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진로와 직업선택에 기로에 서서 혼자서 낑낑대며 열병을 앓고 있지요
너무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며 이를 갈며 지샌 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하하하..그러다 방금 우연히 정말..이지 우연히도 다음메인을 통해 어찌하다 보니
정철상님 블로그에 다다랐습니다...
비록 우연이였지만 정철상님 블로그에 쓰여 있는 "어떤 고민이든 문의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보았고 동시에 아..이런 분이시라면 정말이지 나의 이야기를 성심 성의껏 들어주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에 커리어코칭 하시는 분들을 알고 있어서 그분들에게 고민거리를 상담하거나 힘들 때 잠시나마 기대고 싶었지만 그분들은 저의 이야기에 관심도 없었고 매번 귀찮다는 듯 이 세상에 너 혼자 힘든 건 아니다라는 뜻을 내비추시더군요..그럴 때마다 커리어코칭, HR분야에 대해 몸담고 계시는 분들은 다 이렇구나..돈을 바라시는구나...라며 실망을 했습니다..
(Daum 검색 '부모님' 검색결과 화면 캡쳐)
그러다 보니 고민이 생겨도 남한테 말하지 않는 습관까지 생겼죠..하하하 제가 쓸데없이 말이 많았네요..암튼 정철상님이라면 고민을 나누기에 충분한 분이라 느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용기 내어 저의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꿈이 없었습니다. 한때 그림을 그리고 뭔가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서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 화가가 되려고 한다면 너에게 일체 지원을 하지 않겠다, 초등학교교육도 저지하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에 그 꿈은 저 스스로 갈기갈기 찢고 짓이겨 맘 속 깊은 휴지통에 버린 지 오래였습니다.
그렇게 꿈 없이,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넌 여자니까 학교선생님이나 해, 공무원이 최고야, 공무원 되면 혼자 살아도 되라는 부모님 말씀에 세뇌되어 제 운명은 학교 선생님, 공무원으로 정해진 것처럼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공부에 흥미를 느끼거나 공부를 유독 잘 한 것도 아니었기에 고등학교 때까지 소희 멍~때리며 살았습니다. 수능 성적도 좋지 않았기에 지방대나 전문대밖에 갈 수 없는 점수였고 지방대 어문학과에 붙었지만 지방대라는 이유로 4년제에 진학할 수 없었고 전문대 식품영양학과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취업이 안 될거라는 부모님의 한 마디로 가지 못했고 결국은 전문대 문헌정보학과라는 듣도 보지도 못한 학과로 진학을 했습니다.
뭐..대학2년 동안은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학업방식...공부도 갑자기 너무 재미있어져서 2년 내내 장학금도 받았구요..
물론 대학을 다닐 때에도 간간히 넌 편입준비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을 하라는 부모님의 세뇌방식이 있었죠. 지금생각해보면 참으로 바보 같았습니다. 부모님의 말에 아무 대꾸 없이 소리 없이 그대로 다 따랐으니까요
친구들은 졸업을 하는 동시에 거의 취업을 했지만 전 부모님 말씀대로 편입시험을 준비하여 결국 편입에 성공하였습니다. 대학만 졸업하면 전 당연히 학교 선생님이 될 줄 알았거든요..솔직히 교육대학을 나와서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선생님이 된다는 사실을 안 것은 편입을 하고 나서였습니다. 하하하하
어쨌든 편입 공부를 하면서도 전 항상 불안했습니다. 확실히 편입성공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고 또 자신도 없었고 하루 종일 영어만 공부해야하는 그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365일 1년을 불안에 떨며 시험을 치고 결국은 편입에 성공하여 4년제에 입학했지만 그것은 저에게 실망만을 안겨주더군요.
학과 생들과 어울리는 것은 정말 A+학점을 따는 것보다 더 힘들었고 전문대와 달리 교수님의 학업방식이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다들 책만 주륵주륵 읽어대기만 하고 수업하기조차 귀찮아하시는 분들은 조를 짜서 돌아가며 교과목의 한 챕터씩 직접 수업을 해보라고 시키시더군요...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도중하차는 할 수 없었기에 그냥 우울하게..다시 멍~때리며 학교를 다니고 취업생각조차 하지도 않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졸업을 했습니다. 역시 토익점수 따위도 없었습니다. 취업을 하거나 입사하고 싶은 회사처럼 뚜렷한 목표가 하나도 없었기에..
그러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계약직 사서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도서관이라 같이 일하시는 분들도 좋으시고 할일도 별로 없어 그냥 1년을 편하게 일하며 시간을 보냈죠..그 후에는 기업체 인턴을 6개월 경험했으며 다시 일반도서관의 계약직 사서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도서관에서 다시 일하게 되면서 저는 처음으로 이렇게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재미 없구나 뭔가 재미있는 걸 찾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개월 동안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고 고민도 하면서 대학 때부터 관심 있었던 커피분야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부모님 몰래 전문학원의 강좌를 등록해서 수업도 듣고 자격증까지 취득하였습니다.
