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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다가오는 공무원시험, 탈락할까봐 하루하루가 고통

by 따뜻한카리스마 2012. 11. 5.

부제: 불투명한 제 미래에도 투명해질 날이 올까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불안한 마음에 잠이 안와서 이것저것 의미 없이 모니터를 보다가 교수님의 블로그까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평소답지 않지만, 저도 용기 내어 상담을 신청합니다. 저는 25살 여자고, 올해 2월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2학년을 마칠 때쯤 어느 날 갑자기 공무원시험을 쳐볼까라는 생각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어중이떠중이처럼 특징 없이 보낸 대학시절이 지나고 4학년 1학기가 되자 그제야 저는 취업과 공무원 시험 둘 중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공에 그닥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들어가고 싶은 사기업이라던가 다른 꿈도 없었습니다. 학점과 토익점수는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어중간한 점수였고, 관심 있는 분야가 없다보니 흔한 자격증도 없고 스펙도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몇 달을 고민한 끝에 어릴 적부터 공직에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멋있다는 생각과 공무원 시험과목 중 몇 가지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기에 공무원 시험을 결심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꿈꿔오던 부처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박봉이어도 내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행복한 선택이라며 결론짓고 4학년 2학기부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20**년 국가직 7급을 목표로 하면서 큰 계획을 짰고 계획을 짜면서는 미래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며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계획은...제대로 실천되지 못했습니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작년에는 학기 중이어서 공부에 크게 신경 쓰진 못하고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좋아하는 티비도 보지 않고, 부모님께 죄송스러워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독서실에서 늘 도시락만 먹고 집-독서실만을 반복했습니다.

 

3월 달 독서실에서 밤 12시가 다 되서 나왔는데 갑자기 눈이 펑펑 오던 날. 뭔지 모를 씁쓸함과 외로움이 밀려왔지만, 그날도 집에 가는 길에 열심히 영어단어를 외워가며 꼭 합격하겠다며 굳세게 다짐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너무 의지박약이었던 걸까요. 3월말쯤 되니 서서히 나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계획했던 공부량의 60~70% 정도밖에 못 채우고 서서히 기상시간이 늦어져갔습니다.

 

그리고 4월 국가직 9급 시험을 쳤습니다. 공부를 얼마 안하고 처음 본 시험이었는데 합격정도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오자 저는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정말로 붙겠다며 의지가 생겼고, 그와 동시에 약간의 자만심도 생겼습니다. 그 후로 2~3주간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는 5월에 지방직 9급 시험을 봤는데, 점수가 잘 나오니 아예 손을 놓고 있던 과목에서 겨우 과락을 면하는 점수가 나왔고 그때까지도 저는 4월달 시험은 운이 좋았던 것을 깨닫지 못하고 점수가 떨어진 건 다시 만회하면 된다며 졸업할 때의 절박한 마음은 다 사라지고..

 

일주일에 2~3일은 집에서 푹 자고 놀고 남은 4~5일에 하루 8시간 정도씩 공부했습니다. 수험준비기간도 짧은 제가 하루에 10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 시험에, 지금 생각하니 미쳤던 걸까요......

 

그러다가 정신차려보니 국가직 7급 시험이 50일 안팎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때부터 감정조절이 안되고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디데이의 숫자가 자꾸 줄어드는걸 보면서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졌습니다. 준비한 것은 부족한데 시간은 자꾸 다가오니깐..합격할 자신은 디데이의 숫자와 비례하듯 날짜가 줄어들수록 제 자신감도 하락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부모님의 기대와 나의 의지박약에 자괴감이 들었고 졸업과 동시에 주변에 취직하는 선배들 동기들, 심지어 후배들도 좋은 곳에 취직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점점 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또, 졸업과 동시에 매일매일 혼자 독서실만 다니고 친구들과의 만남을 끊었다 보니 어느 순간 친구들이 그립고 끝없이 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관계를 모두 끊은 게 처음엔 잘했던 일이라 생각했는데 더욱더 저를 외롭고 고립되게 만들었습니다.

