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00학년 000입니다. 00일 00대 진로 수업시간에 보여주신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블로그에도 가보고 그러니, 고민에 대해서 친절하게 답변을 해놓으셔서... 이렇게 제 고민을 이메일로 보내게 되었는데요, 혹시나 해서~ 답변 꼭 부탁드릴게요 ㅜㅜ
00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할 때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국제통상 법률전문가. 그렇지만 법학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예상했던 공부와는 너무 많이 달라서 방황을 했었습니다. 1학년 때 만나는 많은 친구, 선배들은 모두 판, 검사가 꿈이더군요.
저는 판, 검사가 당연히 좋다고는 생각했지 제가 되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사법시험도 사실 진지하게 고민하지도 않은 채 법학과에 입학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활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시아 법학생 000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에서 주최하는 포럼을 호스트로서 주최하기도 하고 운 좋게도 한국 대표 팀으로 외국에 가서 국제적 컨퍼런스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 변론대회에도 나가서 외국 재판관들 앞에서 제 허접한 영어로 열심히 변론주장을 펼치던 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설렙니다. 그런 생활로 1학년이 지나가고 빠른 친구들은 2학년 때부터 사법시험을 조금씩 준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전 철없게도 국제회의 인턴 봉사활동을 하고 00대학교 대표 팀으로 000 0000 Court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팀을 구성해 국제법을 공부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2학년이 지나가니 많은 친구들이 휴학을 하면서 사법고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더군요.
(두꺼운 법전과 사업고시를 패스하고 연수받고 있는 사업고시 연수생, 얼굴이 안 보이니 오히려 이상해 보여)
그래서..저도 대회 준비하는 도중에 나와서 3학년 1학기는 학교를 다니면서 사법고시 공부를 병행했고 그 다음 학기는 휴학을 하고 이번 00월 00일 사법고시 1차를 보았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 절대적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합격을 감히 상상하지 못했지만 늦은 만큼 불안감 때문에 제 인생에서 죽을 만큼 열심히 했던 6개월 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 외로 점수도 괜찮게 나왔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은 기대를 했었나 봅니다.
신림동에서 컷 점수가 나왔는데 그 점수엔 미치지도 않는 제 점수가 너무 쪽팔리고.. 그동안 공부했던 게 너무 힘들었는지 상실, 허탈감도 너무 크구요. 주위 선,후배, 친구들은 다시 1년 준비한다고 하지만 전.. 너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이제 사법고시는 해마다 합격자인원을 줄여서 몇 년 후에는 폐지할꺼고, 정부는 로스쿨을 정착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구요. 사실 전..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부모님의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돈쓰고 공부하는 것 심지어 사법고시 공부하는 것도 솔직히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사시 공부하는 게..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더라구요 ㅜㅠ)
이럴 바에야 그냥 다음 학기 휴학해 빡쎄게 알바해서 못 쌓은 이력 쌓고 어학연수 갔다 오고 인턴쉽해서 취업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야 하니깐요. 그렇지만..
제 꿈을 잃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시를 또 해야 할지, 아님 제가 정말 원하는 교환학생, 해외봉사활동 외국어배우기 등..을 하면서 다른 목표를 설정해서 다시 시작해야할까요? 고민을 한 달이 넘게 하는데도 답이 안 나옵니다 ㅜㅜ 삶의 방향성이 없이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요.
교수님 답변 부탁드릴게요~~~~~
정말 넘 힘들어서 이렇게 길게 메일보냅니다.
법학과 교수님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보낸 메일
000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실 것 같아서 메일을 보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교수님이 메일로 한번 보내라는 답장 받고서 이렇게 보냅니다.
사법고시 1차 시험보고~ 생각보다, 그러니깐 제가 체감했던 난이도와 점수가 꽤 동떨어지게 나와서 많은 충격 받았었어요
결과적으로 현재 떠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한 (?) 컷과 비슷한 점수가 아니라서 떨어진 것 같구요-
이번에 복학하지 말까.. 하고 생각하다가;; 안하면 집에서 아무것도 안할 것 같아서 복학하긴 했는데요;; 어떻게 진로를 잡아야 할지 많이 고민이 돼서요. 선배님들 보면 이번에 취업을 할지 로스쿨로 할지 고민 많이 하시더라구요~
만약 내년에 1000명을 사시인원으로 해서 뽑는다면 다시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약 한달 동안 많은 생각을 한 결과- 사실 결정을 빨리 하려 했는데 아직도 확실한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지만요.
