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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고발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4. 6.

부산에서 강의가 있었다.

다음날 목포 강의였다.

부산에서 잠을 하루 자고 고속버스를 타고 다음날 목포로 향했다.

한 승객이 지리산 부근에서 정류장 아닌 곳에 세워달라고 하신다.

보통 시골에서는 그냥 근처에 세워주신다.

그런데 이 기사 양반, 안 된다고 깐깐하게 나오신다.

일전에 그렇게 세워줬다가 전라도에서 낭패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라도쪽의 터미널에서 겪은 수모를 이야기한다. 손님을 기다리기 위한 주정차 시간도 10분도 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남쪽으로 왔을 때는 그 앙갚암으로 되돌려주는 관행이 남아 있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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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네이버 파란피(kwean99)님,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섬진강 다리]

그래서 내가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말했다. 이쪽 지리산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선으로 바로 한 마을이 아니냐고 말했다. 굳이 한 민족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한 동네 사람들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_-;;;;;;;

왜 안 되는 것일까. 어느 정도의 지역 감정은 있을 수 있다. 나라 마다 있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지역 특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라도와 경상도는 다소 도가 지나친 느낌이다.

이러한 편견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르겠다. 정치권에서 자기 연고의 표를 얻기 위해서 지역 편가르기를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듯 회자되고 있다. 상당히 일리 있다. 여전히 그러한 관행은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근히 이러한 문제를 부추기는 방송, 영화, 영상, 언론, 기업 등에도 원인이 있다. 드라마나 코미디를 봐도 조폭들은 전라도 아니면 경상도다. 그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 두 지역의 사투리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억세고 무식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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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조선일보-07년4월21일, 고석태기자]

나는 프로야구를 즐기지 않는다. 한때 야구가 너무 좋아 메니아였을 때도 있었다. 다들 군대 있을 때 자기 지역팀을 응원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최고 고참이 누구냐에 따라서 응원의 향방이 달라진다. 경상도쪽은 롯데, 전라도쪽은 해태로 갈라지는 것이다. 첨예하다. 이때 말 잘못하면 초죽음이다-_-;;;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두 기업 모두 해당지역의 기업들이 아니다. 사실상 수도권 기업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들 두 기업의 싸움은 야구에서 뿐 아니라 작은 유통, 영세상인, 지역민들에 이르기까지 편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문제와 거리가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반대 지역의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기면 '내 그럴 줄 알았어. 저 x들은 저렇다니깐...'이렇게 비난한다. 그런데 이런 류의 비평은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 비평이다. 지역을 떠나서 좋은 사람도 있고, 안 좋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특정 지역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나쁠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유독히 특정 지역의 사람들을 매도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 두 지역의 색깔논쟁은 유독히 심하다. 특히 선거철이면 더욱 더 이런 감정을 정치인들이 노골적으로 부추긴다. 선거 끝나고 나면 '봐라, 그럴 줄 알았다.'라며 더 깊은 상처가 패인다.

싸움이 잦아지면 감정의 골도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했던 대로 대선과 총선을 한꺼번에 같이 치루는 것이 그나마 상처를 적게 받는 당장의 작은 해결안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역색깔론을 내세우는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모조리 배제해서 앞으로 당선이 안되도록 해야 한다. 비교적 색깔을 내세우지 않는 젊은 세대들로 모조리 교체해야 한다.

혹자는 전라도에 비해 경상도 지역 인물이 더 많이 당선돼 경제발전이 이뤄지지 않아서 그러한 설움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보자면 수도권 중심의 문화가 이러한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비단 두 지역 뿐 수도권이외의 모든 도시는 '시골'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산광역시'나 '광주광역시'라는 대도시를 '시골'로 부르는 서울 사람들을 많이 봤다. 무엇보다 타지역 문화권을 경시하고 배척하는 의식문화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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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온빛누리(www.mynuri.com)님, 전라도와 경상도가 화합하는 화개장터]

근원적으로는 이런 지역 색깔을 떠난 전국 정당의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은 이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아주 복합적으로 많은 것이 얽혀있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잘못된 지역감정을 극복하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전반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디 이번 선거의 결과를 놓고 지역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당시에 글을 쓸 때만 해도 이런 비통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차마 상상도 못했습니다. 망국병인 지역병을 타파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기려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좀 더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가졌으면 합니다.
옛 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며, 그를 그리는 글들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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