬까지 받던 사람들이 무너지는 것도 한 순간입니다.
세상에 어리석음도 이런 어리석음이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연인을 찾을 때도 운명 같은 연인을 찾습니다. 물론 많은 청춘들이 그런 환상을 품습니다. 젊은 날의 저 역시도 그랬고 누구나 그럴 겁니다. 당연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찌리릿하고 전기가 통했다고 해서 결코 완성이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와 헌신적일 정도의 노력이 진정한 사랑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은 쉬이 외면해 버립니다. 그런 마음은 품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행위는 대단히 귀찮고 자존심을 망가뜨리는 경험일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이 일순간에 해결되는 그런 완벽한 사랑을 꿈꾸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경우가 많기에 사랑과 이별을 반복합니다. 그건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흥미와 적성과 가치와 비전에 모두 다 맞아 떨어지는 직업을 꿈꾸는 겁니다. 물론 그런 직업을 찾지 말자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부지런히 그런 운명 같은 직업을 찾으려 애써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직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내 직업과 내 삶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깊이 반성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인정하더라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선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그런 운명 같은 직업을 찾지 못했다면 내 주변의 가족이나 동료들에게도 보다 더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그러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마음도 듭니다. 아니라면 최소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진로탐색이라도 해야 하는데요. 그러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진로는 중고등학교 끝났다고 생각하기에 관련한 책자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찾기 위한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기본기부터 다지며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고, 실행해 나가야만 합니다.
물론 지금의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와 거리가 있어 계속 다니기는 어려울 겁니다. 말씀처럼 환경을 바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이전보다 좋아질 겁니다. 그러나 조금만 태도를 바꿔 내가 하는 일과 내 동료들에게도 관심을 한 번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꼰대 같은 소리로 들리시겠지만 조금만 애를 써보자는 겁니다.
그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어떠한 즐거움과 어떠한 슬픔으로 고통 받고 있는지 조금만 연민의 정을 가지고 들여다보자는 겁니다. 당연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을 찾아서도 일의 즐거움과 어려움에 대해서 물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죠. 그런 작은 차이가 앞으로 자기 삶의 변화와 행복을 이끄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겁니다.
‘무엇을 할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세요. 무엇을 하던 분명 잘해내실 겁니다. ‘외교관을 왜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해답만 찾으시면 외교관이 아니라 다른 영역의 직업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외교관 다음으로 펀드매니저나 투자분석가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이 직업 역시 왜 하려고 했는지 동기를 찾아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그런 자신의 동기와 욕구와 가치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리스트를 작성해보고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을 시도해보는 겁니다.
명문대를 나올 정도의 학업적 재능이 있는 만큼 공기업을 노려보는 경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역시 외교관을 하려고 하는 동기, 욕구 등을 탐색해보면 의외로 좋은 공기업도 있고, 대기업도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젊은 날 진심으로 사랑했던 헤어졌던 연인과 헤어지면 당연히 큰 충격을 받을 겁니다. 죽고 싶을 정도의 절망감도 들 겁니다. 하지만 세상에 사람은 넘치고 넘칩니다. 분명 좋은 인연은 있습니다. 사실 인연도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교관만 직업이 아니라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 직업입니다. 우리나라에만 16,000여개의 직업이 있고 전세계적으로 10만여 가지의 직업이 있습니다. 일자리로까지 확대한다면 수억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마세요. 다만 앞으로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적어도 내 삶의 일상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태도변화가 비록 적어보이겠지만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겁니다.
제가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드리는 데는 큰 도움을 못 드리지만 삶의 마인드를 바꿔보자는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마인드의 변화가 일어나면 올바른 진로를 찾기 위한 기술적인 요인이나 삶의 중간경로는 언제든 변화되어도 올바른 목적지로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환상만 내려놓으시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겁니다.
좋은 결실 맺으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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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요청은 e메일로만 받습니다. 상담답변은 무료로 답변을 보내드리오나 신상정보를 비공개한 상태에서 공개됩니다. 제3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유료상담에 한해 비공개로 진행되며, 유료상담은 이틀 이내 답변이 갑니다. 상담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상담원칙(www.careernote.co.kr/notice/1131) 을 먼저 읽어 보시고 career@careernote.co.kr 로 고민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기록해서 보내주시면 성실하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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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대한민국 진로백서>,<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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