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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고발

조형물 때문에 사고당할 뻔한 맹인 할아버지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3. 31.


에스컬레이터 앞에 덩그러니 놓인
볼썽사나운 조형물.

과연 필요한가?
??


서울역이었다.

나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느긋하게 KTX에서 내렸다.

일찍 내려 바로 뛰어갈 것 아니라면 조금 더 책 좀 보다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여유롭기 때문이다. 자유석 18호차에서 내려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 다다랐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모든 승객이 다 내리고 몇 분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4분 정도 밖에 없는데 앞에서 올라 가질 않으셨다. 왜 그러나 보았더니 맹인 부부였다. 할아버지가 맹인이었고, 할머니가 부축을 해주고 계셨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는 조형물을 피하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계속 부딪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걷다가 거의 넘어질 뻔 하셨다. 만일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이 볼썽사나운 조형물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넘어진다면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해보니 정말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안전에 주의하라는 문구가 보이지만 정작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설치자는 알고나 있을까?)

노부부가 지나갔지만 나머지 두 사람도 바로 통과하질 못했다. 덩치가 아주 큰 외국인 두 분이다. 두 분의 덩치만 해도 이 좁은 조형물을 지나치기 힘들 터인데 이들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가방이 이 조형물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먼저 통과하자 뒤에 있던 사람이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어줘서 겨우 옮긴다. 짐이 두 개라 이 작업을 다시 한 번 더 거친 다음에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한국을 방문한 이 외국인들에게 이 조형물은 어떤 기분을 만들까?


도대체 왜 이 볼썽사나운 조형물들을 설치해놓은 것일까? 비단 서울역 뿐 아니라 모든 기차역과 지하철까지 이런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머차와 손수레 때문에 조형물을 설치해놓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잡상인들 때문이라는 것인가. 이런 것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그저 볼썽사납기 그지 없다. 


이런 조형물 때문에 선량한 시민과 장애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 설치했을까?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또 다른 사고를 부를 수 있는 이런 조형물들은 모두 걷어주시길 바란다.
 
보기만 해도 흉흉해지고 삭막해지는 느낌이다.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 드린다...

부디 다음 포스팅에서는 없어진 조형물 이야기가 오를 수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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