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로그의 글들을 읽다가 용기를 내어서 메일을 보냅니다.
현재 20대 중후반의 여성으로 너무나 혼란스러운 취업준비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 2개월째, 전공 관련 업무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공무원, 공기업 등을 생각해야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1. 큐레이터. 흥미를 기반으로 쌓아갔던 경력과 능력.
저는 모 대학교 예술학과를 지난해에 졸업했습니다. 유학을 가려다가 공기업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다가 한 미술관에서 10개월가량 인턴 경험을 했습니다. 행복의 절정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제 적성과 학문적 열정, 그리고 좋은 기회들과 사람들로 인해서 작년까지 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쌓은 경력과 지식으로 대부분의 미술계 회사와 미술관에서는 합격을 보내주었었고, 심지어 지원하지 않은 곳에서도 오퍼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미술계에서 저의 브랜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고, 그에 따라 저의 자존감도 무척이나 높은 상태였습니다.
미술관에서의 전시팀 인턴 업무는 재밌었어요. 리서치를 하고 기획을 하고 상의를 하고, 또 학문적으로 스터디를 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규직으로 전환이 될지 알알는데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아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2. 문제들 : 재정적인 문제로 인한 유학좌절, 큐레이터라는 직업의 비정상적인 보수
작년 하반기부터 제 몸에 좀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유학과 인턴일을 병행하던 중에 제 뜻대로 되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제 주변 상황이 너무나 힘들어서 인지, 갑자기 쓰러지기도 했고, 단기기억상실도 일어나고, 물건도 너무 자주 잃어버렸습니다. 동네 병원에 갔더니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갔더니 아무런 증상은 없다고 하시고. 당시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깨달은 점은 아무리 제가 좋은 일들을 해도 반복되는 업무는 어쩔 수 없이 일이 된다는 점. 그리고 부모님이 더 이상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 그렇다면,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제가 원하는 만큼의 월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진로변경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능력과 경력을 쌓은 것이 아깝고, 아직도 흥미는 있지만,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어쩔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항상 저는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정상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는 직업에서 나는 우직하게 일을 할 수 있을지라는 의문감이 들었습니다. 박사과정까지 마친 큐레이터의 연봉이 2200정도 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랬습니다.
또한, 이런 일이 있기 이전에 유학 준비를 하면서 부모님께 직접적으로 서포트를 해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말 멍청한 질문에 서포트를 더 이상해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정말로 자살생각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들, 능력들, 내 이미지들과 자부심들까지 한꺼번에 무너져서 더 이상 살 가치를 못 느꼈고, 생각해왔던 삶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살면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이후로 몸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진로에 대한 생각은 끈기 있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현실에 굴복해버린 것 같고, 제 환경이 너무 원망스럽기도 했고요. 하지만, 힘을 내서 취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제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불안하고 힘듭니다.
3. 다른 준비들. 하지만, 후회와 불안감
그래서 부모님의 추천대로 교직원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서류에서부터 합격이 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지난해 졸업을 앞두고 취직 준비를 할 때쯤 기독교 학교인 **대학교 교직원 채용에서 총 4차에서 3차까지 합격을 했지만, 제가 원하지 않아 면접에 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유학도 생각이 있었고, 지방으로 가기 싫은 마음도 컸습니다. 이후에도 지방에 있는 큰 미술관에 운영 직무에서 최종까지 갔지만 지방에서는 일하기 싫어서 가지 않았습니다.
대기업, 공기업, 교직원 모두 서류를 쓰고 있지만, 예전처럼 열정도 흥미도 없는 상태에서 맞는 직무를 선택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너무 지치고, 또 진로와 미래가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보니 삶에 대한 의욕도 자꾸만 떨어져서 아무런 일 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상태입니다.
돈을 많이 주고 제 시간이 보장된 서울/경기 어느 곳이든 들어가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싶은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채용 설명회도 다녀보니 미래를 설계할만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연봉도 복지도 좋고, 또한 mba 등 학문적으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은 혜택도 제공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붙을 수 있을지. 너무 걱정입니다. 이도저도 안 될때는 공무원을 할까 생각중이지만, 준비했다가 또 안 되면 나이가 28살. 29살. 되어 갈 테고, 만약 그 때까지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경력을 쌓으면 더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 하지만, 또 평생 하면서 재정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네요.
4. 문제
문제는 삶에 대해 의욕이 없습니다. 자꾸만 서류는 떨어지고, 큐레이터/안정적인 직업 이 두 가지 중에서 방황 중이고 마음은 이미 안정적이고 보수가 적당한 직업인데, 취업이 너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했던 취직이 쉬운 큐레이터로 자꾸만 마음이 가구요. 그래서 예술관련 공기업들에 지원도 해볼까 했는데, 그것도 연봉에서 별 차이가 없어서 지원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문제는 근본적으로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해결될까요?
답변:
답변이 늦어져 너무 송구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근본적인 문제는 두려움이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문제해결방법은 어떤 분야의 취업보다도 자기 자신의 두려움을 몰아내는 것이어만 할 겁니다.
물론 취업은 중요합니다. 그런 두려움을 몰아내는데 여러모로 측면 지원을 해줄 응원군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런 경우에도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가 되어야만 그렇지 만일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취업 문제가 오히려 적군에 가담해서 자신을 더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없앤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두려움이 없다면 사람도 우습게보고, 안전도 우습게 여기고, 자연도 우습게보고, 인생도 가볍게 여기고, 미래도 준비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두려움은 자신을 위축시킵니다. 조금만 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어렵게 돌아가면 금세 풀이 죽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게 되는 겁니다. 두려움은 일도 힘들게 느끼게 만들고, 공부도 힘들게 느끼도록 만들고, 대인관계도 힘들게 느끼게 만들고, 인생도 힘들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그러니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될 정도의 두려움은 남겨두고, 불필요한 나머지 두려움들은 떨쳐내시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당당함이 있어야만 합니다. 지금 비록 일이 힘들고 잘 풀리지 않더라도 노력해나간다면 분명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자기암시를 하고 정기적인 운동을 병행해야만 합니다. 긍정적인 책들을 읽으며 긍정 문구를 발췌해 날마다 자기암시 트레이닝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러면서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왜 두려워하고 있는지, 두려움의 결과들이 실제로 일어나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두려움에 당당히 직면하시길 바랍니다.
사고의 제한을 두지 마세요. 특히 구직하는데 지역이나 업종에 대해서도 구애받지 말고 경험해보세요.
왜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시는지요? 외로워서 인가요?
왜 큐레이터 하는 일을 두려워하시는지요? 연봉이 낮은 것이 그렇게 두려우신가요?
왜 다른 일자리 찾는 것을 두려워하시는가요?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할까 두려우신가요?
왜 그런 두려움을 가지시는지요?
그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인가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일단 어떤 일이든 일을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문제는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겁니다.
간절해야만 합니다.
부모님이 유학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면 내 마음이 나약한 겁니다. 물론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테지요. 하지만 이제는 누구의 힘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강건하게 일어서야만 합니다.
강건히 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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