정말이지 커피를 접했던 그 몇 개월 동안 너무 행복해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매일 매일이 너무 신나서 발을 동동 굴러가며...너무나 커피가 좋았기에 커피분야로 전향할 맘에 더욱더 커피공부에 매진하며 일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도서관과의 계약기간은 만료되고..취업은 되지 않고..벌써 실업자가 된지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쉬는 날이 길어질수록 커피에 대한 흥미와 애정, 열정은 식어가고..자신감도 떨어졌습니다.
매일을 불면증에 시달리고 혼자 화를 식히지 못해 조그만 일에도 분노하고 난 이렇게 힘든데 내 옆에 위로해주는 사람조차 없구나 하고 친구들에게 앙심을 품었습니다.
친구들이 직장인으로 바쁜 건 알지만 저에게 문자한통, 전화한통 먼저 하지 않는 것이 너무 괘씸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연락을 한다 한들 다들 이리저리 피하기만 하더군요..
어떤 친구는 절 이용하기도 하고..자기가 필요할 때 그 먼 곳까지 사람을 불러들이더니 정작 제가 필요로 할 때는 전화조차 받지 않고,,,문자조차 씹더군요..그리고는 오랜만에 전화해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 '아직 집에만 있어?? '라는 말뿐이었습니다.
하하하...그리고..가족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뭐..애초엔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지만..어쨌든 길어지는 구직기간 덕분에 이제는 더 이상 제 맘은 어디 한 곳 기댈 곳조차 없습니다.
이제는 어느 분야로 취업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저 자신조차 저의 속맘을 모르겠고..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이력서를 넣고 거절당했을 때에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아...사회에 이제 나 혼자 남았구나..난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라는 생각뿐입니다. 이젠 이력서를 쓸 이유조차 느끼지 못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잘못 된 걸까요??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주룩주룩 납니다..ㅠㅠ
아...쓰고 나서 보니 너무도 긴 글이 되었네요..죄송..
제 글의 한계로 제 맘을 다 표현하지 못해 아쉬운 맘도 있지만
제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조언을...ㅠㅠ
답변;
답변이 늦어져 송구합니다. 신간도서에다 여기저기 강의와 칼럼 의뢰가 많다보니 더더욱 바쁘네요-_-;;; 상담답변도 느낌이 와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바로 바로 답변을 드리지 못해 늘 송구한 마음이 있습니다.
일단 이만저만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실직기간이 6개월이나 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미안하지만 본인의 탓입니다. 비록 실직기간이 길더라도 그 기간 동안 무엇인가 의미 있는 준비를 했다면 그것은 낭비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내셨는지 궁금하군요.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강요로 인해 화가의 꿈을 잃어버렸는데 알게 모르게 부모님의 진로지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대개의 부모님들은 그 정도의 오류를 범합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고 받아 들이냐는 것은 역시 본인의 문제입니다. 더더욱 이제는 다 큰 성인이기에 누구 탓만 하고 앉아 있을 수도 없습니다.
저도 대학교에서 강의하지만 부실한 강사나 교수들 많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실수 많이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교수 탓이나 학교 탓만 하고 학교생활을 했다면 그것 역시 본인의 문제입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내가 집중할 학습이나 경험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했던 것입니다.
친구들 문제 많습니다. 먼저 연락해오지도 않고 야속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바로 서야 친구도 있는 것입니다. 내가 온 마음을 열고 대했는지 반성해봐야 합니다. 내 마음이 진실하면 친구들은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비록 일이 없다 해도 너무 자존심 내세울 것 없이 편하게 연락을 취해봅니다. 물론 친구들에게 매달릴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내가 바로 서면 친구도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혼란스러운 것도 지금까지 살아온 복잡한 문제와 환경 탓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남만 탓하며 세월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성하고 바로 세워야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앞으로 일을 해도 그 직장에 불만이 넘치고, 결혼을 해도 배우자가 불만스러울 것이고, 아이들도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이 나도 모르게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많이 원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모두 내 탓이다’라고 마음먹고 모든 문제를 끌어안으세요.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문제를 헤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는 지금 처지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글 내용들이므로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일단 남 탓하는 일을 중지하시고, 지금 당장에 어디든 취업해서 일을 시작하면서 미래를 준비해나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다리지 마시고, 떨어지는 것 두려워 마시고, 어디든 부지런히 입사지원 해보시길 권합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을 살릴 수 있는 카페(토즈, 민들레영토, 전국 카페 매장 등) 같은 곳에 매니저로 지원해보시고, 안 된다면 열정을 잠시 늦추고 경력부터 다시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상황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나중에 원하는 인생의 길에 접어들 것입니다. 저도 많이 비평을 했지만 사실 저 역시도 어리석은 삶을 도전하면서 바꿔왔기에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힘내시면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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