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사랑에서 미움과 증오의 화신으로
정작 스토커 자신은 병적문제 아니라고
스토킹은 정신질환, ‘경계성 성격장애’
자기정체성 상실이 가장 큰 이유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오가는 감정기복
스토킹 당해보셨나요?
아님 스토킹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일종의 스토킹을 당해보시기도, 하시고 일부 스토킹 근처까지 가는 행동을 해보신 경험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올해초 배우 J모양의 휴대폰 복제사건으로 연애계가 떠들썩했습니다. 올해초 최고의 연예가 화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이슈화가 되지는 않았죠.) 이번 J모양 복제폰 사건에는 여러가지로 문제들이 얽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설명할 수 있는 입장에서는 스토킹하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곧 우리들의 문제이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연애인들을 향한 스토킹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소속 메니지먼트사가 직접 개입되었다라는 것에 대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내막은 자세히 밝혀져봐야 알겠지만 분명히 '회사', '관리', '사랑'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어떤 스토커 적인 심리가 개입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스토킹은 엄밀히 말해서 범죄입니다. 도대체 스토커들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스토커들의 심리를 한 번 파헤쳐볼까요.
우리는 흔히 스토킹 해본 적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열정적으로 사랑했을 뿐이라고 말하지, 스토킹 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젊은 날에 좋아했던 이성을 몇 시간씩 기다리고 하고, 헤어졌던 여성을 있지 못하고 집 앞에서 서성거리기며 애달파 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누구나 헤어지면 마음이 아프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스토커는 일반인의 상상 수준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버림받았다’라는 생각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죠. 헤어지게 되면 그 때부터 상대에게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랑의 열정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자신이 좀 더 진지하게 사랑의 표현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헤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내가 더 잘할게. 내가 정말 잘못했어. 다시 한 번만 생각해보자. 너 없인 난 못 살아...’하고 매달립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상대는 더욱 더 질려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혹 이런 상대가 너무 불쌍해서 완곡하게 받아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스토커와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단호하게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종종 한 사람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스토커들은 아무한테나 스토킹을 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았을 때 그 사람을 향한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연예인들을 스토킹 하는 뉴스가 많은데, 그럴 경우에는 연예인을 가상의 연인이나 친구로 상상했던 경우가 많죠. 연예인이 애인이 생겼다거나 하면 빼앗긴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죠. 스스로 상상하다가 상처를 받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연예인 팬클럽 회원의 경우에는 거의 비공개적으로 연애인의 사생활까지 염탐하며 일일이 소속사에게 신고 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연애인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스토킹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죠.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스토커> 포스터, 친근해보이는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흉악한 스토커로 변신한 모습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일종의 관음증적인 만족감들을 추구한다. 그것이 문학이나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을 통해서 일정부분의 만족감을 채워준다. 그러나 스토커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관음증을 뛰어넘는 스토커들의 병적인 심리상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스토킹을 할까요? 왜 스토킹을 하는 것일까요? 스토커들은 사랑의 열정과 왜곡된 사랑의 경계선에서 줄을 타는데요. 그들의 심리와 행동패턴을 알아볼까요.
첫 번째는 충분하게 사랑을 못 받았다고 느낄 때입니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이유가 클 수 있습니다. 미성숙한 어린 아이가 내면에 자리 잡고 있지 못한 것이죠. 이 아이는 늘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상처받는 것을 특히 두려워합니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이죠. 흔히 부모의 일관되지 못한 양육 태도가 이런 아이를 양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아시는 몇 분의 성인들 중에도 이런 현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귀는 사람의 미니홈피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어가서 상대가 쓴 글과 수없이 달린 댓글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상대를 의심하여서 핸드폰의 문자와 통화내역까지 추적해서 의심을 풀지 않는 사람의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간혹 궁금해서 볼 수도 있으나 스토커들은 병적입니다. 한 번 보면 더욱 더 매달리게 되고, 한시라도 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들은 스토킹 한다고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관심이 더 많은 것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당하는 상대는 상당히 힘들어합니다.
두 번째는 고도화된 현대의 사회적 환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대는 좀 더 가까이에서 표정을 읽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죠. 기계나 디지털을 통해서 살아가다보니 따뜻함이 배제되어 있습니다. 인간적인 감정과 감성을 느낄 수 없어 인간은 더욱 고립되고 소외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매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가운데 특정 상대와 더 즉각적으로 대화를 원하고, 만남을 원하고, 사랑을 갈구하기 때문에 상대를 힘들게 합니다.
스토킹 하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정신의학적으로는 ‘경계성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로 규정짓습니다.
‘경계’라는 말을 둔 이유는 환자가 신경증적 증상과 정신증적 증상을 복합적으로 나타내고 있거나, 신경증과 정신병의 양쪽의 경계선에서 심각한 성격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증상을 ‘경계성 성격장애’라고 규정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감정의 기복이 아주 극명하게 달리 표출됩니다. 사랑에서나 직업적으로도 지속적이지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변동사항이 많습니다.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할 정도로 감정기복이 심합니다. 대개 스스로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어쩔지 몰라 하며 좌절하곤 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돌발적 행동으로 주위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감정적으로는 고독함과 외로움과 고립감을 많이 느낍니다.
그러다보니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당히 의존적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만일 자신에게 아주 지극히 정성을 보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극명하게 적개심을 퍼붓는다면 경계성 성격적 요인에 기인한 경우가 있다고 봐야합니다. 이러한 요인이 지나쳐 누군가를 향한 스토킹 현상이 발생합니다.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시작되지만 끝내 '증오'로 끝내게 되는 경우가 많죠.
대개 젊은 시절 이성에 대한 그리움이 많을 때 이러한 성향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기질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면 큰 대가를 치룰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삶의 의미를 올바르게 규정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상대나 주위 환경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위 환경이나 상대로 인해 내 행복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행복이 결정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높은 자존감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작은 용기를 북돋아줘야 합니다. 자기자신부터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은 이충헌의 <성격의 비밀>과 조성호의 <경계선성격장애>를 참조하여서 제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커들의 심리를 파헤쳐본 것입니다. 최근 전지현 복제폰과 관련해서도 스토커들의 심리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써보았습니다. 참조로 제가 집필하고 있는 <짜장면 심리학(가칭)>과도 연관되어 있기는 합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스토커의 심리나 행동이나 사례들을 좀 더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 앞으로도 <성격장애, 심리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틈틈이 연재하고자 합니다. 제가 턱없이 자료가 부족해서 책을 읽은 지식을 바탕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주변에서 여러분이 보시거나 마주한 관련 사례나 에피소드를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의 비평과 조언도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정보와 사연은 e메일로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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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사에 링크되어 있으니 관심있으신 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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