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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많이 바쁘실텐데 교수님의 상담답변들을 보고 용기 내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교수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어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상담 답변들을 보면서 힘을 냈습니다. (처음 들어올 때 검색어가 "공무원 시험" 이었어요)

 

그리고 돈을 모아서 유료 답변을 통해 교수님께 고민을 털어놓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제는 제 고민 때문에 가족들까지 힘들게 할 것 같아서 다짐했던 일은 잊어버리고 이렇게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 자신에게 한 약속도 못 지키고 교수님의 아까운 시간을 빼앗아서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00 지역에 사는 20대 중반의 여성 000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 휴학하고 00년 여름에 00대 법학과를 졸업했고요. 학점은 2점대 입니다.

 

저는 어릴 때는 똑똑하다고 부모님과 주위사람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왔고, 제가 먼저 친구에게 "이거하자 저거하자" 고 제안할 정도로 매사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 때 남학생들에게 저능아 취급받고 괴롭힘 당하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 트러블을 일으키면서 성격이 점점 어두워지고 비뚤어지고 매사에 소극적인 사람이 되었던 것 같아요.

 

4학년 이후 부모님과 선생님이 제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알고 반 친구들에게 설득해서 절 많이 도와주라고 하셔서, 일시적으로 잘 지냈던 시기도 있었지만, 남학생들의 저능아 취급과 놀림은 간간이 계속되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는 제 곁에 남아있는 친구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몇몇 친구들,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제가 친구 한 명 없이 초라하게 졸업하게 된 이유는 이미 비뚤어져버린 제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 내 곁에는 언제나 날 보호해줄 보호자가 필요해,"

"내가 과제를 못하고 조별활동에 적응 못하는 건 3학년 때 날 따돌린 친구들 때문이야. 그러니까 날 꾸짖을 생각하지마"

"나는 특별한 사람이니 공부를 조금만 안 해도 시험은 잘 칠 수 있겠지. 후후후"

 

과제할 때도 이런 생각을 갖고 하다 보니, 과제물의 내용이 형편없거나 아예 과제를 해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략 이런 생각을 품고 초등학교 생활을 하다 보니 친구를 새로 사귈 때마다 얼마 못가서 트러블을 일으켜서 제 곁에 친구가 있긴 커녕 절 험담하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학교생활은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여서, 배치고사에서 상위권으로 들어왔는데, 고등학교 진학할 때는 중상위권이 되어서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00여고에 진학했을 때도 반 친구들과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서 쩔쩔매다가 혼자서 밥 먹고, 수학여행갈 때도 혼자서 다니고, 이렇게 보냈답니다. 그냥 멍하니 있으면서 성적이 되니 사범대에 가거나 다른 지역 대학에 가서 00에서 살 때 날 비웃었던 친구들에게 한 방 먹일 생각만 하면서 지냈네요...

 

그렇게 보내다가 수학능력 시험을 쳤고, 성적표가 나와서 대학에 원서 쓸 때는 "성적 때문에 사범대에 원서 쓰는건 안 될 것 같고, 행정학과에 원서 내는 게 좋을 것 같다. 00아 넌 공무원 체질이니 공무원 시험 준비해서 공무원 되거라" 하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셔서 00대 행정학과, 00대 행정학과, 00대 법행정학과군에 원서 쓰고, 00대에 불합격한 것을 알았을 때는 속상해서 울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공부하라는 영어공부 안 해서 니가 00대에 진학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00대에서도 니가 노력하면 공무원도 될 수 있고 알찬 대학생활도 보낼 수 있다" 고 말씀하시면서 절 격려해 주셨어요. 어머니께서도 절 격려해 주셨고, 저도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교 생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생활이 내 뜻대로 안 된다고 자포자기 하고 변명하고 남 탓만 하면서 보냈네요...

 

내가 마음먹고 노력하면 대학교 생활을 완벽하지 않아도 지금보다는 잘 보낼 수 있었을텐데..... 학점관리에 실패해서 법학과에 들어가고 법학과에서도 힘든 생활을 견디지 못해 자포자기 하고.. 너무 한심하게 보냈네요..

 

대학 졸업 후 알바, 계약직이라도 구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멍하게 지내다가, 작년 6월 말에 2월초부터 시작했던 글씨교정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8월말에 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한심하게 살았던 것을 만회하고 싶고, 글씨 교정과정을 돌아보면서 "내가 일이 안 풀리는 이유는 노력이 부족했고 자포자기하는 성격 때문" 인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글씨 교정에 성공한 이후 제 언행도 돌아보기 시작했고 조금씩이나마 고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앉아서 12시간 이상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추위라든가 외로움을 핑계로 공부하는 시간이 6~8 시간으로 줄어들고 많이 나태해진 것 같네요.....

 

그리고 공무원 공부를 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들고 공부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 하고 싶고요. 이런 제가 공무원 시험 공부하는 것이 괜찮은 일일까요?

