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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두 동강으로 부서진 USB, 어떻게 하나?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2. 20.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아이들이 들어와서 반갑게 맞으려고 일어섰는데 그만 전선에 걸려 노트북이 떨어졌다.

그런데 USB가 두 동강나고 말았다-_-;;;

순간 너무 당혹스러웠다. 이걸 어쩌나... 한 숨이 절로 나왔다...


그동안의 중요한 모든 정보를 USB에 담아뒀기 때문이다. 최근 도서 출간을 위해서 집필 중인 원고도 고스란히 날아가 버렸다. 20~30여 가지의 강의 파일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내 모든 것이 다 날아간 느낌이다...


요즘 정신이 없기는 없는 모양이다. 지난해 황당하게 지갑을 탈취당한 뒤에 올해 초에 또 다시 지갑을 잃어버렸다. 버스에서 책을 읽다 놓아둔 가방에서 지갑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 났다.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주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웃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분실과 사고는 자기 삶을 되돌아보라는 초자아의 경고성 메시지다.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다. 살아가면서 '한 순간도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언제 삐끗해서 낭떠러지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랬다. 아마도 내가 정신을 너무 놓고 살았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두 동강난 USB를 노트북에 다시 꼽아 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지갑이야 백 번을 잃어버려도 괜찮지만, 내 모든 정보가 담긴 컴퓨터가 없어진다면 내 삶은 철저히 파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 디지털기기라는 것이 너무 무섭다.


(이미지: USB제조 판매사에 AS를 부탁했다. 데이터 복구 요청 안하면 있는 자료도 다 날려버린다고 해서 제발 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두 동강의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칩까지 손상이 있어서 데이터복구 불가능이라고 하네요. 형집행 선고 받은 느낌입니다-_-;;;)

USB 제조사로 연락하라고 해서 즉각 연락을 해봤다. 정보가 남아 있을지 없을지 물어봤다. 자신들로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상태를 봐야 알 수 있으니 우편으로 발송하라는 것이다. AS 비용과 우편 반송료를 담아서 특송으로 보냈다.


덕분에 시리즈로 쓰던 글감 소재들은 모두 중단되게 생겼다. 다행히도 보름 전 즈음에 백업을 해놓은 정보가 하드에 있었다. 다만 이 보름 동안 너무 많은 작업을 해서 보름 동안의 시간을 다시 되돌리기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글이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필 받아서 쓴 경우도 많아서 다시 그 느낌의 글을 살릴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이미지: 두 동강 나 버린 USB, 두 동강 나버린 내 마음-__-;;;)


아, 아우슈비츠를 앞두고 일생동안 모아온 원고를 나치에게 빼앗길 위기에 있었을 빅터 프랭클이라는 심리학자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나마 나는 보름전이라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는다.


중요한 데이터는 2중, 3중 백업! 백업! 하시길...


* 이미 제조사에서는 표면상의 두조각이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칩까지 손상이 되어서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하네요-_-;;;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막막합니다. 일단 메모리 복구 전문업체로 다시 USB를 보내긴 했으나, 메모리 칩에 손상이가서 복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제조사가 이야기해서 절망감이 느껴졌습니다.

* 댓글에 대한 댓글:
먼저 관심을 가지고 여러분들이 다양한 조언을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어떻게해서라도 복구하고 싶었으나 결국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메모리 칩이 손상되어서 안 된다고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노트북으로 불가능하다고 통보를 받아서 이래저래 뛰어다니는 일을 그만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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