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000이고요.
서울 소재 4년재 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입니다. 페이스북에서부터 알게 되어서 Info란 메일주소로 제 고민을 이렇게 적어 보내봅니다.
지난 해 어학연수를 다녀와 학교에 복학을 하고 공부하던 중 경영학과의 한 교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개인 상담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교수님께서 제게 여러 가지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제게 해주신 말씀들 중에는
1. 성격파악 및 진로결정
2. 표정관리
이렇게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일단, 2번 표정관리 이야기는 아무래도...1학기의 반 이상 학생들을 지켜 봐오신 교수님께서 아마 저의 성향이나 스타일을 조금 파악하신 듯 보였습니다.
저는 딱히 눈에 띄는 스타일도 아니며 또한 수업 내용을 100%이해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가진 학생은 아니어도 항상 수업을 열심히 들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고, 옆 사람이 방해된다는 이유로 지정된 좌석을 바꿔달라는 요구까지 했었기에 아마 교수님께서 조용하지만 고집 센 학생으로 관찰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그렇게 보셨다면 정말 사실적으로 저를 파악하신 셈이기도 하지요. 내성적이고 고집이 세며,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는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렇게 몇 줄로 저를 표현하기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둥글둥글하게 좀 넘어갈 줄도 알아야하는데, 그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안 되는 것에 집착하는 성향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제 진로 선택(과 선정)은 저에 의해서 결정되었습니다. 은연중에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어느 과에 가라는 식의 압력은 없었으니 스스로 자유로운 진로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들어와 4년 동안 공부를 하는데, 특별히 제가 재능이 있다거나 흥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경유는 교외 경험 부족일 수도 있겠으나,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토대로 보았을 때도 그렇고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도 그렇고 '경영학과'라면 당연히 사람들과 만나 부대끼며 소통하고 일하기를 좋아해야하는데 그러한 일들은 제 성격과 맞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교수님과의 면담은 자연스럽게
1번, '성격파악 및 진로결정'의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교수님의 말을 인용하자면, "너와 같은 성격이라면 경영 전공자가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하는 데에서 힘들어. 내가 그래도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교내 학생상담센터에 가서 너의 적성 및 진로를 빨리 생각해보고 취업진로 팀에 가라는 말뿐이다."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뒤 바로 학생상담센터에서 직업적성검사와 성격검사 한 가지씩 검사해본 결과, 저의 적성은 "예술분야"로 나왔고 저는 너무나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저의 전공과 너무 다를 뿐더러, 어릴 적 '미술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경영공부하면서 '아... 정말... 이해하기 참 어렵고, 마케팅 공모전도 남들이랑 같이 하니까 이래저래 도움 받아서 한 거지 나랑 딱히 맞는 일인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경영과목 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나마 라도 있다면 '회계'쪽인데 원래 수학적인 머리는 안 돌아가니 뒷전이고.. 어떡하나.. 난 정말 갈 데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울해 지기 시작했고 모든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작년 어학연수 중에는, '와, 내가 이렇게 자존감이 높았던 제가 언제였더라. 정말 좋다. 행복하다. 동양인이 다른 나라 언어를 할 줄 아니까 신기해하는구나. 물론 인종차별이 있기는 하지만, 난 정말 행복하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이런 감정 느낄 수 있을까?'했었는데, 지금 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네요.
사실 제 꿈은 막연히 '미국이민'입니다. 개인주의가 중시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한 만큼 어떻게 보면 모든 면에서 '혼자'여도 되는, 그리고 다양한 개성이 존중받는 그곳이 너무나도 부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종차별'은 조금 심하다 싶었지만 '그래, 한국에서부터 사회경제적으로 조금 자리를 잡고 돌아오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어.'하는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그러려면 학교부터 졸업하고 봐야겠다는 심정이었고 부모님께서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존감 100%'인 상태로 올해 1월 귀국을 했고 학교 다니면서도 계속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영울타리에서 살길을 찾으리라'했는데, 적성검사 및 성격검사 결과를 보고 나니 지금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무엇에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은 패션스타일리스트나 포토그래퍼와 같은 일이구요. 부모님께서는 정년퇴직까지 아직 약 2년 정도 남으신 상태입니다.
