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그대, 안락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날 각오가 되어 있는가?
안녕하세요, 정철상 교수님
저는 교수님의 저서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를 매우 공감하면서도 유익하게 본 사람입니다.
몇 번을 고민하다가 요즘에 너무 답이 보이질 않아 이렇게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의 소개를 간략하게 드리자하면,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현재 시골에서 막내이모의 조그만 사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3년 전 전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는 계시지 않습니다. 엄마, 막내이모, 이모 친구분, 할머니 이렇게 같이 살고 있었지만 며칠전 할머니께서 치매 및 췌장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부모님 권유 하에 사회복지 쪽을 선택하여 전문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공하는 과목이 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고 또한 학교 내에서 성폭력 같은 큰일을 당해 견뎌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 학기를 마치고 자퇴 아닌 휴학 상태입니다. 휴학 이후 막내이모네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모께서 자영업을 하시는데요.
이모도 일손이 부족하다하시고 저 역시도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단 생각이 강해서 휴학한 바로 다음날 제 짐을 모두 가지고 현재까지도 이곳 이모네 댁에서 살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것은 이제 저도 적지 않은 나이인지라 제 자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은 나오지 않고 있어서 너무나 답답합니다. 가족 분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여라, 그게 장애를 가지고 있는 너로써 가장 맞는 길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저도 아직 제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찾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건 답답하고 거부감이 들어서 그쪽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저희 집으로 다시 돌아가서 알바하며 살자 생각하니 평소 정신분열증을 앓고 계시는 엄마를 저 혼자서 어떻게 감당해야할지도 너무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대학을 간다는 것도 제 목표도 뚜렷하지 않거니와 등록금도 걱정이 되고요.
교수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너무 답답하죠? 그동안 2년 동안은 할머니가 여기 시골로 같이 와계셔서 어떻게 움직이지도 못했었는데, 지금은 이제 제가 결정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결론이 내려지질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자면, 같이 살고 있는 막내이모가 너무 무섭고 눈치 보이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건 이게 아닌데 "넌 이거해, 이렇게 해야 그나마 못생긴 얼굴이 가려지지 ㅋㅋㅋ" 이렇게 웃으며 농담하시는 말조차도 하나하나 뼈가 있어서 제 의견을 못 내세우고 있어요.
근데 이건 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도 내내 이렇게 살고 있네요. 그렇다고 제가 이모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엄마보다 더 믿고, 동경하고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막내이모거든요,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권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게 너무나도 싫을 때가 있어요, 하다못해 저는 옷 하나를 살 때도 이모의 눈치를 보고 살아요. 저는 마음에 들지만 이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하면 설사 산다하더라도 매번 입을 때마다 굉장히 싫은 소리를 듣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의 옷장에는 제 옷보다 이모에게 물려받은 옷이나, 이모가 사주신 옷들이 대다수에요.
누구보다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고 아껴주시는걸 알긴 아는데 매번 이럴 때마다 항상 벗어나고픈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제가 어떡해야 이모를 바꿀 수 있을까요? 아니, 제가 변할 수 있을까요? 이모는 자신이 맞다 믿으시면 완강하시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 생각을 바꿀 수가 없어요. 그러니 제가 어떡해야 제 나름대로 제가 좋아하는 걸 그대로 행하며 살 수 있을까요?
이곳에서 일한지도 벌써 3년이 되어서 (그전에도 중학교 때부터 방학이 되면 전 곧바로 시골에 와서 이모들과 저 이렇게 셋이 일하면서 지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떠난다 떠난다 생각을 하더라도 발이 쉽게 떨어지질 않네요.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만약 교수님께서 제 상황이시라면 어떻게 하실 지가 궁금해요.
그럼 답변 기다리고 있을 께요, 항상 좋은 책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아직도 진로의 틀을 못 잡고 있는 어리석은 00이 드림-
답변:
정확히도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일부분의 고민 이야기만 듣고 조언을 드린다는 것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제 생각을 일방적으로 지껄이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만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저라면 어떻게 결정하겠느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저라면 무조건 이모님으로부터 벗어납니다. 힘들더라도 오로지 제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려고 노력할 겁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장애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장애가 어느 정도 있는지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될 일은 뚜렷한 삶의 비전부터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나 스스로 삶의 정의를 내려 봐야 합니다. 나 자신이 인생에서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런 다음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 그러니까 재능과 역량을 냉정하게 나열해봅니다. 그런 다음 현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그래봐야 여전히 밑바닥 일밖에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랬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고 있던 젊은 날의 환경에서 벗어나봐야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저의 제시 해법은 간단합니다. 안일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도전해보는 겁니다.
분명 고생하실 겁니다. 하지만 상상하는 정도 이상으로 고생할 각오는 되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문제 상황은 간단하게 풀릴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어떤 한 가지의 해법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겁니다. 사실 어떤 경우라도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그런 인생의 묘법은 없습니다. 배우고 익히고 느끼고 경험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편안하고 안락하게 안주하며 살기로 결심했다면 어쩔 수 없겠지요. 그냥 그렇게 살면 됩니다. 그것도 하나의 인생의 될 터이니까요. 하지만 무엇인가 삶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면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편안한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불리하지만 자신을 믿고 신뢰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배움과 행동을 꾸준하게 나아가신다면 분명 해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지속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중도에 탈락해서는 안 됩니다.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핸디캡이 있다는 것이 지금은 너무 큰 인생의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기만 하신다면 지금의 핸디캡은 놀라운 자산으로 변해 있을 겁니다.
부디 주어진 환경을 뛰어넘어 나아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모는 바뀌지 않습니다. 자신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사람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오로지 나 자신을 바르게 세우는 일에만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페이스북 코멘트:
많은 사람들은 현재가 고통스럽다고 말하면서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 더 기다리며 있어야 하는데 무작정 일탈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용기 있게 떠나야 할 때와 멈추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경험 있으신지요?
http://www.careernote.co.kr/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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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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