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블로그를 알게 된 뒤로 여러 가지 글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답이 안 나오는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고민하면서 뭐라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답이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안 놓고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제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행동패턴이 몇 년 반복되면서 훨씬 더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이 된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꽤나 장문의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스물셋이고 00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1년 다니다가 휴학 중에 있습니다. 재수, 삼수를 하면서 22살에 학교에 입학했는데 한 학기 다니고 다시 휴학을 한 뒤 펑펑 놀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휴학의 목적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다시 수능을 보고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었는데 염치불구해서 부모님께는 말씀도 못 드리고 학교 다니는 척만 하면서 알바나 하면서 그렇게 몇 년을 버렸네요.
1학기 중간고사는 벼락치기를 한 것에 비해서 굉장히 잘 봤지만 기말은 시험을 보러 가지도 않아서 학점도 엉망이고, 지금 다시 돌아가기는 너무 창피해서 다시 다니면서 친구들 얼굴을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올해 수능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고, 내년에 수능을 보는 건 너무 늦는 것 같고, 제 성격, 제 성향을 안 이상 저는 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열심히 안 해서 실패할 거라는 거, 혹은 나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재수, 삼수를 한 것도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하고 다시 시험을 보려고 한 것도 제 자존감이 낮은 이유가 제일 큰 것 같습니다. 학교의 상승을 통해 제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싶은 것이죠. 물론 소속된 곳의 가치가 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아니라는 건 이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자존감이 낮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반복적으로 비난과 비평을 받다보니 자신감이 없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 중에 하나가 어머님입니다. 세세한 이야기들은 부끄러워 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고쳐야 한다는 걸 알지만 저는 큰 시험은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분명 공부를 잘했고, 성적은 잘 나오지만 성실하지는 않아서 지적을 많이 받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굉장했습니다. 하는 건 없는데 성적은 잘 나오고 저보다 열심히 하는 친구가 저를 질투하는 걸 보면서 아, 나는 쟤만큼만 하면 진짜 엄청 잘 할 텐데 이런 생각만 하고 실천은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벼락치기에는 강할지 몰라도 성실한 사람은 아니라는 겁니다.
중학교 때까지만 전교 성적에서도 상위권을 누렸지만 외고 시험을 떨어진 후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중학교 때에는 전교 석차가 손가락에 들 정도로 좋은 결과를 올린 적도 있습니다. 사실은 부모님한테 혼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제가 반성을 하고 새사람이 되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 제가 밉고 원망스러웠겠지만 제게는 제 나름대로 엄청난 트라우마였습니다. 굉장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고 싶으면서도 어머님께 인정을 받고 싶은 것도 사실이구요. 굉장히 욕심이 많은 분이시기에 평생 가도 제가 인정받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신경 안 쓰면 돼,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너무나 상처입니다. 부모님이라면 제 부족한 부분까지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제가 수능을 망쳤을 때, 외고 시험을 망쳤을 때,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너 같은 년을 내가 믿었다고, 그런 식으로 말을 하셨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저는 정말 진심으로 어머니가 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딸이니까 같이 지낼 뿐이지요.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지만, 동시에 인정받고 싶고 제가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구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하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롤모델 중 한 명인 언니는 이러한 제 고민을 듣고 어머니와 제 자신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지만 그것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또한 다시 공부를 한다면서 수능 준비를 할 때는 어찌나 남 눈치를 보게 되던지, 저는 원래 타인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고, 친구들에게도 너는 남을 너무 의식해, 생각보다 남들은 널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냥 네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돼. 이렇게 말을 하곤 했는데 남들이 보는 게 무서워서 도서관에 공부하러 가서 책도 꺼내지 못하고는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조급해하면서 계획을 굉장히 빡빡하게 세우고, 당연히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하루 이틀도 안 되어 포기하면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 거지, 한심하다. 이런 식의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계획을 잘 미룹니다. 죄책감을 많이 느끼지만 막상 제가 나태를 즐기고 있으니 제 자신의 잘못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생각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보통 말도 안 되는 망상을 하거나 심각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편이구요. 정말 제 진로, 제가 원하는 것, 제가 하고 싶은 일, 정말 강렬한 열정을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지만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관심은 많지만 정말 이게 내 길이다! 하는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그런 것이 없어도 그냥 살아간다고 하신다면 정말로 허무할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판적인 시선이 아니라 그런 삶이 행복할까? 라는 생각이요. 돈을 터무니없이 많이 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왜 살까라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르겠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각으로 찾기는 힘드니까 이리저리 부딪쳐본다 이것저것 다 해본다고 생각하면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전혀 모르겠고 어렵기만 합니다. 우선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글을 쓰는 쪽, 상담, 광고 혹은 영상 제작, 인문학, pd, 사진 등등... 그러나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보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말씀드리자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작가는 자신만의 글을 만들어 낼 거고, pd는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고, 블로그를 한다면 블로그에 쓰는 글이 제 자신만의 글이 되는 것이고... 또한 저는 인문학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아서 그저 물질적인 것을 좇는 삶이 아니라 제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혹여 그 행복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치열한 무력만으로도 답이 된다고 생각하구요.
