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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영업직에 무조건적인 알레르기를 보여서는 안 되는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3. 10. 15.

사람들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직업에 대한 ‘귀천’이 정해져 있다. ‘이러이러한 직업은 좋다. 저러저러한 직업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육체노동과 기능적인 일, 일부 서비스 직종의 일을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으로 꺼려지는 직업들을 암묵적으로 분류해두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육체노동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무직 직종 중 하나가 영업직이다.

 

영업 중에서도 제일 싫어하는 직종이 ‘보험 영업’이 아닐까. 보험 영업을 하려는 사람은 마치 벌레 보듯이 대하는 사람들의 눈총까지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할 정도다.

 

이처럼 사람들은 직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 보험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돈에 미쳤다는 둥, 무식하게 밀어붙인다는 둥, 뻔뻔하다는 둥 직업에 대한 편견을 인신공격으로까지 확대하곤 한다. 이런 오해와 편견은 예전에 승무원이나 일부 서비스 직종에도 일반화되어 성적으로 희롱하는 말까지 나돌곤 했다.

 

평소 연락이 뜸하던 사람이 연락해오면 상당수의 사람이 ‘보험 팔려고 하는 것 아냐?’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고 한다. 오죽하면 드라마에서도 갑자기 찾아오는 옛 연인의 직업이 보험영업원이나 정수기나 자동차 판매 사원으로 설정되어 있을까.

 

사실 경제적인 부분과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이들의 의도적 접근이 달갑지 않은 점도 분명 있으리라. 그런데 문제는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접근 그 자체를 불순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에게 상당히 큰 상처가 된다.

 

물론 자신에게 접근하는 세일즈맨을 거절하는 것이 어려워 접촉자체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특히 아는 사이일수록 더 그렇다. ‘싫다, 반대한다, 거절한다’는 표현이 상대를 모욕하는 것은 아님에도 이런 거절 상황을 서로가 못견뎌하는 부분도 있다. 한국인이 거절에 쿨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러나 거절은 거절이고 인간관계는 인간관계다. 평소 관계만 잘 유지하면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리 없다.

 

 

(이미지: 아내와 함께 출연했던 MBC방송 <생방송 원더풀 금요일>의 한 방송 장면)

 

나 역시 영업 분야의 일을 하다가 친했던 한 친구와의 관계마저 단절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에 영업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사실 내 아내가 보험 영업을 한다. 한 외국계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보험 영업을 하고 있다. 소위 사람들이 낮춰 보는 ‘보험 아줌마’인 셈이다.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엄밀하게 말해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된다.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내 자존심 탓이다. 예전에 비해 아쉬운 소리를 해야 될 일도 별로 없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을 소개시켜주기가 어렵다. 그래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다.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아내를 위해서 책을 한권 써서 힘이 되어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최고의 영업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이다’라는 내 믿음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내의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주고 싶다. 고객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을 정도로.

 

그렇다고 아내가 허접한 영업사원은 아니다. 소위 잘나가는 억대 연봉의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백만 달러 원탁회의 회원이다. 단순히 보험 상품만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고 재무 컨설팅을 해준다. 아내에게 도움을 받는 사람도 많다. 고객 관리도 철저해서 해약 고객이 거의 없을 정도다. 고객이 만족해 또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편견과 오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런 ‘보험 아줌마’가 아닌 셈이다. 최근에는 세일즈 일선에서 떠나 메니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내는 어떤 일이든 누구보다 성실하고 따뜻하고 생동감이 넘치며 열정적으로 일한다. 가정에서도 충실한 아내이자 아이들의 따뜻한 엄마로서 역할도 훌륭히 잘해내고 있다. 그래서 내 휴대폰에 저장된 아내의 닉네임이 ‘슈퍼맘’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잘못된 직업에 대한 통념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두 번째 이유는 아내처럼 영업 일을 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러한 위안을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이 글을 쓴 세 번째 이유는 영업을 통해서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영업을 통해 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성장해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다. 그렇기에 누구든 프로 직업인으로서 성장하려면 영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 고 영업 마인드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일자리의 10퍼센트 가까이가 영업 관련 직종이라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퍼센트가 훌쩍 넘는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영업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영업, 두려워하지 말자. 충분히 도전할만한 일이다.

 

내 친구의 어머니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30여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보험영업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이끌어왔다. 친구는 자신의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당당히 직업생활을

해온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물론 나도 내 아내가 자랑스럽다.

영업하는 모든 분에게 좀 더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일 영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나에게 연락하라.

최고의 파트너로 내 아내를 소개시켜 주리라.

 

* 참조로 이 글은 원래 아내를 위해 블로그에 올렸던 일상적인 글이었는데요. 몇 번이나 다듬어 제 자전적 에세이인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에 올렸던 글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사람들을 위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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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