일단 이 편지의 요점은 '저의 적성과 맞지 않는 전공 선택으로 저는 충분히 고통 받고 있으며,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조금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답신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답변:
아이쿠, 어찌하긴 어찌합니까. 전공 마무리하고 졸업해야죠. 적성검사와 흥미검사 두 개보고 거기서 예술분야 나왔다고 ‘그러면 난 어쩌란 말이야, 이제부터 예술 하라는 말이냐?’라고 받아들인다면 그런 검사는 안 보는 것만 못하죠. 검사 후에 상담자가 뭐라고 조언을 주지 않으시던가요? 후속 상담은 안 해보셨나요?
어떤 사람의 직업이나 전공을 안내할 수 있는 검사 도구는 어떤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흥미나 성향이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의 추측만 가능할 뿐이죠. 모든 검사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도 안 되고, 맹목적으로 못 믿을 도구라고 폄하해서도 안 됩니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활용해야 하는데요. 지금은 한 번의 검사만으로도 그 검사 도구에 종속되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제가 해석했다면 경영학적 지식과 더불어 예술적 응용분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든지 조금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졌다든지, 제도적으로 구속되는 일 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마음껏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이나 직업을 원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해석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경영과 더불어 예술적 경향이나 성향이나 흥미를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찾아보도록 노력해보라고 말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쩌면 선생님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혹시나 본인 스스로 생각을 고착화시키지는 않았는지 반추해보시길 바랍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보다 이런 작은 검사 하나만으로도 흔들릴 정도라면 경력에 대한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것도 지금 1,2학년이 아니고 4학년입니다. 졸업반인데요. 게다가 스스로 선택한 학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검사 하나에 그 동안 지내온 과거를 고통으로 받아들이다니요. 너무 심하다고 생각지는 않나요?
‘미국에서 살고 싶다’라는 꿈은 말씀처럼 모호한 비전입니다. 막연히 미국에 이민 가서 살고 싶다는 꿈 자체로는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그렇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별로 올바른 비전이 아닙니다. 그런 마인드로 실제로 이민을 간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행복하게 살기 힘들 겁니다.
이유는 환경이 바뀌어야만 행복해질 것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 탓입니다. 분명 환경은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만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입니다. 나 자신이 지금 현재 행복하지 못하다면 앞으로도 행복하기 힘듭니다. 환경이 아니라 환경을 딛고 스스로 일어선 자신이 행복을 이끌어나갈 수 있습니다.
주도적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삶을 누군가에 이끌려 살아가서도 안 되고, 잘못된 고정관념에 이끌려가서도 아닙니다. 잘못된 고정관념은 잘못된 목표의식과 잘못된 관념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세상을 향한 내 인식의 틀에 잘못은 없는지 심각하게 반성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지금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근본적인 방향설정과 자기탐색입니다.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물론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겠지만 피상적입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색하고 경험하고 세상과 부닥치면서 알아가는 겁니다.
더불어 대인관계능력과 사회생활 준비입니다. 이민을 가겠다는 막연한 꿈도 잘못된 대인관계 설정에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낮은 자세에서,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조금 더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이민생활도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곳에서부터 관계형성을 잘하시고,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일단 취업에 몰입하시길 바랍니다. 제일 먼저 3,4가지의 목표직종을 정하고 목표로 하는 업종과 기업을 리스트업하시길 바랍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두시고 취업사이트에 회원가입도 하시고 직접 면접을 보면서 자신의 시장평가부터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취업지원센터의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마인드와 취업스킬도 배우면서 실전 면접을 계속해나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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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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