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현님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KBS에서 방영한 호모아카데미쿠스(공부하는 인간) 방송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투브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아 일하면서 틈틈이 동영상을 봤습니다. 사실 1, 2편은 이전에 봤더라고요. 대충대충 봐서 앞으로 몇 번 더 집중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은 ‘공부란 무엇인지, 왜 공부하는지, 국가별로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최고의 공부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 재학 중인 4명의 학생이 주인공으로 각 국가별로 방문해서 공부하는 방식을 알아보는 내용인데요.
이들 진행자들이 한국을 찾아 처음으로 향한 곳은 대치동 학원가였습니다. 학교 수업이 다 끝나고 밤10시까지 학원수업을 듣고 집에 가서도 학교 숙제를 해야 한다는 학생들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누구를 위한 공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어쩌면 단원고 학생들과 부모님이 떠올라 더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비단 우리나라 학생들만 그렇게 고생하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이나 인도인들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하버드 대학생들도 그에 못지않게 치열하게 공부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학교의 우등생들은 공부가 재미있어서 한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의무감만으로 공부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에 반해 하버드 대학에 다니는 외국학생들의 경우에는 공부 그 자체를 즐기며 한다는 겁니다.
즐기면서 하다 보니 능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반면에 우리 학생들은 능력을 출중하더라도 결국은 지쳐서 오랫동안 공부를 지속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성인들은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거의’ 아니 ‘전혀’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면 그런 분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교과서만 들고 공부하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공부를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학년이 된 아들이 학교 가는 것이 재미없다고 학교 안 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감기약 먹고 가서 자고 싶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하니 감기약을 먹고 가면 졸리기 때문에 조는 것을 선생님이 뭐라고 말할 때 감기약을 먹어서 그렇다고 말하면 간호실에서 하루 종일 잘 수 있다는 겁니다. 오,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고 학교를 보냈지만 학교가 그만큼 재미없는 곳으로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생을 재미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공부도 재미만 추구해서도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재미’라고 하면 웃고 떠들고 노는 것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다시 반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학생들. 바로 우리 자신이겠죠.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새롭게 알아나가는 과정을 제공해주는 거죠. 몸으로 체험하고,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서로 교류하면서도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타고난 지능이나 기질이나 유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방송을 통해 교육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특히 한국인으로 태어나 유대인 부모에게 성장한 한 여학생이 놀라웠는데요. 외모는 한국인이었지만 모든 사고방식을 유대인식으로 할 뿐 아니라 뛰어나 보인다는 겁니다. 물론 타고난 지능이나 기질이나 유전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대인 부모의 학습방식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부모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인데요. 우리 부모들처럼 어떤 문제 그러니까 학교숙제나 학원 숙제를 풀기위해 도와주는 방식이 아니라 탈무드와 같은 책을 바탕으로 서로 상반되는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규정짓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서 생각을 깊이 있게 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겁니다.
오, 정말 부러웠습니다.
또 한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오늘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어떤 후보자는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자식으로부터 조차 욕을 듣고,
또 한 분은 전혀 인지도는 없지만 자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누구입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치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세상이 오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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