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함길수.
그는 회사 내부의 부조리한 사안과 개선, 개혁에 대한 당당한 목소리를 높이며 개혁과 개선을 주창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기업의 안일함과 수동적인 대처, 그리고 끊임없는 눈치 싸움에 진력이 나고 말았다.
문제들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 자신이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은 문제들을 맞이하는 자세뿐이었다. 교훈을 얻고 회생할 것인가? 아니면 자족하며 안주할 것인가?
더 이상 역동적이지 못한 이 조직 속에서 나를 방치했다가는 자신의 발전은 고사하고 회사의 경쟁력에도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방황이 계속되었다. 세계를 넘나들며 국제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던 야심찬 포부는 조직의 매너리즘 속에 좌절되어 갔다. 그렇게 방황하던 어느 날, 운명처럼 다가선 프로젝트가 있었다. 당시 대륙탐험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던 유명한 사진작가이자 탐험가인 김용범씨를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여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눈빛만으로 두 사람은 금방 하나가 되었다. 이 두 사람은 시베리아 행단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사표를 쓰려하자 자신의 결단을 격려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정신 차리라며 만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던 그의 결심은 분명했다. ‘한번 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라는 마음이 너무도 강력했다. 함길수의 뜨거운 욕망과 열정을 아무도 억누를 수 없었다.
이 두 탐험가는 94년 당시 자동차 업계에 신규 진출한 삼성 트럭에 사업 제안을 했다. 신규 차량을 몰고 시베리아 혹한의 대지를 횡단하며 차량을 홍보해주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었다. 말단 직원이었던 함길수는 김용범씨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기획실장으로 직책을 부여받았다. 대기업 이상의 연봉조건이었다. 모든 것이 파격적으로 이뤄졌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열정으로 일에 매달렸다.
시베리아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수많은 우여 곡절이 있었다. 기업은 후원 사업에 난색을 표명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기와 배짱으로 밀고 나간 결과 기업 후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트럭과 3억 원의 후원계약을 한 것이다. 이로서 시베리아 대 횡단의 길이 열렸다. 또한 함길수 자신 역시 본격적인 전문 탐험가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된 것이다.
누구나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편안한 생활을 꿈꿀 때 여행가 함길수는 안주하길 거부했다. 부서지고 깨어지는 도전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그는 두 갈래의 길에서 언제나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탐험가 함길수, 이미지출처: 경향신문-여행 떠나는 나의 인생 함길수편)
“사람들은 누구나 일상 속에 안주하길 꿈꿉니다. 하지만 저는 새로운 것과 부딪치는 것을 꿈꾸었지요. 되돌아보면 여행가에게 안주는 실직상태와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어디론가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이 여행가의 숙명이죠. 어려서부터 제 몸 속에는 여행가의 피가 흘렀나 봅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고 싶었으니까요.”
-경향신문 탐험가 함길수와의 인터뷰 중에서
사실 이런 오지 대장정의 길이 우리가 생각하는 휴식의 여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온갖 위험과 모험과 심지어 목숨을 오가는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험가 함길수는 어떠한 순간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탐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탐험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 사실 2004년도 100일 동안 북미와 중남미를 관통하는 78,000Km의 아메리카 탐험 여행은 엄청난 투지와 노력이 필요한 대장정의 길이었다. 40도의 혹한에서 40도의 열기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로키산맥과 안데스 산맥을 넘는 험난한 길이었다.
(탐험가 함길수 대장이 보내온 사진. 이국 만리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여행의 동지들과 함성을 내지르는 모습에서 보는 이 마저 가슴 설레게 만드는 그 무엇이 느껴진다.)
탐험가 함길수는 결국 해냈다. 하지만 그는 알래스카를 출발하여 목적지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의와 진실, 성실과 인내로 우리가 꿈꾸던 그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정진한 그 자체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는 자신이 가진 꿈의 아름다움을 믿는 사람들의 것이다.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야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함길수 대장은 자신의 이러한 대탐험의 여정이 사회를 향해 무한한 꿈을 품고 뛰어드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줄 것이라 믿었다.
현재 탐험가 함길수는 글로벌비전스쿨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과 젊은 청년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서 설립한 재단이다. 기업, 사회단체, 종교단체의 자제들을 해외로 보내서 자신이 느낀 원대한 꿈과 비전을 불어넣어주고 싶은 것이다.
그에게서 느끼는 것은 무모할 정도의 도전정신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며 꿈을 향해 살아가는 탐험가 함길수. 그에게서 벗어나고픈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는 일탈의 대리만족을 느껴본다.
* 이 기사는 한국능률협회에서 운영하는 '월간혁신리더' 잡지에 제가 기고했던 글을 각색한 글입니다. 일상 탈출의 대리 만족을 느끼신 분은 추천을 통해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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