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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송,연예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같은 우리 인생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2. 27.
 

만일 '내 아내가 가장 친했던 내 친구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가식 속에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명작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


심심해서 영화프로를 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어서 하나 골랐다. 

1958년도에 개봉한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였다.

그러니 지금으로부터 50여년이 넘은 영화작품이다. 한마디로 구닥다리 영화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과연 반세기를 넘어서 살아남을 만한 훌륭한 명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은 명작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화하기 좋아했던 리차드 브룩스가 맡았다. 원작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이다. 주연은 명배우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맡았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

영화 시작부에서부터 중반부까지는 도대체 왜 이 아름다운 두 부부 사이가 뒤틀어져 있는지 스토리를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도입부부터 시종일관 관객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남자주인공 브릭(폴 뉴먼역)은 젊은 날에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이제는 스포츠 해설가 일도 그만두고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아내 메기(엘리자베스 테일러역)는 아름답지만 속물적인 여성으로서 부자인 시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고 싶어 안달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도 없고, 부부간의 관계도 없고, 애정도 사랑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남편과의 결혼을 유지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비평가들은 폴 뉴먼의 내면적 연기가 뛰어나다고 호평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아름다운 속물 역할을 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연기가 더 탁월했다는 생각이다. 만일 그녀가 빠졌다면 영화 전체가 김빠진 맥주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이 불행한 부부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왔다. 그러나 아버지는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해서 축하연과 생일잔치를 한다. 하지만 이미 아버지는 의사도 포기한 절망적인 상태. 아버지 혼자 그 사실을 모르고 즐거워서 날뛴다.


하지만 이미 아버지의 예정된 죽음을 알고 있던 주인공의 형님은 아버지 임종 시에 재산 분할까지 미리 작성해둔 상태다. 그는 아버지의 희망대로 열심히 살았고, 변호사가 되었고, 농장 일까지 도와줬기에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둘째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인해 혹시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아내 역시 시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지만 5명의 아이를 낳으며 남편과 더불어 유산을 차지하기위해 속물적 근성을 드러낸다.


‘빅 대디’라 불리는 아버지의 재산은 소위 억만장자. 막대한 땅과 현금자산, 주식이 있다. 그런데 의외로 남자 주인공은 아버지의 재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위선과 가식에 쌓인 아내와 주위 사람들을 싫어한다.


둘째 아들을 사랑한 아버지는 왜 며느리와 사이가 좋지 않으냐고 아들을 독촉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하나씩 밝혀진다.


여주인공 메리가 남편의 친구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이다. 시아버지가 보는 사이에 두 사람의 공방이 오고 간다. 여자는 남편 브룩을 사랑했으나 남편과 같이 더불어 같은 팀을 꾸리고 싶어 했던 스키퍼라는 친구를 싫어한다. 그가 오히려 남편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말 하룻밤을 보낸 것일까? 여자가 바람을 핀다면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 과연 바람피는 여자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관련글: 바람피는 여자들의 심리-왜 여자는 모든 것을 걸까?)

그러나 우정을 중요시했던 브룩은 스키퍼라는 친구와 항상 같은 팀으로 다닌다. 덕분에 그는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곳을 옮기고 싶어도 옮기기가 힘들다. 아내 메기는 혹처럼 붙어다니는 기생충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남편 브룩이 다친 어느 날 메기는 우연찮게 스키퍼와 호텔 방에 같이 있게 된다. 스키퍼가 그녀에게 키스를 해왔는데, 처음에는 거절할까하다가 얼마나 친구가 우정이 없는지 남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 사람과 사랑을 나누려한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후회하고 일어서 도망쳐 버린 것이다.


그런데 남자친구 스키퍼는 자신이 브룩의 아내와 하룻밤을 보냈다고 말해버린다. 이로 인해 친구 브룩이 자신을 버릴까봐 제발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애원한다. 분노한 브룩은 그의 전화를 다시 받지 않는다. 결국 비관한 스키퍼는 호텔에서 떨어져서 자결한다.


브룩은 평생을 비관하며 거짓과 위선에 항거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이 가장 역겹도록 견딜 수가 없어 술을 마시며 위로해왔던 것이다.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아내를 미워하는 듯이 살아왔던 것이다.

 

아버지는 진짜 영웅은 소설처럼 화려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24시간 죽어라고 일하고, 죽으라고 노력하고 그리고 사랑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화해되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와 아들은 지하실의 골동품 창고에서 또 다시 다툰다. 그 사이 형님 내외는 어머니를 설득해 유산상속 결정을 하려고 속물적 요구를 하고 있다.


브룩은 골동품을 마구 부수며 아버지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다. 이런 비싼 물건들보다 왜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느냐고 비난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어머니나 농장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졌어야 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 역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각오한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묻는다. 이 장면의 이 대사는 상당히 감동적이다.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나게 만든다.       관련글: 가족내 '아버지'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아버지: 나는 이제 죽을 용기가 있다. 너는 살 용기가 있느냐?
브룩 : 모르겠어요. 아직까지......


부자(父子)는 서로 화해의 포옹을 하고 유산을 상속받으려는 속물적 토론의 장으로 뛰어든다. 형님부부가 자신의 재산권을 주장한다. 아내 메기 역시 재산권 행사를 요구하며 자기 뱃속에 아이가 있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모두가 깜짝 놀란다. 재산 상속을 위해서 형님내외가 거짓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편 브룩은 아내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녀의 말을 지지해준다. 사실 거짓말인지 알면서도 그녀의 말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준 것이다. 결국 아내도 그 자신도 용서를 한 것이다.


두 사람은 화해의 키스를 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깊고 아름다운 여운이 느껴진다.


영화는 어떠한 컴퓨터 그래픽과 화려한 영상과 세트나 여러 인물 캐릭터도 없이 몇몇 인물들의 대사만으로도 관객을 얼마나 이끌고 나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무수한 가식 속에서 인생을 살아간다. 영화는 가족이나 친구 뿐 아니라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속이며 가식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생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만일 아내가 내 친구와 같이 잤다면 그들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이것으로서 다소 히스테릭할 정도로 아내를 미워했던 남자 주인공에게 일말의 동정심이 느껴진다.


그렇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뜨거운 양철 지붕위에서 잠시라도 뜨거움을 피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녔던 고양이와 같았던 것은 아닐까.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식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거짓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모습 그대로 보여줘야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가식 덩어리의 가면을 훌훌 털어버리자!


 

지금 봐도 빼어난 영화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한 번 보시길 권한다. 이번 주말도 좋겠다.
더불어 여러분이 명작 영화를 추천해주셔도 좋겠다^^

*참, 메가TV나 하나TV를 보는 시청자라면 명작영화 프로를 검색해보길 바란다. 무료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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