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나 보이는 직업이면에는 무수히 번거로운 노력이 숨어 있다!

삶에서 느낀 작은 교훈 하나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주말부부로 생활하다가 고향인 부산으로 이사해 와서 몇 년째 살고 있습니다.

 

부산으로 이사를 했지만 강연은 여전히 전국적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데요. 때로 정말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오늘 강연을 의뢰받고도 거리가 너무 멀어 받아들일까 말까 망설이다가 소개해주신 분의 마음을 보고 강연을 수락했는데요. 몇 번이나 다시 전화해서 거절하고 싶은 다짐을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정말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집에서 택시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해서, 노포동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강릉 버스터미널까지 무려 5시간 30분가량을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강릉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횡계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는 버스에 올라 30여분 가량 이동했습니다. 용평리조트를 들어가야 하는데 택시보다는 셔틀버스를 1시간가량 기다렸다가 타고 들어갔습니다.

 

강의가 끝나면 콜택시를 불러 서울로 가는 마지막 고속버스에 올라타야만 했습니다. 다음 이틀 동안 서울 강연이 있을 뿐 아니라 2개의 중요한 미팅까지 잡혀 있거든요. 그런데 막차가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다음 정류장까지 쫓아가 따라 잡아야만 했습니다.

 

이래저래 오늘 하루만 해도 10여 차례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무려 10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제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곳 용평리조트는 몇 번이나 운전을 해서 오기도 했던 곳인데요. 그나마 제가 운전을 직접 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서 비교적 편하긴 합니다. 작업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맡은 강의 시간은 단지 1시간. 이 한 시간을 위해 오늘 하루를 다 보냅니다. 이동하는 10시간뿐이겠습니까. 강의 준비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준비했는지 잘 모르실 겁니다. 적어도 100번 이상 강의록을 손봅니다. 강의록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고, 얼마나 경험들을 재정리했는지 학생들은 잘 모를 겁니다. 또 얼마나 부끄러운 실수들을 통해서 얻은 노하우들인지 짐작도 못하실 겁니다.

 

저나 학생들을 위해서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멋진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강의를 앞두고도 강의 장소에 미리 도착해 마지막으로 강의록을 검토하며 마음을 가다듬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은 모두 다 폼 나고 멋지게 보이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지요.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저 역시도 그렇지요. 하지만 멋져 보이는 직업 이면에는 얼마나 번거롭고 자질구레한 일과 노력들이 숨겨져 있는지 쉬이 간과하기 쉽다는 겁니다.

 

어디 저 같은 강사만 그렇겠습니까. 가수, 연예인, 의사, 변호사, 판사, 아나운서, PD, 기자, 화가, 스포츠 선수 모두 다 그렇습니다. 직장인은 안 그렇겠습니까. 디자이너, 광고기획, 연구원뿐만 아니라 경비원이나 일반 사무직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폼나 보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멋져 보이는 직장에 다녀도 다들 그것을 수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가벼워 보이는 일들조차 결코 가볍게 느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오늘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위대하고 성스럽게 행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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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