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앞에 덩그러니 놓인
볼썽사나운 조형물.
과연 필요한가???
서울역이었다.
나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느긋하게 KTX에서 내렸다.
일찍 내려 바로 뛰어갈 것 아니라면 조금 더 책 좀 보다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여유롭기 때문이다. 자유석 18호차에서 내려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 다다랐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모든 승객이 다 내리고 몇 분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4분 정도 밖에 없는데 앞에서 올라 가질 않으셨다. 왜 그러나 보았더니 맹인 부부였다. 할아버지가 맹인이었고, 할머니가 부축을 해주고 계셨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는 조형물을 피하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계속 부딪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걷다가 거의 넘어질 뻔 하셨다. 만일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이 볼썽사나운 조형물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넘어진다면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해보니 정말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안전에 주의하라는 문구가 보이지만 정작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설치자는 알고나 있을까?)
노부부가 지나갔지만 나머지 두 사람도 바로 통과하질 못했다. 덩치가 아주 큰 외국인 두 분이다. 두 분의 덩치만 해도 이 좁은 조형물을 지나치기 힘들 터인데 이들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가방이 이 조형물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먼저 통과하자 뒤에 있던 사람이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어줘서 겨우 옮긴다. 짐이 두 개라 이 작업을 다시 한 번 더 거친 다음에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한국을 방문한 이 외국인들에게 이 조형물은 어떤 기분을 만들까?
도대체 왜 이 볼썽사나운 조형물들을 설치해놓은 것일까? 비단 서울역 뿐 아니라 모든 기차역과 지하철까지 이런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머차와 손수레 때문에 조형물을 설치해놓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잡상인들 때문이라는 것인가. 이런 것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저 볼썽사납기 그지 없다.
이런 조형물 때문에 선량한 시민과 장애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 설치했을까?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또 다른 사고를 부를 수 있는 이런 조형물들은 모두 걷어주시길 바란다.
보기만 해도 흉흉해지고 삭막해지는 느낌이다.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 드린다...
부디 다음 포스팅에서는 없어진 조형물 이야기가 오를 수 있길 빈다.
*장애인 관련 이야기
1. 조형물 때문에 사고당할 뻔한 맹인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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