그러나 이런 식의 생각에 치우치다보니 제가 현실을 망각하는 사람인 것 같아 두렵습니다. 위에 말한 제가 관심 있다는 분야들도 막상 부딪혔을 때 어떤 식일지는 모를 뿐더러 정말 유명해지지 않는 이상 돈이 많이 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다른 일을 하고 저런 건 취미로 한다, 혹은 우선 돈을 벌고 나중에 살만할 때 직업을 바꾸고 꿈을 실현한다 등의 상상을 하면 그 이전까지의 일이 시간 낭비일 것만 같습니다.
제 인간관계는 좁고 깊은 편이에요.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 꽤 있고, 그 친구들도 저를 배신하지 않고, 저도 그 친구들을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러한 친구들이 바쁠 때 시간 내서 잠깐 만날래? 라고 할 데면데면한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저는 제 범주에 사람을 들여놓을 적에 제가 정말 감당할 수 있고 책임감 있게 대해줄 수 있겠다 싶은 정도의 수만 들여놓았고, 친구들의 고민에 상담을 적지 않게 해 주는 편이기에 더 많은 사람을 감당할 자신도 없고, 이만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또 생각이 다르고, 더 깊고 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지만 이런 것도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한 명이라도 안부를 묻는다거나 하는 걸로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동시에 이런 사소한 일조차 제가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제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다보니 남들도 저를 그렇게 볼 것만 같아요. 물론 저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솔직한 편임에도 제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은 너무 부끄럽기에 능숙하게 숨기고 삽니다만 제 자신을 숨기고 거짓을 꾸며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제 개인적인 문제인데요. 한국에서 이해받기 어려운 점이 있어 이민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어릴 적 가장 큰 꿈은 외국에 가서 사는 것이었고, 사실 지금도 가능하다면 꿈꾸고 있어요. 저는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이 자신이 노력한 것에 비해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복지가 좋은 유럽권의 나라에서 혹은 제가 좋아하고 살면서 가장 열심히 했던 영어를 사용하는 영어권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에 관련한 상담을 받았었는데 이민이 유리한 직업은 금융 혹은 재정에 관한 것, 간호사, 그 외에는 기술직이라서 제가 꿈꾸는 제 관심 분야와는 다르더군요.
그러니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현재 학교는 1년을 다니다가 휴학을 한 23살 여학생입니다. 느긋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최근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부정적인 사람이 되었고, 자존감은 애초에 높았던 기억조차 없습니다. 어머니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제가 혼자 지내면서 자존감을 상승시키다가도 집에 가면 그 모든 것이 다 날아가는 이유가 되곤 합니다. 제가 관심 있는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동시에 엄청난 열정을 느끼는 분야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자아실현은 꼭 하고 싶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살고 싶은 삶은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삶이구요, 동시에 제 성향 때문에 외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그런 식이라면 제가 원하는 꿈을 이루는 시간은 많이 늦어지겠죠. 삶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제 꿈을 접어두고 현실적인 일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맞는 건지, 뭐가 옳은 건지 자꾸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제 질문을 드릴게요.
1. 제 미래 계획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자존감을 높이면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1.수능을 준비해서 대학을 가고, 졸업을 한 뒤 취직을 하되 내 꿈을 실현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우선 취업이 가능한 분야를 찾아서 한국에서 취직을 한다. 혹은 외국에서 취직을 한다(이민).
2. 너무 늦었으므로 전문대나 학점 은행제를 통하여 학사 학위를 따고 취직을 해서 돈을 벌다가 내 꿈을 실현한다.
3. 이민이 유리한 쪽으로 대학을 가고, 졸업한 뒤에 이민 준비를 해서 이민을 간다.
4. 1~2년 정도 공장에서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영어 공부를 하여 유럽권의 학비가 저렴한 대학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자리를 잡은 뒤 내 꿈을 실현한다.
5. 수능을 준비해서 대학을 가되, 내가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한다.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짚어서 이야기를 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것들은 어떤 면에서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씀도 덧붙여 주신다면 귀담아 듣겠습니다.
2. 적성이나 진로를 찾으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대학생 혹은 우리나라의 20대가 여러가지를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러가지 적성검사를 하는 게 답인가요? 그러나 저는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도 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적성검사의 질문에 답변을 하더라도 그게 옳은 답변일 것 같지가 않아 두렵습니다.
3. 현재 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삶을 대하는 태도나 자세는 무엇일까요? 저는 대체 왜 열심히 사는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다른 소시민 분들의 삶에 의문을 품을까요? 이런 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요? 또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식으로 노력을 하는 게 좋을까요?
