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27살 여자입니다
00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를 20**년에 졸업하였고, 취업문도 어렵고 집안형편상 제가 취업 준비하는데 도움을 줄 여권이 되지 않아 모 대기업 파견직이라는 제도로 2년 동안 일을 하였습니다.
들어간 시점부터 저는 2년에 경력을 쌓고 나와 다시 제 힘으로 취업준비하자고 마음을 먹었죠. 어쩜 그 2년을 그렇게 안일하게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다니던 대기업에서 2년 동안 일을 할 때, 경력이 될 만한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비교적 간단한 일이었고, 설계업무로 지원했던 일은 설계 업무보다는 비교적 쉬운 자재정리, 관리였고 그 프로그램도 해당 대기업에서만 쓰는 일이었습니다.
2년이 흘러, 저에게는 2가지 생각할 일이 있었습니다. 계속 이 대기업에 남는다면 연봉이 2700만원에서 3300만원으로 오르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재취업이었습니다.
하지만 2년 동안 일을 하면서, 저는 집에 들어오면 오늘은 내가 무엇을 했지? 라면 보람을 느끼지 못하였던 것 같다 취업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고, 남들이 한다는 토익공부, 토익스피킹을 준비했습니다. 어쩜 이게 가장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게 영어 성적이라고 생각했고 어학준비를 하였으나 지금 현재 서류를 넣은 곳은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곳 대기업의 정규직 공채를 썼을 때, 같이 일을 하던 부장님께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서류에 쓰면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원래는 실력이 없었다는 이미지) 라는 말씀에 이력에서 뺏고, 그 후 다른 분과 상담했을 때는 숨기지 말고 넣으라고 해서 이력을 기록하였습니다. 근데 왠지 저의 뛰어나지 않은 어학성적도 있지만, 파견직으로 일했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제가 무엇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이제는 만약 거기 있었더라면 연봉이 3300만원이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재취업하는 곳도 연봉이 많은 곳으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재취업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갔기에 그곳보다 더 좋은 조건(연봉)이라는 생각 때문이죠.
그렇다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돈을 포기할지 모르나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가 문제인 것 같아,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했는데, 얼마 전에 기회가 닿아 컨설팅해주는 한 분께 자소서를 보여드렸는데 100점 중에 10점짜리 자소서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나름 이틀을 고민하고 쓴 자소서인데 말이죠.
27살의 나이에, 여자 지방 공대생이라는 저의 타이틀에 + 계약직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제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서류탈락이라는 메일과 문자를 받을 때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계약직부터 잘못된 건지 아니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답답한 마음에 메일을 보내게 됩니다 .
답변:
많이 속상하시죠.
하지만 다니던 대기업을 왜 나오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나와서 기껏 한 일이 토익공부하고 토익스피킹 공부해서 다시 해당 기업 지원하신 것입니까. 마음 상하시겠지만 남들이 들으면 웃을 일입니다.
물론 정규직과 파견직이니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요. 하지만 있을 때 준비했어야죠. 계약직을 연장하고 그 계약직에 있는 동안에 정규직 취업을 준비했어야죠. 그러려면 누구보다 더 독하게 일하고 공부하며 준비하셨어야죠.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출발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있을 때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은 게 잘못된 겁니다. 그만큼 절박함이 없었던 거죠. 안일한 태도가 지금의 문제를 불러온 것입니다.
현재 이력서에 현대중공업 파견직 경력을 쓰고 안 쓰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써야 합니다. 있었던 사실이니까요. 그 공백을 뭐라고 답변하려고 하시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안 쓰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 드린 이유는 계약직 재직 중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며, 어떤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고, 어떤 성과를 올렸느냐 하는 것을 기업들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파견직이든 계약직이든 그런 일을 했다는 것 그 자체가 잘못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오히려 자신이 해온 일을 어떤 자세로 수행했는지에 대해서가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일을 단순한 일로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일들이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자세를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줬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정규직 채용의 기회도 별도로 있었을 겁니다. 아니라면 스스로 미래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소한 아무리 허드렛일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근무 중에 보였던 태도는 향후 근무태도에 직결되기 때문에 채용기업에서는 과거기업에서 일했던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보려고 하는 겁니다. 그것은 다녔던 대기업이 아니라 다른 어떤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력이 없는 신입직의 경우에는 대학생활 동안이나 그동안 살아온 태도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그러면 지나버린 과거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억울해 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나가버렸으니까요. 자신의 과오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한 실수이니까요. 인정해야죠. 왜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은 비난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정말 솔직하고 냉정하게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요. 가슴 아프지만 냉혹한 자기비판에서 변화는 시작됩니다.
최대한 과거를 조금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더 채우기 위해 앞으로의 삶을 더 전력 질주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줘야만 기업은 지원자의 미래를 믿고 채용을 고려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지나간 잘못은 잊어버리시고 새로운 직장에 새롭게 도전하시면 됩니다.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현재 자격이면 그다지 나쁘지도 않습니다. 27살에 대기업 경력이 2년이나 있지 않습니까. 다만 당장의 취업전선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다면 대기업만 찾지 말고, 높은 연봉만 찾지 말고 자신의 커리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연봉이 높은 직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경력을 쌓고, 능력을 쌓아나갈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겁니다. 협력업체와 같은 비록 작은 직장이라도 찾아서 다시 경력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세요.
야속하지만 조금 더 자신에게 엄격해보세요. 나중에 관대하게 다독거려줄 여유가 분명 생길 겁니다. 그러나 지금 괜스레 자신을 위안한답시고 애써봐야 더 나아질 것이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따끔한 독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통해서 성장해나가겠다고 다짐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다짐하고 성실히 일에 임하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면 결코 늦지 않습니다. 당장의 직장보다 더 지금 중요한 것은 지금 나 자신의 태도입니다.
일과 삶에 대한 조금 더 강렬한 열정과 올바른 태도를 다지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보세요.
나를 바로 잡으면 길이 보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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