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근래에 갑자기 찾아온 혼란에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하던 중 우연히 선생님을 알게 되어 이렇게 상담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4년제 간호학과를 진학했지만 1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에 있는 여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저의 꿈은 간호사였어요. 간호학과 진학만을 목표로 삼년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원하던 대학 원하던 과에 진학했지요. 아직 나이가 어리다면 어린 20살 나이를 먹고 살면서 제 인생은 계획대로 잘 풀린다고 항상 긍정적이었어요.
사실 고등학교 진학시기에 비평준화상태였기에 부모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향지원을 해서 계획대로 상위권을 유지하였고 계획대로 대학진학에도 성공했고요. 그런데 1년을 다니면서 내가 원했던 학과 생활인데 정말 분위기도 학업면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결국 부모님 허락 하에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스펙쌓기를 위한 휴학이었다기보다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좁은 세상 안에만 있었다는 생각에 여러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비록 남들에게 보일만한 결과물은 없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어요. 휴학한 거에 대해서...그리고 복학을 했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학업면이며 아래학번과의 경쟁... 유독 혼자 어울리지 못하고 떠도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학교 다니는 게 정말 죽어도 싫더라고요. 중간고사를 이주 앞두고 모든 걸 다 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 혼자만의 생각이 늘고 학교는 가기 싫어지고 과도 싫고 그러다보니 다른 직업이 눈에 들어왔고 이른 감이 없지 않게 부모님께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정말 충격이셨지요.
그동안 노래 부르던 학과에 진학해서 간호사 연봉이 올랐더라 실습가운 배송 도착했다 자랑하며 신나하던 애가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했으니까요...사실 부모님께서 형편이 안돼 학벌이 낮으시고 농업에 종사하시면서 취업 걱정 없는 학과에 진학한 저를 자랑스러워하셨거든요. 그동안 힘들게 일해 딸에게 보탠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으니...그날 처음 부모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사실 왜 그만두고 싶느냐는 질문에 타당한 대답도 못했어요...그저 간호사라는 직업을 현실로 생각하게 되니 무섭다. 다른 업을 하고 싶다는 말뿐이었죠. 그렇게 부모님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또 다시 휴학을 썼습니다. 돌아갈 생각에 휴학을 한 것은 아니고요. 제가 다시 꿈꾸게 된 직업과 연관된 전문학원을 등록했는데...막상 등록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학원을 다니면서 정말 이게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거였을까? 단지 학교생활이 싫어 급하게 선택한 도피처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부터 다시 간호학과 가도 잘할 자신 없는데 그동안 해온 것을 포기한 내 모습 그리고 그동안 잘 진행되는 것 같던 나의 삶이 한순간에 이렇게 되돌릴 수 없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벌써 22살. 이제와서 저의 삶에 혼란이 왔는데 답이 안보입니다 ...
답변:
답변이 늦어져 송구합니다.
그런데 막상 답변을 드리려니 다시 꿈꾸게 된 직업이 뭔지, 연관된 전문 학원의 교육이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움을 느낍니다.
원론적인 측면에서 답변을 드립니다. 진로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그 말은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답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진로결정을 하는데 방대한 요인이 관여하거나 서로 복잡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정해진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아무렇게나 마구해도 되는구나’ 식으로 해석을 해서도 안 됩니다. 올바른 선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능한 올바른 선택을 하자면 주변 환경 그러니까 시대적인 변화, 시기, 운, 트렌드, 경제적 흐름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의 지지여부나 경제적 여건, 학교, 학력, 전공 등의 외적 요건도 잘 알고 있어야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꿈, 적성, 흥미, 성격, 기질, 습관, 가치관, 능력, 역량, 끈기, 근성, 마인드, 의지력, 외모, 건강, 나이, 성별, 종교, 라이프스타일 등이 진로 선택에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진로결정을 하려면 이 모든 여건들을 다 고려해봐야 하는데요. 여러 가지를 알고 있으면 분명 해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으로도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에 진로선택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 스스로의 의지력과 실천력과 대인관계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이 상황에서 무어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내용만으로 해석해보자면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자신이 원했던 학과에 진학을 했으나 학과 친구나 선후배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다보니 ‘원했던 학과보다는 다른 학과가나 직업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이죠. 물론 그럴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인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을 전혀 엉뚱하게 해석하고 다른 방향으로 풀어보려는 시도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과나 직업을 선택해도 ‘대인관계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기에 다시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도 깊이 있게 깨닫지 못하고 또 다른 직업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런 식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노력을 기울이고 또 기울여야만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지 알지만 본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늘 사람들을 피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절대 그런 우를 범하지 말고 사람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를 풀어나가시길 바랍니다. 관계의 어려움은 내향적인 성격에서 비롯되는 부분이 많은데요. 제가 블로그에 올려둔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글들을 꼼꼼하게 읽어보시고 대안들을 실행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불거졌느냐 궁금하실 것인데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과 익숙한 친구들과 늘 함께 지내던 낯익은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잘 몰랐던 것이죠.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학생 정도만 되어도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들과 계속해서 관계하는 일들이 생기는데요. 이때부터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죠.
문제는 대학 뿐 아니라 대학을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그 관계의 어려움이 훨씬 더 커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할 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최대한 뽑지 않으려 노력을 기울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면 취업 자체가 어려워지고, 고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노력 정도가 아니라 온 힘과 에너지를 절박한 마음으로 쏟아 부어야 합니다. 그렇게 6개월만 하시면 충분히 변화됩니다. 그러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대인관계 능력 다음으로 의지력을 가지고 오락가락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가 분명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일단 시작한 일은 마무리 짓는 습관을 지어야 합니다. 간호사를 오랫동안 꿈꿔온 만큼 간호사로 일을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인생을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견디는 것이 우선입니다. 견딜 수 있어야 즐겨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일지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억지로라도 해야만 합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갈등과 의문의 연속입니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내가 하는 일에 의문이 생길 때마다 오락가락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법입니다. 그런 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년들이 참 많습니다. 야구로 치면 1루로 나가 2,3루도 거치지 않고 바로 홈으로 돌아오려는 경우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부디 어떤 일이든 일단 시작한 코스를 완수한 다음 그 다음 코스로 이동하시길 권합니다.
왜 공부하기 싫었는지, 왜 간호학과가 싫게 되었는지, 대학생활이 갑자기 싫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도 해봐야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앞으로는 고민을 하더라도 행동하면서 고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민을 해봐야 오히려 잘못된 결론을 내리를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실수를 저지르면서 사람은 배우는 겁니다. 하지만 해야만 할 행동을 지속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은 고민만 늘어놓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해냅니다.
막연한 두려움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이 일(간호사 또 다음으로 선택한 일)로 가슴이 뛰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죠. 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영원히 가슴 뛰기만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토록 가슴 뛰도록 그려왔던 일도 막상 하고 나면 일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뛰어난 사람들은 그런 가슴 두근거림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야만 그 다음에 가슴 뛰는 새로운 일을 찾아도 진심으로 빠져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가슴 두근거림이 멈췄다고 그때마다 멈추는 사람은 운명 같은 직업을 만날 수 없습니다.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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