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활기찬 아톰 캐릭터는 사라지고, 우울한 느낌의 아스트로보이 탄생
아기다리 고기다리 기다리던 영화 아톰을 봤다.
일단 영화 자체는 아이들이 보기에 시원하고 통쾌하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나름 재미가 있다. 준영와 유진이는 정말 신나게 봤다. 영화보고 나서는 마치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힘이 세 진 것처럼 행동했다. 사실 나도 와이프도 재미있게 봤다. 우리 부부, 특히 나의 지적수준은 아이들과 같다^^ㅋ
아이와도 추억의 연결고리를 엮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왠지 모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_-;;;
일단 주인공은 ‘아톰’이 아니다. 즉, 어른들이 생각하는 추억 속 캐릭터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아톰’이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다고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의 이름은 엄연히 ‘아스트로 보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면서 주인공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렇다 해도 다시 한 번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우리나라 영화 포스트에도 <아스트로 보이 - 아톰의 귀환>이라고 나오지만 영화 대사 중 한 번도 ‘아톰’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즉, 아스트로보이는 아톰이 아니다. 닮은 부분은는 머리카락 모양 밖에 없다.
둘째, 아스트로 보이의 정체성이다.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텐마’ 박사에 의해 아톰은 탄생한다. 그러나 결코 로봇이 아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 아버지로서 공감이 간다.
그런데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스톤 총리의 공격으로 지상으로 추락하고 그곳에서 친구들을 사귀게 되지만 ‘헴 에그’의 농락으로 로봇 싸움에 참가하게 되는 장면이다.
아스트로 보이는 로봇도 감정이 있다며 같이 싸울 수 없다며 싸움을 거부한다. 하지만 로봇들이 자신을 공격하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모두 파괴해버리고 만다. 로봇에게도 생명이 있다고 말하던 자신이 오히려 로봇을 파괴시키는 상황에서 다소 끔찍함마저 느껴졌다.
한 마디로 말해 "인간미가 너무 없다." 말, 그대로 차가운 로봇의 탄생이었다. 나는 상대를 무력화해서 다시 돌려보내는 인간적 요소가 가미되어야 했다고 믿는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동양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동양인 아니라 서양인 아이라고 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셋째, 불필요한 파괴가 너무 많다.
만화적 요소에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도시 속 건물이 너무 많이 파괴된다. 스톤 총리의 욕심으로 탄생한 ‘블루 코어’ 로봇이 온 도시의 건물을 헤집고 다니며 파괴한다. 수도 없는 빌딩이 모두 힘없이 무너진다. 그런데 아스트로 보이는 열심히 날아다니기만 한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_-;;(물론 그 안에 사람이 있는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음냐음냐, 넘어가자. 만화다. 아니 에니메이션이다. 그래도 부디 불필요한 파괴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주길 바란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다. 그렇지만 왠지 액티브하고 신나지가 않다. 뭔가 다소 침울하고 우울한 느낌이 든다. 예전에 아톰은 밝고 희망차고 정의를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어린아이 캐릭터인데 웃음도 없고, 유모와 위트도 없고 인간미도 없다. 너무 진지하다. 모양은 여덟 살 꼬마인데, 생각이나 행동은 여든 살 노인같다-_-;;;
아톰과 달리 옷을 다 걸치고 있는 의상 탓일까. 오리지널처럼 팬티만 입으면 달라질려나^^ㅋ,
그런데 걱정이 하나 있다. 후속작이다. 우리 아이가 2탄을 기다리고 있으니, 제작사들도 시리즈물로 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은 든다. 만일 후속작을 만든다면 부디 아이들 캐릭터에 맞게 좀 더 활기차고 인간미와 위트를 인공지능에 삽입시켜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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