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직장. 비전 없는 직장'으로부터 무조건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오로지 그 일념으로 충동적으로 사표를 던졌다가 후회하는 직장인들.
"사표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게 튀어나간 인재들 중에 실패한 사례를 찾아서 분석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함으로써 대응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글을 써본다. 오늘 몇 명의 추가 사례를 통해서 또 다른 생존전략을 얻어보자!
case1. 명퇴 퇴직금으로 사업 시작했으나 1년 만에 몽땅 날려...
- 장사만 하면 적어도 월급쟁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착각(?)
중견 기업을 다니던 40대 후반의 한 직장인이 있었다. 기업 구조조정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20여 년이나 다닌 직장. 이젠 지겨워질 만도 했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명퇴를 하는 것이 한몫 마련하는데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한 편의점 본사에 문의해 한 지방의 중심상가에 체인점을 열었다. 입지조건이 좋은 곳이 나온 만큼 2개를 열어보라는 체인본점의 말만 믿고 2개의 편의점을 차례대로 가지게 됐다. 그런데 하나가 정상으로 돌아가질 못했다. 불과 1년 만에 1억 넘는 돈을 까먹고 정리해야만 했다.
그는 지금 하나 남은 편의점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살아가고 있다. 부부 두 사람만으로 일하기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로 한 명을 채용해서 3교대로 일한다. 그러나 한 달에 쉬는 날이라곤 하루 정도다. 그것도 아내와 더불어 두 사람이 거의 매일 교대로 매달려야 한다. 그런데도 한 달 수익이 2백만 원도 안 된다. 직장 다닐 때보다 못한 형편이라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다.
관련글: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암울한 현주소
case1에서 검토해야 될 부분 :
장사도 비즈니스다. 비록 작은 구멍가게를 하나 열더라도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솔직히 말해 기업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조직이라는 구조가 잘 정비되고, 시스템화 되어 있을 것이라고들 상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가? 상당히 많은 허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직장이나 비즈니스의 구조에 대해서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구조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떠한 시스템으로 수익을 창출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한 분야의 직무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조직내 타부서의 업무도 틈틈이 학습해야 한다. 경영, 관리, 기획, 재무, 인사, 생산, 홍보, 유통, 판매,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에 있는 동안 이러한 여러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며, 비즈니스 구조에 대한 시스템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case2.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고 싶었으나, 더 못한 직장으로 옮긴 직장인
- 사표쓴다고 하면 매달릴지 알았더니, 붙들지도 않는 회사에 대략난감-_-;;;
처음에 멋도 모르고 시작한 일이다. 너무도 가난한 탓에 절박하게 일에 매달렸다. 덕분에 승승장구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갈 수 있었다. 연봉도 희망 이상으로 오르고, 직위도 오르고, 입지도 굳건해졌다. 회사 내에서도 소위 잘나가는 주류가 되었다.
예전의 배고픔도 사라졌다. 성실함과 근면함도 어느덧 사라져갔다. 어느새 ‘내가 최고’라는 교만함이 자리 잡았다. 자신보다 나이는 많아도 직급이 낮은 사람들이 인사를 하며 허리를 굽힌다. 내가 그들보다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조직 내 발언권을 높이기위해서 경영진에게 더 많은 권한을 요구했다. 만일 자신의 합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고 윽박질렀다. 아니나 다를까 군림하던 경영진조차 나에게 매달리는 모습에 희열감마저 느껴진다.
분명히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런데 의외로 내 뜻대로 관철되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결국 내가 선포했던 대로 당당히 사표를 쓰고 나왔다. 나에게 매달리지 알았더니 이젠 매달리지도 않는다. 왠지 서운하다. 몇 군데 회사를 알아보다가 다른 회사로 입사했다. 비록 작은 회사였으나 비교적 많은 권한을 약속 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회사의 약속은 거짓이었다. 더 낮은 연봉에, 더 못한 조직에, 더 열악한 환경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사표를 쓰고 또 다시 다른 곳을 알아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case2에서 검토해야 될 부분 :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있다. 하나를 해도 무엇인가 다른 것을 해내는 직장인들이 있다. 여러 사람들의 그의 능력에 놀라움을 표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겸손함은 사라지고 교만함과 거만함이 생긴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하고 주변사람들을 경시하는 마음마저 일어난다.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이 팽배하면서 현실 파악 능력이 부족해져 결국 자신을 망치고 마는 사례도 많다.
case3. 독립해 돈은 벌었으나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픈 자영업자
- 돈만 더 벌면 될지 알았다. 월급쟁이 때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이 갈등은 무엇일까?
20대 후반의 한 직장인이 있었다. 게임을 지독하게 좋아했다. 직장 다니면서는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없었다. 간혹 직장에게 게임을 하다가 훈계를 받았다. ‘잠깐 했는데 너무 한 것 아냐’라는 불만이 일었다. 오로지 이 직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일념뿐이었다.
결국 30대 초반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PC방을 하나 차렸다. 경쟁업체가 여러 군데 있어서 처음에는 사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부터 컴퓨터에 대해서 워낙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있었던 탓에 경쟁업체에 비해서 손님을 많이 끌어올 수 있었다. 즉각적으로 AS를 해주고, 응대를 잘해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근에 있던 경쟁업체 2군데가 폐업했다. 쾌재를 불렀다. 돈은 직장 다닐 때보다 2배가량 벌었다. 하고 싶던 게임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잔소리도 없고 너무 자유로운 환경이 너무 기분 좋았다.
그런데 살이 불기 시작했다. 움직일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1년 사이에 20여 킬로가 불었다. 무엇보다 뱃살이 너무 늘어 걱정이다. 게다가 평소 하루 반값도 안 피던 담배가 2값으로 늘어났다. 친구들 만나러 갈 시간도 여의치 않다. 지하실 골방에서 뿌연 담배 속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보니 혐오감마저 느껴진다. 다시 돌아갈 직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PC방을 인수해줄 주인을 사방으로 찾고 있다.
관련글: PC방 자영업자의 냉엄한 현실
case3에서 검토해야 될 부분 :
내가 사업이나 자영업을 하기에 적합한 인재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단 자기관리가 잘 되어야 한다.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고, 행동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와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필자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직장에 가만히 앉아 있어라’고 보수적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도 ‘직장보다 네 미래를 준비해라’는 개인주의적 입장만 펼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과 개인은 충돌하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한 공생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은 현재 자신이 속한 조직에 공헌을 해야 한다. 월급쟁이로서는 당연한 의무와 책임이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해 조직이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개인의 능력을 취합하고 발휘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와 책임도 있다. 직원들의 꿈을 밟아버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꿈을 건전하게 키워줘야 기업도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개인은 조직에 기여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조직의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조직이라는 시스템을 등에 업고 관련 정보와 지식과 경험을 취득하고 주변 인맥을 착실히 구축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해답을 너무 멀리서만 찾지 말자. 가까이서부터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꿈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일탈의 충동을 조금만 참고 내 직업에서, 내 직장에서, 내 가정에서, 내 능력에서 확장해서 당장 변화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찾아서 미리미리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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