이 공부를 하면서 제 적성에 정말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누구든지 사법고시가 힘들고 적성에 맞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전 무조건 얼마나 많은 양을 외워서 시간 안에 바로바로 답을 찾아야 하는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방식보다 국제변론 재판대회 준비하면서 논문 등을 찾으면서 얻는 지식 등..제가 스스로 찾는 공부를 하고 싶은 바람이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이번학기에 처음으로 제가 배우고 싶었던 외국어를 수강 신청 했는데요 정말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를 잘하고 저는 지금 배우는 단계에 있지만 그 시간이 너무 즐겁고 그래서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얘기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다는 명분하에 사법고시를 하기 싫다는 어려운 공부를 하기 싫다는 유치한 합리화 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꿈을 생각하면 사법고시가 제일 빠른 길일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그런데 전 법조인, 특히 누구나 꿈꾸는 판.검사에 대한 열망이 없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사법고시 공부를 할 동기나 목표가 없는 걸까요? 다시 공부를 올해 시작하려고 해도 정확한 동기를 못 찾겠어서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안 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로스쿨인데요.
물론 로스쿨을 들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입학하고 나서도 공부가 지금 하는 공부만큼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법고시공부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교육이 설정되지 않을까요? 무조건 외우는 수업,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제가 원하는 국제 대회 같은 곳에도 참가하면서 공부해보고 싶고 외국에서 공부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집안 경제적 여건 때문에 많은 것들이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사시 말고 다른 것은 더욱 경제적 조건이 절실하다는 것도요. 그렇지만 요즘 제일 중요한 것은 저한테 가장 맞는 공부가 무엇인지. 경제적 여건 때문이라면 빨리 졸업해서 취업을 하는 게 방법인데 취업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물론 요즘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제겐 경쟁력 있는 이력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요 ㅜ) 취업이든 사시이든, 로스쿨이든 어떻게든 결정을 해야하는데.. 삶의 목표, 방향성 없이 그냥 한 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현실적인 조언과 귀중한 말씀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ㅠㅠ
교수님은 제가 로스쿨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아님 취업을 한 후에 또 다른 목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교수님은 사법시험을 많이 강조를 하셔서 이렇게 여쭈어보는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내년엔 당장 000명을 뽑는데.. 안 될 경우를 생각하면 조금 많이 겁이 나서요. 제가 머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적성에 맞는 것 같지도 않아서요ㅠ
교수님 답변 부탁드릴게요! 바쁘신데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ㅠㅠ
답신:
답신이 너무 늦어 송구합니다-_-;;;;
코치나 상담가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씀드려서는 안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사법고시는 포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인의 꿈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시험을 본 것 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더할까, 말까 하는 갈등 역시도 꿈을 이루지 못해 아쉬워 하는 것 보다는 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아쉬운 감정으로만 도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법고시에 대한 강렬함은 없으면서도 막상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이죠. 버리자니 아깝고, 포기하자니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아깝고,,,그런 느낌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사법고시는 미련 없이 깨끗하게 버리고 오히려 애초의 꿈이었던 ‘국제통상법률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시고 그쪽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법학생 연합동아리 활동이나 국제 변론대회 나간 것은 오히려 저는 잘한 일이라고 봅니다. 남은 학기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다면 교환 학생으로 나가서 영어 의사소통능력도 키우고, 해외 문화와 비즈니스 지식과 경험을 쌓아서 돌아오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물론 ‘국제통상전문가’가 될 것인가, ‘국제법률전문가’가 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가 있기는 하지만 어느 쪽이든 준비해나가는 과정에서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도서관과 고시원에서 책을 보며 미래에 한 판을 걸고 있다면 00 씨의 경우에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으면서 한 판 벌인다고 보고 책과 더불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면 좋겠습니다.
사법고시를 포기하는 것이 마치 어떤 열등감을 느끼는 형태의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에 한 가닥을 끈을 잡고 인연을 이으려고 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동아줄은 없는 경우가 많죠. 불필요한 미련은 깨끗하게 정리해야만 도약해나갈 수 있습니다.
판, 검사보다 훌륭하게 되는 일, 재밌게 사는 일은 훨씬 더 많습니다. 남의 눈치에 연연하지 마시고 해야 될 일을 찾아서 거기에 몰입하십시오.
개인적은 공기업, 대기업, 외국계기업, 무역협회 등의 해외업무 담당, 해외마케팅, 해외법무지원, 해외채용, 신규 사업 개척팀, 신규시장 개척, 협상전문가 등의 업무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일을 찾아내는 것, 그것 역시 본인의 몫이 되겠죠. 피하지 말고 항상 도전해나가신다면 반드시 그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히 잘 해낼 것입니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파이팅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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