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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보험 아줌마" 무조건 싫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1. 14.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의 머릿속에는 ‘귀천’이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이러한 직업은 좋지 않다’는 식이죠.

대부분의 육체노동과 기능적인 일, 일부 서비스 직종의 일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육체노동이 아니면서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직종 중에 하나가 영업직이죠.

그 중에 제일 싫어하는 직종이 ‘보험영업’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직업으로 등록조차 되지 않은 ‘몸을 파는 일’등의 직업도 포함 되겠지만 제외하겠습니다.

(이미지출처: '메트라이프 생명' 홈페이지 화면 캡쳐)

비즈니스 출장차 미국에 잠시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친구가 ‘스트립 바’로 우리를 데려가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여인들이 춤을 추다가 실오라기 하나도 없이 다 벗어버리더군요@.@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믿지 않으시겠죠^^ 네, 다 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스트립 걸에 대해서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미국 친구의 말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해주는 것이죠. 일단 이런 여자들의 신체를 함부로 손댈 수 없습니다. 손대면 바로 즉각적으로 퇴장당하기 십상입니다.

심지어 태국의 경우에는 여자의 매춘을 성스런 행위라고 본다고 합니다. 물론 ‘매춘’을 미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보험영업하는 사람들을 그만큼 싫어한다는 것이죠.

프랑스의 위대한 기드 모파상의 ‘비계덩어리’라는 단편소설이 떠오르는군요. 이 소설에서는 여주인공 ‘볼더쉬프’가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혹독한 처우를 받는지 나옵니다. 주인공은 비록 창녀지만 프랑스에 대한 애국심과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이 마차를 타게 된 프랑스의 귀족들에게 무시를 당합니다. 그들이 배고파할 때 자신의 모든 음식을 다 주고, 그들이 포로가 되어서 억류되었을 때, 자신의 몸까지 던집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비참함 뿐이 없는 차가운 시선들이죠. 작가는 그녀에게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프랑스의 귀족들을의 천박한 위선에 냉소합니다. 주인공 '볼더쉬프'의 이름은 우리 말로 '비계덩어리'입니다. 저자는 결국 위선적인 귀족들을 비꼬아서 '비계덩어리'로 표현한 것이죠.

(이미지: 교보생명 홈페이지내 인쇄매체 광고 다운로드한 것임. 그래서 다른 곳보다 선명할 뿐임. 그냥 느낀 것인데, 보험회사에 첫 페이지에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있는 것 더 따뜻해보였습니다. 그냥 제 생각일 뿐이죠. 그런데 한국회사에서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첫 페이지에 찾을 수 없었고, 외국계에서는 찾을 수 있었네요. 아이러니네요.)

사람들은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천한 직업들을 떠올리면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가 봅니다.

‘보험 영업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보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마치 벌레를 보듯이’대하는 눈총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하는 사람들은 돈에 미쳤다는 둥, 헤프다는 둥, 바람을 핀다는 둥, 무식하다는 둥’의 이야기죠. 이런 오해는 아주 예전에 ‘승무원 직종’에도 있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고급 창x'라는 말도 안 되는 말까지 나돌았죠.

얼마나 지나친 오해입니까? 예를 들어 ‘헤프다’, ‘바람을 핀다’라는 것도 어떤 특종 직종의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죠. ‘바람피는 모든 사람들’이 상당수의 다양한 직종이나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왜곡해서 바라보는 것이죠.

평소에 연락이 뜸하던 사람들이 연락 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보험 팔려고 하는거 아냐?’라고 생각하곤 한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드라마에서도 옛연인이 찾아오면 보험이나 정수기 영업원으로 취급하겠습니까.

실제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이들의 접근이 달갑지만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접근 그 자체’를 불순하게 생각하는 것이죠. 이것은 상대방에게 상당히 큰 상처가 됩니다.


(이미지: AIG홈페이지내 첫 페이지 화면 캡쳐)

사람들은 나에게 접근하는 이런 세일즈맨들에게 거절을 해야 되는데 ‘차갑게 대하면 이들을 물리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절’을 참 매끄럽게 하질 못합니다. ‘싫다, 반대한다, 거절한다’라는 표현이 상대를 모욕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서로가 못견뎌하곤 합니다.

