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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송,연예

영화 전우치에서 매트릭스 네오를 만나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10. 1. 5.

 

부제: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은 물러가라! 전우치 형님 납셨다!

‘재밌다, 없다’ 찬반 여론이 많던 영화 <전우치>를 봤다.

말 많을 때는 그저 직접 보는 것이 최고다. 아니면 아예 신경을 끄던가.ㅋ

뭔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면 오락영화 그 자체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만들었다.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다. 

한국형 히어로를 새롭게 탄생시킨 주인공은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최동훈 감독이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과 창조력에 박수를 보낸다. 브라보*^^*

 

최감독은 조선시대 작자미상의 <전우치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형 영웅으로 부활시켰다. 이제까지 영화 속 우리 영웅들은 홍길동, 임꺽정 정도였으나 할리우드의 스파이더맨, 슈퍼맨, 네오 등의 슈퍼 히어로에 밀려온 것이 사실이다.


(이미지출처: DAUM영화, 술 마시고, 담배 피고, 여자를 밝히고, 조금은 짓궂은 전우치, 그래도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는 확실히 지키는 한국형 영웅)


그러나 엣지남 강동원이 연기한 전우치는 할리우드 히어로들과 마주쳐도 거뜬히 대결할 인물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 일단 캐릭터가 복잡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권선징악의 선(善)의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는 인물도 아니다.

그렇다고 악(惡)의 이미지는 더더욱 아니다. 보통 사람들처럼 조금은 짓궂고 장난스럽고 유치하고 모자고 덜떨어진 면을 모두 지니고 있는 캐릭터다. 그러니 기존의 심각한 슈퍼 히어로에 비해 더 친근하게 여겨질 수밖에. 전우치는 한국적 해학과 유머를 지닌 슈퍼 히어로라고 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영화 속 캐릭터로 멋지게 창조된 것 같다. 감독과 연기자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짝짝짝^^


백성들을 위해 왕을 골려주기도 하나 그것은 본디 전우치의 취향은 아니다. 너무 색깔이 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별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주색잡기가 최고다. 하지만 요괴를 잡고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은 깊다.


(이미지출처: 영화 <전우치>공식 홈페이지중에서, 자신의 분신을 만드는 도술을 부리고 있는 전우치)

전설 속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의 손에 들어가자 요괴들을 붙잡고 그들을 호리병에 가둔다. 그런데 왕을 놀린 죄와 스승 천담대사를 살해한 죄로 3명의 신선들에 의해 500년 동안 봉인되고 만다. 사실 만파식적을 혼자 차지하려던 화담의 농간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전우치는 봉인되면서 반쪽의 만파식적을 훔쳐 들어가기 때문에 화담도 수련을 핑계 삼아 잠적해버린다.


500년이 지난 오늘날의 현대. 요괴들이 풀려나자 3명의 신선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전우치와 그의 초랭이를 봉인에서 풀어준다. 천신만고 끝에 요괴를 잡아들이나 화담의 출현으로 위기에 닥친다. 게다가 인간이 되고 싶었던 초랭이의 변심으로 도술을 부릴 수 있는 부적이 없어 절대 절명의 위기에 닥친다.

 

화담의 공격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우치가 깨어난다. 이제 부적 없이도 자신의 머릿속에 부적을 그리며 마음대로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영화 <매트릭스 2편, 리로리드>가 떠올랐다. 스미스 요원에 의해 죽었다고 포기했던 네오. 그러나 잠시 후 죽었던 네오가 다시 깨어난다. 자신이 구원자라는 것을 믿게 되면서 매트릭스 공간에서 완벽한 통제력을 가지며 기적을 일으킨다. 네오는 현실과 매트릭스를 마음대로 넘나들고, 생과 사를 뛰어넘을 수 있는 파워를 가지게 된다.

(매트릭스 공간에 완벽한 통제력을 가지게 된 네오가 날아오는 총알 멈추게 만든다. 이 장면 정말 인상적이었다. 참, 돌발퀴즈. 네오가 강할까? 전우치가 강할까? 네오가 매트릭스 안에서만 힘을 발휘하는 것에 비해서 전우치는 현실세계에서 도술을 마음대로 부리므로 전우치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까. 결국 모든 할리우드 슈퍼스타는 전우치에게 무릎을 꿇어야하지 않을까^^내가 조금 오버했나^^ㅋ 여하튼 전우치가 손오공 이상으로 오랫동안 살아남는 영웅 캐릭터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전우치 역시 마찬가지다. 부적 없이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평범한 도사 전우치. 마음을 어떻게 비우냐며 놀거리에 여념이 없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도술을 부릴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 순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부적 없이도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도술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두 감독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네오처럼 총알을 멈추게 하고, 전우치처럼 마음대로 도술은 부리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자신을 믿음으로 인해서 능력이상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자신을 믿고 활기차게 발걸음 내딛는 하루 되길 바라며^^* 참, 눈길이라 미끄러운 곳이 많으니 당당한 발걸음보다는 당당한 마음으로 하루를 내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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