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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고발

추억 망치는 ‘고약한 관광지 인심’, 서비스 마인드 전혀 없어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9. 17.
 

여행이라는 것은 각기 서로 다른 목적이 있겠다.

하지만 특히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들의 여행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된다.

그런데 간혹 휴가지에서 느낀 고약한 인심 때문에 마음 상한 기억이 한 두 개씩은 있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고약한 관광지 인심에 여행의 막바지를 완전히 망쳤던 기억이 있었다.

지난해 제주도 여행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지;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즐겁고 행복한 한 때를 보낸 가족들, 그러나 때때로 불쾌한 관광지 인심에 마음 상해서 돌아와야 할 때 마음이 씁쓸한 기억들이 있다. 이곳 펜션이 아니라 제주도 1100고지 휴게소에서 말로만 듣던 흉흉한 인심에 상처를 크게 입었다.)

추억을 망치게 만드는 흉악한 관광지 인심

가족들과 오붓하고 행복하게 즐기고 공항가기전 마지막으로 1100고지에 들렀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1100고지는 해발고도가 1,100미터인 데서 비롯된 명칭이라고 한다.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이곳의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 중에 하나다.

이곳에 먹거리와 더불어 기념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1100고지휴게소도 있었다.


(이미지출처; EnCyber백과사전, 1100고지에 위치한 1100고지 휴게소)

그동안 가져왔던 음식들을 이것저것 먹어 치우고 짐을 비우려던 차에 잘되었다고 했다. 컵라면이 3,4개 정도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휴게소에서 음식 시키고 같이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2,3만원어치의 음식을 별도로 시켰다.

밥 먹고 컵 라면 물 조차 얻을 수 없는 얄팍한 상술에 여행객들만 상처

그런 후에 컵라면을 따고 스프를 채워서 뜨거운 물을 채우려고 주방으로 향했다. 2층 조리실에는 뜨거운 물이 없다며 1층으로 내려가라고 해서 조카들과 같이 내려왔다.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초등학교 조카를 붙들고 물 줄 수 없다며 물 주는 종업원에게 사장이 화를 내는 것이었다.

황당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내가 따졌다. 그랬더니 ‘어떻게 공짜로 물을 요구할 수 있느냐?’고 나보고 상식이 없는 사람처럼 말한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너무 너무 화가 났다.

(이미지; 1100고지 휴게소 2층인 식당, 이곳에서 음식을 시키고, 컵라면에 물을 받으려고 했으나 1층으로 내려가야 된다고 해서 중간에 보이는 계단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그러나 내가 받은 것은 물이 아니라 고약한 인심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식사 주문 취소하고 나가자고 화를 냈다. 그랬더니 ‘왜 식사를 주문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사장이 말한다. 그러면서 '갈테면 가라'고 배짱을 부린다. 오히려 더 어이가 없었다.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하든 안하든 그 정도의 인심은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내가 말했다. 그런데 사장은 ‘내가 장사를 안 해봐서 뭘 모른다!’고 말한다.

한라산의 주변 자연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1100고지

(이미지출처; Encyber백과사전, 제주도 1100고지에서 바라본 자연경관, 겨울에 설경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고 한다.) 

도대체 이런 좋은 관광지에 이런 인심을 가진 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장사를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락하는 한국의 시골 인심, 관광지가 한몫

설령 공짜로 물 준다고 바뀔게 무엇 있겠는가? 공짜로 얻어먹은 사람은 무엇을 사더라도, 살 것이며, 사지 않는다하더라도 그곳의 인심을 잊지 않고 다시 되돌려줄 가능성이 크다. 굳이 되돌려주지 않는다 해도 ‘감사하다’는 그 한 마디에 풀릴 수도 있는 것이 한국의 인심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시골 인심이 이렇게 흉흉해졌다는 말인가.

상식 이하의 서비스 마인드에 참지 못하고 화를 내다보니 휴가 막판을 완전히 잡치고 말았다. 너무 속상했다. 나는 화가 나서 시킨 음식을 먹지도 않았다. 결국 돈만 지불하고 가족들 기분까지 망치고 나와야만 되었다.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을 오히려 잘못되었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견딜 수 없었다.

작은 불평에도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외식업체들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일전에 아내와 한 외식업체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빵과 스프는 맛있었지만 그날 나온 파스타와 갈비 맛이 너무 짜서 맛이 없었다.

그냥 참고 먹을까하다가 가격도 있고, 와이프와의 오붓한 데이트도 망칠 것 같아서 매니저를 불렀다. 음식 맛이 없다고 조용하게 불평을 토로했다. 그랬더니 사과를 하며 즉각적으로 음식을 교환해줬다. 게다가 계산할 때보니 1인분의 가격만 받았다. 정말 서비스 마인드가 잘 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그러니 어찌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왜 우리는 한국적인 따뜻한 인심을 잃어가고 있는가?

내가 점원에게 불만을 이야기하자 지배인이 나타나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해주었다. 그런데 1100고지 휴게소의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를 했으나, 그는 매니저만큼도 못한 마인드로 고객을 대하니 어찌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 정도라면 '흉흉한 인심을 조장하는 돈 벌레'라고 매도당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잘못된 것을 보고 불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런 불만을 토로하면 주변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게다가 그러한 불만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불만을 토로한 사람들의 성격이 나쁜 것으로 오해받곤 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탓도 한몫

나 역시도 모든 것을 순응하면서 20대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식당에서 나온 음식 그릇에 묻은 고춧가루에 궁시랑 거리며 불평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부터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 나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관광지인 제주도에서 이런 각박한 인심을 보인다면 결국 우리 얼굴에 우리가 먹칠하게 되는 꼴이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펜을 들어서 제주도 1100고지 휴게소를 뒤늦게나마 고발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어느 국가기관이 이 휴게소를 관할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주도 1100고지 휴게소의 불친절에 대한 시정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추신;

신고인에 내 이름과 연락처가 필요한가? 아니면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언제든 좋다. 내 이름과 연락처는 블로그 프로필에 있다.

나는 1100고지 휴게소의 불친절에 너무 부끄러웠다. 만일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 아니고 제주시나 국가가 운영권을 관리하는 곳이라면, 이런 휴게소 사장은 사라져야한다고 본다.

만일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면 제발 정신 바짝차리고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소리를 남긴다. 몸에 좋은 약이 쓴 법이다.

추신2;

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비단 1100휴게소만을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장사하시는 분, 특히 관광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의 서비스가 마인드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 글이다. 사실 장사가 아니라 사업이라는 마음으로, 좀 더 한국적인 인정과 온정이 고객들에게 베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