거절할 것은 거절하고, 인간관계적인 측면은 유지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융통성 있게 잘 처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저 역시 영업 쪽의 일을 하다가 친했던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된 적이 있었습니다. ‘너와 나의 관계가 있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그것은 다소 지나친 저의 욕심이었습니다. 친구와 전화로 크게 다툼을 한 이후 제가 하던 일을 곧 접었습니다. ‘차라리 이 일을 안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친구와 잘 지냅니다. 몇 년이 지나서 제가 먼저 사과의 전화를 걸었죠. 그 친구도 자연스럽게 저를 받아줬습니다.

‘왜 이렇게 말이 긴 거야?’라고 생각하는 생각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길게 둘러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다소 민망한 부분이 있어 에둘러왔던 점이 있었습니다.

제 아내가 보험을 합니다. 외국계회사에서 보험영업을 하고 있죠. 소위 사람들이 낮춰보는 ‘보험 아줌마’인 셈이죠. 남편으로서 아내를 돕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와주려고 하는데 잘 안 됩니다.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제 자존심 탓이죠.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될 일도 별로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습니다.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아내를 위해서 책을 한 권 써서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영업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브랜드를 구축해주고 싶은 것이죠. 고객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그렇다고 아내가 형편없는 세일즈 우먼은 아닙니다. 아내는 소위 잘 나가는 연봉 억대의 MDRT 회원입니다. 입사해서 거의 5년 연속으로 해냈으니 보통은 아닌 셈입니다. 그 덕분에 해마다 해외여행을 한 번씩 가곤 했습니다.

단순히 보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고 재무컨설팅을 도와줍니다. 아내에게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객관리도 철저해서 해약 고객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대부분 고객이 만족해 고객을 소개시켜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객만해도 3백여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보험협회에서도 인정하는 우수인정설계사라고 합니다. 상위 5%사람들만 인정받았다고 하는군요.

우리가 머리에 떠올리는 그런 '보험 아줌마'가 아닌 셈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봐도 누구보다 성실하고 따뜻하게 열정적으로 살아갑니다. 가족에게도 충실한 아내이자 어머니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습니다.

(아내 덕분에 지난해 가족들과 함께 여행했던 브루나이 왕국, 7성급 호텔 엠파이어 호텔앞에서)

그런데 ‘보험 영업’ 그 자체에 대해 불합리한 인식이 떠돌 때는 남편 된 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솔직히 인간적인 면으로 봐서도 너무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무작정 펜대를 들어본 것입니다.


(이미지: 삼성생명 홈페이지내 화면캡쳐, 첫 페이지에 사람들 이미지가 없어서, 컨설턴트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사진이 있는 장면을 화면 캡쳐해봤습니다. 보험하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시상식 행사와 여행이 가장 큰 행사인 듯 하더군요.)

‘보험’이라는 그 자체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보험 하나’ 없이 죽은 사람도 보았습니다. 그로 인해 힘들어하며 살아가는 가족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반대로 ‘든든한 보험’ 때문에 정말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보험하나 들어달라고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속마음에는 그런 마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잘못된 직업에 대한 통념이 없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써 봅니다. 아내와 같이 영업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기 위해서 쓴 글인데 다소 글이 길어졌습니다.

아내에게는 차마 이 글을 보여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혹시나 누가 될까봐서입니다. 아내는 거의 블로그를 보지 않습니다. 제가 어떤 글을 적는지도 잘 모르죠.

개인적으로는 보험영업이나 일반 영업,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 대한 악플은 일체 거절하고 싶습니다. 이들 영업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의 글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간혹 제가 지독한 악플에 시달려도 블로그에 올린 댓글은 한 번도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 대한 근거 없는 악플에는 무조건 삭제할 것임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위안을 주려고 했던 글이,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양해해서 댓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보험 아줌마, 나쁜 사람 아닙니다!
보험 아줌마도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랍니다. 제 친한 친구의 어머니도 30여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험을 하면서 힘든 집안을 이끌어 왔습니다. 조금도 부끄럽지 않으며 당당해하시는 친구 어머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영업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좀 더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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