 

공무원 시험에 붙지 못한다 해도 제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 길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답변:

답변이 늦어져 너무 송구합니다. ‘빨리 답변 드려야지’ 마음먹고도 제 능력이 부족한 탓에 어쩔 수 없이 늦어진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글을 읽으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마음의 상처가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내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무원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선택하려고 하는 것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지 벌써 4년이나 흘렀는데 이제야 공무원 시험을 다시 준비한다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우려스럽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각오를 다지고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로 자신이 열정과 에너지를 쏟으며 변화를 시켜본 경험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글씨 교정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정도로 시험을 통과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하는 부분에는 의문이 듭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것은 이번에 다시 실패하게 된다면 사회적응에 더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싶다면 죽을 각오로 딱 1년만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된다면 그때 깨끗하게 포기하면 됩니다. 열심히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졸업 후에 몇 년이라는 시간을 너무 쉬이 허비해버린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동안 왜 취업하지 못하셨을까요? 본인 스스로 객관적으로 분석해보세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 이유를 분석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야만 지금 현재 당면한 문제를 풀고 더 나은 미래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문제를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면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오로지 본인 스스로의 태도를 바라봐야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왕따를 시켜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은 누구에게도 합리적으로 들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너무도 억울할 겁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에게 분명 잘못이 있으니까요. 저도 그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왜 내가 그들로 인해서 내 삶까지 망가져야 하는 것이죠? 오히려 더 오기를 가지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 진정한 복수가 아닐까요.

 

지금은 돌이킬 수도 없는 일입니다. 돌이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뒤바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전히 나 자신이 어떠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이 세상을 바라보느냐 하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에서는 수없이 많은 문제들이 터집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인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사실 저 역시도 그 어리석은 무리 중에 한 사람이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우둔하고 어리석은 마음과 행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니까요.

 

그런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설령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그것(잘못)은 그들의 몫이고, 나는 나의 몫을 다해 살아가야 할 의무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더 큰 일도 해낼 수 있는 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나 자신을 바로 잡으면 잘못된 것 같은 자신의 삶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오늘 하루 깨닫고 결단했다고 삶이 뒤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오랫동안 다소 삐뚤어진 삶을 살아왔기에 그것을 다시 바르게 세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마주친 상황은 아주 복잡하고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일 겁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언제나 간단합니다. 간단한 진리를 내 삶에 실천하는 겁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일하고 배우고 익혀서 성장해나가려는 노력을 꾸준하게 기울여야 합니다. 당장에 일부터 하세요. 좋은 일, 좋은 직장, 보수가 많은 일은 하지도 못할 겁니다. 그래도 좋으니 어떤 일이든 성실히 임하겠다는 각오로 일부터 시작하세요.

 

누구보다 부지런히 일하면서 일을 통해서 배우고 익혀야 될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세요. 꼭 직장상사나 경영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내 일이다, 내가 주인이다’라는 각오로 열심히 일하다보면 분명 인정받을 겁니다. 그러나 근무환경이나 보수나 하잘 것 없는 업무만 하고 있다고 불평을 하면 성장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간 나는 틈틈이 부지런히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배움을 익혀서 나를 바로 잡고 내 삶에 적용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혼자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 사람들 속에서 자극도 받고 새로운 기회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목표도 세워야 할 것이고, 직업도 찾아야 할 것이고, 책도 읽어야 할 것이고, 비즈니스 실무역량도 익혀야 할 것이고, 인맥도 만들어야 할 것이고, 운동도 해야 할 것이고, 자기탐색도 해야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무수하게 많은 것들을 익혀나가야 할 겁니다.

 

할 일이 너무 많죠. 그래도 스트레스도 받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뒤바뀌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겁니다. 그래서 두려울 겁니다. 하지만 오늘 지금 당장부터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나머지 미래들은 더욱 힘들 수 있습니다.

 

일단 머리로 익히려 하지 말고 온 몸으로 부닥치며 배우고 익혀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신다면 다소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명 원하시는 삶을 이뤄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페이스북 코멘트: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의 왕따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러한 아픈 경험으로 인해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은 반면에 보통 사람들은 그로 인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는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위안도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스스로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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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 경험 때문에 참 많은 고생을 하였었죠. 에휴,

    2013.05.15 08:03
  2.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3.05.15 08:13
  3. 장장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왕따...그리고 트마우라...힘들죠....
    저 초딩때 왕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반 애들을 돌아가면서 한 명씩 왕따를 시키는거죠.
    그 중에 한명이 저였고요. 그게 아마 5학년때 였던거 같은데...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는데 혼자서 아무도 없는 곳에 올라가서 밥을 먹고 왔었습니다.
    몇 달을 그렇게 지냈었는데...잠깐이라면 잠깐의 시간이었겠지만 너무 힘들더라구요.
    특히 체육시간에...그리고 6학년 되면서 자연스레 왕따는 없어졌습니다.
    지금이요?
    지금은 이제 3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트라우마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가 자식을 낳아서 그 자식이 왕따를 당하면 어쩌나...자살을 하면 어쩌나...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저는요...
    왕따를 당할만한 사람은 무조건 당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요즘에 왕따를 당하는 애들 보면...당해도 되는 애들이 당하는게 아니라 너무 약하고 착한 애들이 아무 이유없이 당하는 경우가 더 많더라구요...
    왕따...사라져야 합니다...

    2013.05.15 18:19
    • 사라  수정/삭제

      저는 왕따 당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하루들이 있었슴니다. 그런데 소심하고 혼란스러우니 뭘 어찌할줄 모르고 그냥 지켜봐야하는 무력감. 언제 본인이 타겟이 될지 모를 두려움. 전 그럴 때 늘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힘든 세상에 아이들을 낳아서 기르나 생각했는데 커서 보니 직장에서도 왕따문화가 있다하니 참으로 무섭네요.

      2013.05.15 21:31
    • 참나  수정/삭제

      왕따를 당할만한 사람은 당해야된다니 존나 어이없는새끼네 이세상에 왕따 당할만한 사람은 없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니까 개 X밥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캬악 퉤

      2018.01.06 01:14
  4. 해피선샤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나 힘든 나날을 보냈을지 짐작이 가네요..,

    2013.05.18 14:31
  5.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3.05.18 19:55
  6.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3.05.1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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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의 커리어노트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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