 

원래의 저는 앞에 나서거나 모두를 주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나 자신에 대해서는 어딜 가서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었고, 친구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다른 사람 도움 안 받고 혼자 해결하려는 성격입니다. 자존심도 엄청 세서 남들에게 내가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매일매일 우울증이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침울했고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고 독서실에 가서 하루 종일 졸기 일쑤였고, 이유도 없이 계속 운적도 많았습니다. 참다못해 친한 친구에게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을 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열심히 하면 붙을 거라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 때는 아무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원인은 저의 나태함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침울한 기분에 빠져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이렇게 졸업 후 시험공부만 하고 있는 백수를 이젠 누가 좋아해줄까, 친구들도 이런 날 한심하다 생각할까 라며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했고, 내가 이 시험에 떨어진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실패자로 취급할거란 생각에 가만히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불안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자기 전에는 앞으로 내가 2개월 후 어떻게 될 것인가의 걱정에 휩싸여서 밤을 꼬박 새우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그런 식으로 6월말까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어차피 안 될 거란 부정적인 생각에 가득 차니 공부도 손에 안 잡히고 시험이 이틀 남은 지금까지 거의 손 놓은 채로 지내왔습니다. 아직 시험도 안쳤는데 내년 시험을 계획하려는 제가 너무 한심스럽고 초라합니다. 모든 수험생들과 합격자들도 한 번씩 겪는 일이라며 내 자신을 스스로 위안시키려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역겹기까지 합니다.

 

1년을 더 버틸 수 있을까 생각 들면서 다 포기하고 지금이라도 토익과 자격증 공부를 해서 사기업을 준비할까 하루에도 수십 번도 고민합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려운 시험, 어려운 고비들도 척척 다 한 번에 패스하고 너무너무 행복해 보이는데요. 나 혼자만 실패자가 된 것 같고 인생의 한 부분을 통째로 날렸다는 것에 너무 허망하고 아무 것도 할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시험 얼마 안 남았다고 제게 너무 잘해주시는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합니다..

 

눈뜨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다 지나간 과거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습니다...

그냥 이틀 뒤 이 시험만 보고 혼자 어디론가 멀리 떠나서 며칠 아무생각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지만 그래봤자 해답이 나오진 않겠죠. 아니 사실 전 무엇이 문제인지 해답을 알면서도 현실을 탓하고 부정하고 있네요.

 

눈앞에 완벽하게 준비된 무언가를 두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는 시험을 보고 내 인생을 건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정확하게 전 실패하는 것이 무서우면서도 요행만 바라고 노력을 게을리 했네요...

 

저를 화끈한 충고로 지적해주시고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답변:

따끔하게 혼내기 전에 답변이 늦어졌다는 사과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사람들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두렵고 혼란스럽기 마련이죠. 게다가 중요한 일을 치러야 할 경우에는 때로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고 싶기도 한 마음이 누구나 들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마주친 문제로부터 도망을 가 버리는 사람이 있고, 대충대충 문제를 처리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도 도망가지 않고 정면으로 부닥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어려운 일 그러니까 시험이나 사업이나 특정한 도전이나 어떤 상황이 잘 풀리면 모든 문제가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목표를 성취하느냐 안 하느냐가 더 중요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겠다는 우려감이 들 때는 근심걱정부터 드는 거죠. 우려한 것처럼 좋은 결과를 못 만들어 냈을 때는 절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힘을 기울이는 자세와 태도입니다. 실패한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서는 그러한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서 자신이 인생이 안 풀렸다는 식의 변명을 늘어놓기 쉽습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비록 젊은 날의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목표를 향해 매진한 태도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지금 필요한 태도는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결과에 승복하는 책임감입니다. 더불어 이번 시험으로 내 인생이 결정지어지지 않는다는 굳건한 믿음과 자신감입니다. 어쩌면 답변을 받을 현재 시점에서는 시험도 막바지에 이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시험을 끝낸 후에는 잠시 휴식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시험 결과만 기다리지 말고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들어 새롭게 도전해 나가셔야만 합니다.

 

만일 한 번 더 시험을 치를 생각이라면 전력을 다해서 치를 준비를 하세요. 만일 이번 기회로 시험을 포기하고 싶다면 시험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전력을 다해 취업준비를 하세요.

 

이때도 취업하기 위한 몸만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직접적으로 입사지원을 해서 취업시장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를 검증 받아야만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그렇게 어긋나게 삶을 걸어왔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오로지 내가 걸어가야 할 길에만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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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댓글2

  • 글쓴이 2022.09.01 13:35

    안녕하세요. 당시 고민 글을 메일로 보냈던 글쓴이입니다. 저는 13년에 필기 합격 면접 탈락, 14년에 최종 합격하여 현재까지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35살이 된 시점에서 25살에 공무원 시험이 두렵다고 밤잠을 못이뤘던 저를 보니.. 돌아가서 아무것도 아니고 다 지나간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또 정말 어린 나이였는데 당시에는 늦었다고 생각해서 조급했던것도 아쉽습니다. 따뜻한 답변과 코멘트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답글

    • 우와, 멋지십니다^^
      10년이 지나도 잊지 않으시고 따뜻한 말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멋진 인생 이어나가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