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로 할복했던 비행소녀, 야쿠자서 변호사로 변신하기까지

  

학생들의 과제물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읽고 감상평을 써오라는 과제였는데 이 책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를 선정한 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다.

인터넷으로 도서를 검색해보니 야쿠자 보스의 아내로 있다가 사법고시까지 패스했다는 특이한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어떤 예쁜 여자의 인생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오히려 책으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욕심내지 않고 그냥 마음 편하게 읽었다. 실제로 문체도 아주 읽기 쉽고 편하다. 구어체 형식으로 저자에게 있었던 일을 연대기식으로 기술하면서도 특정 사건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시절의 극심한 왕따로 할복자살을 선택한 미쓰요.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도 못 견뎌 내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왜 저항하거나 대항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결국 혼자 외톨이가 되어 학교도 떠나고 불량소년들과 어울리고 집에도 잘 들어가지 않게 된다. 순박했던 소녀 미쓰요는 비행소녀가 될 뿐 아니라 나중에는 야쿠자 보스의 아내까지 된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조차 너무 어린 나이라 거기서도 미운오리새끼 대접을 받는다.

야쿠자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서 등에 거대한 문신을 새기려 한다. 당시 미성년이라 부모의 동의가 필요해 집으로 찾아온다. 부모는 미쓰요의 요구에 황당해하기만 한다.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하는 패륜행위도 마다하지 않고 부모 도장을 빼앗아 동의서에 도장을 찍고 집을 나간다. 끝내 야쿠자 보스와의 결혼도 이혼으로 끝나고 술집에 나가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아버지 친구 오히라씨. 그로 인해 삶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분 역시 어린 시절 어두운 암흑세계에서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왔었던 경험이 있었던 탓이다.

처음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공부를 시작한다. 공인중개사와 사법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하여 졸업하게 된다.

부모님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해보겠다는 도전을 시작한다.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하고 목숨을 걸 정도로 열심히 해서 첫 번째 시험에서 필기, 논술, 면접의 모든 시험을 통과한다.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일본의 사법고시가 그렇게 쉬웠나. 아니면 머리가 너무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놀랍게 변한 그녀의 성취를 보고 부모님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특히 암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운명이라며 친구에게 딸을 부탁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들었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마음을 헤아리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딸의 미래를 위해 애비 없는 자식으로 사회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딸을 양녀로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야 오죽했으랴.

그렇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있든 그녀보다 불행했을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견뎌야 한다. 반드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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