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학년이 되는데 휴학을 해야 하는지, 한다면 1학기와 2학기 중 어느 시점에 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학점도 별로 좋지 못하고, 따 놓은 자격증도 없으며, 기본적으로 남들이 해놓은 토익, 컴퓨터 자격증, 공모전, 해외봉사활동 등의 일을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땐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이가 이제 와서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뻔뻔스러운가요? 시간을 내서 읽고 고민상담해 줄 마음이 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졸업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7년 만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제 친구가 이러더군요.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이런 모습으로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넌 헤어지던 그 시점에서 크질 않은 거 같다. 오히려 더 못나진 거 같다고. 넌 지금 당장 휴학부터해라. 그리고 일 년간 니 친구들이 딴 과에 관련자격증을 따고, 토익을 800점대로 올리고, 컴퓨터자격증을 따라. 그래야 그나마 같은 시점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
평생 알바 하다가 살래? 서른살 넘고 나이 들기 시작하면 누가 씌워 줄 거 같냐? 넌 니 자식 어떻게 키우고 싶냐? 난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잘 나갈 것이기 때문에 내 친구도 잘라야한다. 너가 이렇게 산다면 앞으로 친구도 안 할 것이다. 등..
난 이렇게 화가 나고 안타까운데, 왜 넌 내 말이 안 들리냐? 빨리 니네 집으로 돌아가서 시작하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 친구를 만나기 전날, 그 이전부터 삶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만나기 전날 정말로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제 자신이 정말 겁쟁이가 되어버렸고, 세상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공부도못하지 않았고,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술이 심하셔서 치료차 가게 되었습니다.
중3때 공부를 시작했는데 열심히 하니 성적도 팍 오르고 한참 해볼라니 전학을 갔습니다. 왠지 가기 싫었고 혼자 살테니 두고 가달라고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데리고 갔습니다.
멀쩡한 집 놔두고 화장실도 푸세식, 천장엔 쥐들이 쮝쮝, 겨울이면 보일러도 안 되어 발이 나가 떨어질꺼 같았고 얼마나 추운지 손가락 마디마디가 붙더니 휘었습니다. 왜 멀쩡하게 살다가 이리 살아야하는지 돈도 있었는데 유독 가족들에겐 그랬습니다. 말이 방이 두 칸이지 쓰는 방은 한 칸이고 넷이서 거기서 살았습니다.
술 마시고 소리 지르고 다니시고, 여기저기 사고 쳐서 돈도 많이 깨지고, 골동품들을 어이없는 가격에 술김에 날리고 겨울이면 학교까지 한 시간 반이 넘는 길인데 눈이 무릎까지 차오른데 차도 못 다니니깐 걸어서 다녔습니다.
그래도 철이 없던지 와 이렇게 살다가 성공하면 나중에 내 성공이 더 빛나겠는걸. 소설 속 주인공 같다는 철없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골은 도시랑 달랐습니다. 내 친구는 사람이 환경을 만든다고 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진 적이 있지만, 살아보니 환경이 사람을 만듭니다.
안 그럼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많은걸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려고 하며,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은 왜 생겼겠습니까?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큰 관심도 안 가지고, 주위 애들도 대체로 안 하고 오히려 공부하면 이상하게 여기고 고등학교 때도 휴일 날 숙제하면 아빠 술 마셔서 어디서 난리치고 있다더라 데리고 오라고 하고 갈수록 엄마도 몸도 안 좋은데 스트레스 받고 어렸을 때부터 그 스트레스 나한테 풀고 욕하고 때리고 잠 못 자게하고, 전에 살던 데에선 지역대표로 상도 여러번 고등학교 선생님께서도 대학교수님 소개시켜 주신다고하고 그러던 시절들도 있었는데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고 그렇게 서서히 다 그만두고 싶어졌습니다. 맨날 안 좋은 소리, 후회, 욕, 비아냥, 친척들도 아빠가 있어야 니가 살 수 있다 아빠 없으면 공부가 무슨 소용이냐. 그래도 넌 복받은 거다.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복 받았다는 건지...친척들은 아빠가 형제니깐 당연하겠지. 그런데 아무도 날 생각해주는 이는 없네. 빈말이라도.
그러다 문득 내가 이렇게 괴로운 거 알까?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든 걸 알까?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 내가 겪는 이 기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차라리 내가 죽는다면 내가 이렇게 괴로웠다는 걸 알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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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잘 못 적겠어요. 그 후에도 글이 길어지는데...
