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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대학 등록금 문제로 죄책감마저 느껴집니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13. 3. 8.

정철상 선생님 안녕하세요

00대학교 00캠퍼스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000이라고 합니다.

선생님 강연을 듣고 선생님 책을 빌려보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메일 드립니다.

 

전 현재 4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고 다음 학기부터 본교에서 00학과 복수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후배, 친구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물어보지 못해 헤매다가 지난 학기에 마칠 수 있는 공부를 이번 학기까지 하게 되서 아직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는 개론 수준의 수업을 듣고 있는데요. 선수과목이 필요한 과목들이 있어서 전 1년 반~2년 정도 잡고 복수전공을 천천히 마치고 싶습니다. 그런데 학점을 적게 듣게 되면 장학금이 안 나와서 학비 부담이 큽니다. 전 분교 학생이라 서울 본교에서 교양 과목은 들을 수 없습니다.

 

무조건 통계 전공과목으로 채우거나 아니면 지방 캠퍼스와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듣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1년 안에 복수전공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제 꿈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중소기업 경영, 도시, 지역 문제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학과 공부에 적응을 못하다가 봉사활동, 번역 등등 여러 가지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요. 그걸 위해 대학원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과 출신이라 수학이 어렵긴 하지만 그건 제가 좋아하는 일이면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배경 지식 없이 대학원에 가면 힘들다고, 또 본교 졸업장이 복수전공을 하면 나오는데 그걸로 본교 캠퍼스 출신을 극복하라고 하세요.

 

지난달부터 북포럼과 같이 진행되는 청소년 기자단에서 기자 교육 받으면서 전문가 섭외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대학교에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들어와서 그동안 제가 무엇인가를 주도하기보다 끌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성적 우수 장학금, 과외도 해봤지만 제가 학비를 완전히 부담한 적도 없었고요. 00학과인데 이 학과가 제게 맞지 않는다고 고민하면서 3년을 보냈습니다.

 

제가 아는 게 너무 없고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자단도 망설이다 지원했습니다. 전 사람들을 대하는 게 어려워서 기자단은 잘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을 만나서 진로를 잡으라는 한 선생님의 조언(아니 압박에 가까운)도 있어서 그렇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학교를 휴학하지 말고 다니면서 경험을 쌓으라고 하세요. 하지만 전 학비 문제 때문에 더 이상 부모님께 손 벌리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싶지 않습니다.

 

공부는 더 하고 싶어서 방통대를 생각하게 됐는데요. 2학년으로 편입해서 3년 동안 통계 공부를 하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야 책을 읽고 기자단을 통해 전문가 100분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하지만 취업할 때 학력이 문제가 될까 걱정이 됩니다. 대학원은 실제로 일을 해보고 갈 생각입니다. 전 리서치, 통계직 공무원이 아니라 연구원, 중소기업, 지역 개발 NGO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변:

학비문제로 부모님에게 죄책감까지 느끼다니 참 착한 마음을 가졌군요. 하지만 죄책감까지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돈 벌겠다고 휴학을 반복하며 졸업을 질질 끌면서 제대로 취업도 못하고 빈둥빈둥 거리며 시간만 보내며 공백 기간이 길어지는 더 큰 죄를 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겠다는 기백은 나쁘지 않습니다. 긍정적 태도입니다. 하지만 기대어야 할 때는 기대어야만 할 필요도 있습니다. 힘이 생길 때까지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나도 나중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정말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개인 대출이라도 낼 수 있습니다. 그 정도는 일하면서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전문가 분의 조언처럼 바로 졸업하세요. 최대한 빠른 시기이내에 졸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세요. 100분의 전문가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좋은 시도입니다. 다만 그를 위해서 휴학까지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확한 목적과 이익이 뒤따를 경우에는 그럴 필요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밀고 나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본인의 의지만 굳세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휴학을 통해 100분의 전문가를 만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럴 때는 조금 더 목표를 높게 잡아야 합니다. 단순하게 만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책을 한 권 집필하겠다’라는 식으로 목표를 세워보는 겁니다. 또는 취업성공을 위한 아이템 발굴이라든지, 전략을 수립하겠다든지 하는 식의 목표도 되겠죠. 조금 더 뚜렷하고 선명한 목표를 세워야만 합니다.

 

다른 공부를 하고 싶어 방통대 2학년부터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인 학생이 방통대를 왜 들어갑니까? 완전히 다운그레이드인데요. 꼭 필요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방통대 다니면서 돈도 벌고 경험도 쌓겠다는 취지는 나름대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연기하고 싶은 무의식에서 나온 계획이 아닐까 하고 자신의 생각에 의문도 품어 봐야 합니다. 온갖 합리화된 변명으로 도전을 뒤로 늦추기보다는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문제를 바로 마주치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온몸으로 부닥치면서 문제를 풀어가길 바랍니다.

 

대학원은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또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단은 대학교부터 졸업하는데 집중하세요.

 

만일 연구원이나 NGO직원이 되고 싶다면 어떤 연구원이 되고 싶은지, 지역 개발 NGO 단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조금 더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래야만 무엇을 공부하고, 어떠한 경험을 더 쌓을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목표를 정하면 관련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셔서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한다면 직접적인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두려움을 떨쳐내시길 바랍니다.

착한 마음도 지나치면 나약함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독하게 마음먹고 부닥쳐 나가시며 배우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페이스북 코멘트:

많은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서양과 달리 부모님께 너무 의지한다는 비평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우리 청년들은 스스로 자립하기에 여러모로 걸림돌이 있는 사회적 측면도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해봤자 잡다한 일 밖에 없고, 그런 일자리도 모자라고, 그런 식으로 공부하다보면 취업 스펙에서 밀리는 것 같고,,,

돌이켜보니 저 역시도 가난한 부모님이 등록금을 융통해서까지 다니는 것이 너무 미안해 직업군인으로 입대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런 절박함이 저를 또 한편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등록금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있다면 그 절박함을 성공동력으로 전환했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careernote.co.kr/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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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