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지나다가 블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저 자신에 대해 많은 방황을 하고 있었던 터라 정말 한줄기 빛 같더군요 ㅎㅎ
아참 간단히 제 소개를 해야죠 ㅎ 저는 20대 중반의 000이라고 합니다.
올 2월에 이공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석사학위를 했던 연구실에서 석사연구원 일한지 몇 개월 되었네요.
요즘 들어 제가 많이 무기력해진 것을 느낍니다. 주변에서는 저의 확고한 목표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 하더군요.
목표, 제 삶의 목표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이제야...
전 중학교시절부터 과학이라는 과목을 좋아했습니다. 그때부터 당연히 이쪽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했구요.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이 석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석사과정을 거치면서 혼자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학문을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독한 일인 것인지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 공부는 여기까지 하고 연구원으로 소소하게 일하면서 내 개인시간을 즐기면서 그렇게 살자구요.
그렇게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이미지출처: DAUM영화 소개 챨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중에서)
그러고 나서 무기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단순 반복되는 이 분야에서의 생활이 점점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사 연구원의 직급으로는 어떠한 테마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실험을 해주는 사람에 불과 합니다.(물론 모든 석사연구원이 다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 이쪽분야는 석박사 학위가 난무하는 곳입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실 자존심이 많이 상하더군요. 박사학위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설렁설렁 시간만 때우며 일하면 되지 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치이다 보니깐요. 전 일이나 공부를 할 때만큼은 정말 진지해집니다. 단순한 실험을 해주는 사람이 되기는 싫고 더 이상 공부하기는 싫습니다. 그럼 제가 이 분야에 미련을 버려야 하는 것이 맞겠지요? 제 합리화일까요?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경찰공무원 중 과학수사요원에 대해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 저의 장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전 순발력, 직관력이 뛰어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과학을 좋아하고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있어서 무언가 새로운 이론을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쪽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심스레 주변 몇 분께 이 이야기를 꺼냈더니 경찰이라는 직업이 특히 여성들은 현장에 직접 나갈 일이 거의 없고 행정적인 일이 대부분 일 것이라며 환상을 버리고 잘 생각해보라 하십니다. 그리고 저를 가장 잘 아시는 저희 아버지께서 너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것 같다하십니다. 전 아무래도 여리고 상처를 잘 받는 편이라 강하게 나가야하는 입장과는 잘 맞지 않을꺼라 하네요.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니니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객관적이고 진실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변:
제 블로그를 한 줄기 빛으로 봐주시다니 영광입니당^^ㅎ
그런데 죄송하군요-_-;;; 만일 님이 경찰공무원 중에서 과학수사요원을 하시더라도 그 일 역시 어렵고 고독하고 힘들고 재미없고 단순한 일의 연속일 수도 있을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게다가 실제 업무는 더럽고 역겹기까지 할 수 있으니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습니다. 힘든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서 일의 의미와 가치도 달라집니다. 내가 하는 일을 ‘할 만한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할 만한 일’이 되고, ‘할 만한 일이 못 된다’고 생각하면 ‘할 만하지 못한 일’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들을 싫어합니다. 지적인 사람일수록 더 그런 경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아주 포기하고 현상 유지에 매달리기에만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인물 중에 놀기만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되겠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야 자신 밥그릇이 안정적인 곳을 절대적으로 선호하겠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나름대로 모두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의미 있는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들 눈치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고, ‘의미 없는 일이다’고 생각하면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공부를 해오셨고, 앞으로도 공부하실 가능성이 크기 한 권의 책을 추천 드립니다.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씨가 쓴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인데요. 작은 배움이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적용해야 할 시기로 보입니다. 당분간 잡스럽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도 견디면서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일을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연구원으로서 몇 개월 일하지도 않고 다른 분야로 쉽게 눈 돌리는 것은 좋지 않은 듯합니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일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바라보는 세상의 태도를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바라봐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너무 완벽한 그림을 그리고만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실 세상은 허점투성이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런데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없어 보입니다. 주변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들어야하긴 하지만 의존하는 경향이 커 보입니다. 모든 판단의 몫은 자신입니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동기부여 받을 수 있는 책과 세미나를 읽고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관련글: http://careernote.co.kr/745
제가 조금 까칠하게 답변 드렸죠^^ 하지만 사실은 상담해주신 **님은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 다만 여기저기 눈 돌리지 마시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오히려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해 나가시면 자연스레 조금 더 큰 길이 보일 것입니다.
파이팅을 기원하며, 또 고민하고, 또 한 걸음씩 전진해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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