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노무현은 ‘역사화 된 인간’
노무현, 도올 김용옥 선생 강의 들으며 역사 속에서 살아남을 것을 다짐하지 않았을까.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이다.
내가 컴퓨터를 켜는 것, 블로그를 보는 것, 버스를 기다리는 것, 학교를 가는 것, 수업을 듣는 것, 직장을 다니는 것 등이 모두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기록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역사에 기록하는 것이다.
도올은 2004년 MBC 특집으로 기획된 방송 ‘우리는 누구인가’를 통해서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자신이 오줌을 누는 것도 역사지만 그 사실 그 자체는 아무런 역사적 가치도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나 만일 그 장면을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심장마비가 걸려 돌아가셨다면 그것은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그런데 정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통한 최후를 선택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중요한 일을 기록하는 것이 역사가들의 임무다. 앞으로 역사가들은 인간 노무현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이미지: 도올 김용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 연합뉴스 & 한겨레21)
내가 그의 업적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자격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작금의 사태를 보았을 때 노무현이 정치 개혁하고자 노력했던 그의 업적이 비하되지 않을까하는 염려스러움을 감출 길 없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 민족이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합병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가 처음으로 기록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본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지식인들을 규합해서 ‘조선사편수회’라는 어용학술단체를 1916년에 설립한다.
이들의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조선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단체다. 하지만 내면의 목적은 조선인들의 민족주의적 의식을 말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독립의 꿈을 없애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조선 이전의 모든 역사는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한글로 역사를 옮기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객관적 입장으로 역사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의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기술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식민지 사관’이다.
‘식민지 사관’이란 무엇인가?
조선의 역사는 단군신화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끊임없이 다투고 분열되어온 역사라고 하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는 분열의 역사가 아니라 통합의 역사다. 고려와 조선이라는 왕조는 1천 년이라는 통합의 역사를 만들어온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조선인들은 끊임없이 싸우길 좋아하고, 강한 나라에게 기대어 살아온 민족이므로 대일본제국에 합병되어 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처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1910년부터 시작된 이 36년간의 민족말살 정책으로 우리민족의 자긍심이 말살된 것이 문제라고 도올은 피를 토하며 주장했다.
도올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고 직격탄을 날렸다. 누가 뭐라고 해도 ‘노무현’이라는 인간은 개인을 뛰어넘어 ‘역사화 된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한 개인을 뛰어넘어 우리 역사가 또 다른 역사를 새롭게 창조하고 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도올은 평가했다.
이후 6개월간 진행되는 방송 과정 중에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탄핵기결안이 가결되어 대통령직이 직무정지 되는 초유의 역사적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며 탄핵은 기각되고, 이듬해 열린우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후폭풍이 불었다.
도올은 강의중 공개적으로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보수 세력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인간 노무현은 당시 MBC 도올 특강을 보면서 역사에서 반드시 살아남을 것을 다짐했을 것이다.
고려말기 고려 전반에 걸친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 공민왕은 개혁을 시도하지만 결국 시해당하고 만다. 결국 고려 자체에서 개혁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삼봉 정도전은 이성계를 옹립하고 조선을 건국한다. 개혁은 찬성하지만 새로운 왕조에는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던 정몽주는 이방원의 철퇴를 맞고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혁을 주도했던 삼봉 정도전은 혁명이 성공한 다음에 실패한 정치인으로 전락한 것처럼 역사적으로 이름이 잊혀져버린다. 하지만 삼봉이 꿈꾸었던 인본주의의 사상과 그가 꿈꾸었던 역사의식은 우리 가슴에 면면히 흘러왔던 것이다.
이에 노무현 역시 역사에서 살아남길 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살아있음으로 인해 자신이 품었던 꿈을 펼치기 어려웠음을 한탄했을 것이다. 혁명가들이 목숨을 바친 숙명을 그 역시 받아들인 것이다. 바보 노무현이 역사에서 남기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에 따라서 노무현을 바라보는 시각의 입장 차이가 크다. 어떤 역사가들이 그를 평가할까? 역사가들이 어떻게 인간 노무현을 기록하고 평가할지 다소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인간적인 감성과 인간적인 도전, 국민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가슴에 작은 역사의식이 살아 흐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코 지울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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