4. 인간관계를 넓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다면 무언가 대외적인 활동을 해야 할까요? 봉사나 그 외 등등.
5.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부정적인 생각이 심해지다 보니 제가 약간의 우울증도 있는 것 같습니다.
6. 이런 식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주시기는 어려우시다면 그냥 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나 강의 등을 알려주세요.
질문이 정말 많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굵게 표시한 부분은 지워주시거나 약간 바꿔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굵게 표시했습니다. 다른 분들께 제 고민이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공개는 당연히 하셔도 됩니다. 부탁드려요, 선생님. 저는 정말 너무 절박하고, 우울하고, 힘들어요.
답변:
아, 정말로 상당히 복잡하게 여러 가지 상황들이 얽혀있군요. 비공개요청하신 내용까지 포함하여 다 고려한다면 현재 마주친 삶의 문제를 풀어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의외로 해답은 간단합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가 되는 겁니다. 문제는 이론 결론은 간단한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는 현실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노력을 통해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그것의 결과는 오로지 나 자신이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일에 임하는 마인드와 반복적으로 행하는 행동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원하는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나 자신의 마인드와 행동부터 점검해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마인드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그 어떤 것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본인은 자신 원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정말 강렬한 열정을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물론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해답은 저 멀리 어딘가에 숨겨져 있어서 찾아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의 직업은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인데요. 만일 운명 같은 일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삶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즉, 강렬한 열정을 내뿜을 일을 찾으려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그런 일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내 삶에 열정을 내뿜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친 듯 열정적으로 살아보세요. 그리하시면 불필요한 생각과 고민들도 상당히 털어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내가 하는 공부, 가족과의 관계나, 동료들과의 관계나, 다양한 사회활동이나 그 어떤 일에 몰두해보는 거죠. 경우에 따라 가족이나 친구들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어떤 일에 열렬하게 매달려보는 것도 좋겠죠. 그 어떤 것도 피하지 않고 마주쳐보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니던 대학에 복학하길 권합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그 어떤 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시 수능을 준비한다거나 단순한 기능직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오히려 정지되거나 퇴보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상황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다른 부분 역시 또 준비해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데요. 그런 과정만 거치며 세월만 보내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나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면 현재 하던 일이나 해야만 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그전까지 학생이었으니 다시 복학을 추천 드리는 겁니다.
전공도 영어인 만큼 영어를 잘하게 되시면 이런저런 부분에서 긍정적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살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다른 측면으로 영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토익이나 이런 자격증 관련 시험보다는 보다 실용적인 실용영어 공부에 집중하셔야겠습니다.
복학 이후에 공부하다가 필요하다면 전과나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하셔도 됩니다. 너무 대학 공부에만 얽매이지 마시고 다양하게 경험해나가면서 자신의 일을 찾아나가면 좋겠습니다. 학점이나 스펙에 너무 매달리지 마시고 틈틈이 다양한 사회 경험이나 전문성을 쌓아보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장문을 글을 읽고서 든 생각이 작가나 칼럼니스트나 상담가, 웹사이트 관리자나 이런 직업들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겠죠. 공부하고, 경험을 쌓고, 책을 읽어 나가다보면 새로운 길들이 보일 겁니다. 일단 부지런히 자신의 생각들을 일기장에 담아서 풀어놓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겁니다.
지금 상황은 상당히 복잡하게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몇 번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다 비공개 요청한 내용까지 언급하자면 개인적, 가정적, 성격적, 직업적, 사회적, 개인적 정체성 등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문제가 얽혀 있습니다. 어쩌면 본인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감정이 많이 들 겁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는 너무 얽혀서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실타래처럼 보일 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차분하게 하나하나 풀어나가야만 합니다. 한꺼번에 풀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실효성이 낮아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조금씩 차분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실타래들을 풀어나가시면 분명 잘 풀어나가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음만 다스리는 것이외에도 변화를 실행할 구체적인 행동이 병행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삶의 과제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과제에 만들어 거기에 몰입해나갈 때 한 분야의 전문가로 도약해나가는 큰 힘이 생길 겁니다.
그러자면 자신을 이해하고 믿고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자존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금 현재의 자신을 믿고 신뢰하고,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겁니다.
자존감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데요. 지금 지면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5권의 도서를 추천 드립니다. 모두 다 좋은 책들이므로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 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2. 나를 사랑하기 : 자기 존중감 향상법
3. 아이의 자존감
4. 심리학 테라피 : 심리학, '마음의 감옥'에서 길을 찾다
5.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 : 평생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
6. 오제은 교수의 자기 사랑 노트
보내주신 메일 내용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도 어렵기도 하고, 생각을 자주 놓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질문에 그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다 달아서 정리하자면 제 답변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간단히 답변 드립니다.
부디 힘내서 작은 행동과제부터 스스로 만들어내어서 그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실천행동을 지속해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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