그냥 요점은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 자신이 너무 보잘 것 없어요. 누구한테 도움을 청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뭐부터 생각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4학년 1학기에 국가 근로 장학생을 신청했어요. 등록금이 모자라고 시간도 부족할 거 같아서, 되기만 하면 좋을꺼 같아서. 그런데 친구랑 다른 분 말들어보니 그게 아닌가 봐요. 하지만 휴학하고 다음해 되면 할 수 없어요. 돈도 없고. 지금 한 학기 들으면 우선 이번학기 등록금은 해결되는데.
다른 친구가 있는데. 같은 과는 아닌데 2학기에 휴학할 꺼래요. 한 학기 다니고 부담 없이 휴학한 다음 해외봉사를 떠나고 거기서 어학공부하고 다시 돌아와서 공부하고 복학할거래요.
전 1월 달에 꼭 봐야할 시험이 있는데. 1학기에 학교를 다니고 6월 달에 방학하면 1월 달에 시험 보는 거 준비하고 영어도 좀하다가. 일 월 시험 끝나고 토익.. 자격증..
마음도 불안정하고. 생각하는 것도 모자라고. 내가 대학생은 맞긴 한 건가. 그냥 빨리 졸업 해야 하는 건가. 제가 방법과 해야 할 걸 알고 있는데, 제가 자꾸만 회피하고 모른다고 하는 거래요. 전 정말 다 모르겠어요.
너무 횡설수설 적어서. 공개되면 굉장히 창피할 꺼 같은데.. 조언 좀 구해요..
직설적인 말이라도 괜찮으니. 아무 말이라도 해주세요.
답변:
보내주신 메일 중에 ‘차라리 내가 죽는다면 내가 이렇게 괴로웠다는 걸 알아줄까.’라는 말씀을 읽고 걱정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섬뜩한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무어라고 말씀을 드려야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요? 이 짧은 지면의 답변만으로는 그러한 힘을 일으키긴 쉽지 않은 일이지 싶어 걱정되는군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 지금 상태대로 살아간다면 앞으로도 문제가 안 풀릴 수 있겠다는 우려도 듭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스펙만의 문제 때문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에 고민하고 있는 휴학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이 삶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를 바로 잡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학업성적이나 취업스펙이 높게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무 것도 제대도 도전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펙을 올리기 위해 휴학을 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어차피 지금 상태로는 6개월이나 1년 휴학하면서 준비해봐야 크게 달라질 스펙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년 준비했는데도 머리 싸매고 준비하는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 더 큰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자신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면 1년간 몰입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냉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은 일이라도 성실히 임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부터 먼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다소 느리게 보이더라도 그렇게 현실을 인식하고 하나씩 하나씩 배우고 익혀나간다면 근본적으로 삶의 체질을 개선해나갈 수 있습니다.
한 순간에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욕심보다는 꾸준하게 작은 것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환경을 만드느냐, 환경이 사람을 만드느냐에 대해 생각하고 계신 사고방식도 조금은 우려스럽습니다. 너무 비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상호간에 영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데 어느 쪽의 방향이든 그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환경 영향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에 우려감이 듭니다.
저 역시도 아버지에게는 죄송하지만 아버지의 경제적 무능함으로 인해 버려진 버스 안에서 네 식구가 가난하게 살아야만 했습니다. 도저히 형편이 나아질 기미라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세월이 30대 중반까지 저를 옥죄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심했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환경이나 운명 앞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여러 가지 환경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뒤돌아보지 마시고 지금 내가 해야 될 삶에 과제에 충실하게 임하십시오. 누구도 탓하지 말고 오로지 내 힘으로 일어서겠다고 다짐하십시오. 힘이 없어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하십시오. 운명 앞에 결코 무릎 꿇지 않겠다고 다짐하십시오.
조금 독하게 마음먹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운명의 여신이 당신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을 겁니다. 지금 님에게 필요한 것은 몰입할 일을 찾아내고 하루하루를 전력을 다해 살아가야 합니다. 저 같은 부족한 놈도 해냈기에, 당신도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서른 번의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정철상의 경력관리전략]이라는 주제로 7월 11일 서울에서 강연 있으니 참석해서 동기부여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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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ㅋ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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