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아무 계획없이 휴학했다가 공백이 길어져 갈등하는 여대생의 사연
안녕하세요
먼저 이렇게 상담해주시는 정철상 교수님께 정말 감사의 말씀드려요.
저는 올해 27살 여자이고 학력은 000대학교 생명공학과를 1학년 다니고 현재는 중퇴(제적)상태입니다.
사실 며칠 동안 울었습니다. 교수님께 상담 글을 보내려 저에 대해 써 내려갔는데 제 자신의 현재를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아무 계획도 없으면서 무조건 휴학해버리고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을 했지만 제 공백 기간이 벌써 4년이 넘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아버지도 명문대 의대를 가길 바라시며 기대가 크셨고 저도 공부를 잘하니까 사회적으로 최고의 직업 중에 하나인 의사라는 직업을 꿈으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명문대 의대를 갈 정도로 아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초까진 전교 손가락 안에 들곤 해서 가능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고등학교 때 제 등수가 알려지면서 시기심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때 개인 개인으로 시기심을 받아 봤지만 그렇게 단체로 받아보긴 처음이었고 소심하고 약한 저에겐 그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아무 말도 없이 당하기만 했습니다. 원래 열정적이고 다짐하면 해내고 말던 내 태도는 그렇게 단체로 시기를 당하며 사라져 갔고 성적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학년이 바뀌고 성적이 떨어지면서 아이들의 괴롭힘은 줄어갔지만 제 안에는 상처가 깊게 베어 3년 동안 아이들의 눈치를 보며 소외당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누군가 날 싫어하는 것 같으면 심리적, 정신적으로 무너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아무 준비 없는 상태로 수능을 보고 대학성적을 회피하며 어머니가 지원해주신 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올라가니 내 안에 있던 문제가 말썽을 부렸습니다. 학벌에 대한 열등감,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값비싼 등록금.
아무것도 없이 눈만 높아 전 이 대학교에 온 것이 창피했습니다. 그렇게 학교 이름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전공도 의전대를 위해서 정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1학기 때는 학점이 안 좋았지만 2학기 때는 성실하게 다니기도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처음에는 밝은 척 오바하며 살아남기 위해 절 바꾸려고 했습니다. 1학기동안은 그렇게 해봤지만 어렸을 때부터 뚱뚱했던 저에게는 남자들에게 놀림 받은 트라우마도 있었고 외모 콤플렉스가 심합니다. 그렇게 외면을 몇 차례 받았을 때 다른 이유는 전혀 떠오르지 않고 외모와 뚱뚱함으로 이유를 돌렸고 제가 소외받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전 학과친구들과는 멀어져 갔어요.
높은 등록금도 왜 내가 이 큰돈을 내고 대학을 다녀야 하는지 취직도 안 된다는데 그런 생각으로 휴학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쓰신 글들을 읽어보니 처절하게 후회가 됩니다. 요전 며칠간 교수님 글들을 읽어보면서 난 그냥 마냥 잘되겠지 난 특별하니까 이런 나르시시즘이나 가지고 숨어 살아가는 아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휴학 후 제 고민의 1순위는 어떻게 이 우울함과 소외감을 치유할까 였습니다. 매일 아무것도 없이 당하기만 하는 내 탓도 하고 나에게 못되게 굴었던 아이들과 외면했던 선생님에 대한 원망, 복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고 이걸 치유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후학 후 1년 동안 봉사활동을 짬짬이 하고 책을 읽었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숨어서 회피하고 싶었습니다. 저한테는 그 사람만나는 상처가 가슴을 저리게 했고 몇 년 동안 문득 내가 죽으면 이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이런 상태를 그렇게 일과 회피(방콕)을 반복해가며 그냥 그렇게 세월만 흘려보내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렇게 우울의 심한 상태는 빠져나왔고 아직 자존감이라는 것이 높지는 않지만 살아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냉정하게 제 현실을 직면하니 제 30대 40대 50대 등등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대학졸업도 못했고 4년 정도의 공백 기간에 전 취업이라는 것도 할 수 없을까요?
사실 직장생활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의사도 사실 조직생활이라는 걸 몰랐지만 전문직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모든 일이 고용하고 고용 받는 것 같습니다. 공백 기간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이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못하면 어쩌지?
나이가 많고 경력도 없어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못할지도 모르고 대학 나온다 해도 나이리스크도 많구나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수님 말대로 절망보다는 빛과 희망을 봐야 하는데 이제 어리석게 살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휴학 후 6년 동안 나는....>
- 휴학 후 1년4개월은 그냥 방콕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내 현실을 받아드리고 싶지 않았겠죠. 1년은 봉사활동을 조금 했습니다. 4개월 정도일까요? 날로 따지면 며칠 안 되겠지요.
- 2개월은 하루 4시간짜리 일을 하며 영어공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영어 문법 공부했고요. 열심히 했습니다.
- 1개월 반은 알바구하다가 5개월 동안 마트 일을 했습니다.
- 복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말에 그만두고 토플공부하면서 복학준비를 했지만 학자금대출거부로 무산.
그렇게 난 대학갈 팔자가 아닌가봐 하며 생각은 안 나지만 아마 방콕하며 5개월을 그렇게 보냈겠지요.
- 공공기관일자리를 얻어 1달 넘게 일하던 중 초등학교 교사가 최고란 말에 난 학창시절 공부 좀 했으니까 수능 다시 쳐서 들어가겠다는 생각에 일을 그만두고 수능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집안 경제는 좋지 않았고 제가 모아둔 돈 조금 있을 뿐이었습니다.
수능에 대한 환상 맞습니다. 그냥 선생하면 여유시간 많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해주고 안정적이고 그러니까 그냥 돌입한 거였지요. 모르겠습니다. 2달지나 환경이 바뀌게 되었는데 원래 환경이 좋았는데 공부 잘되고 있었는데 세상이 날 안 도와준다고 미친 듯이 울었습니다. 선생님 저 왜 그랬을까요? 저 또 회피하고 싶었던 걸까요. 탓하면서 도망가고 싶었을까요?
말도 안 되는 일에 전 그렇게 공부를 놓아버리고 날 비하하고 부정적인 생각 안 떠오르게 해주는 TV보고 잠을 자며 그렇게 시간이 갔고 그런 생활의 반복으로 2번의 수능을 더 보았습니다. 3년 동안 미친 듯이 공부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거의 매일을 공허하고 차가움 속에 눈을 뜨곤 했습니다. 중간에 지인의 회사에서 9개월 정도 사무보조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고 나니 내 나이는 26살이 되었고 더 이상 고통스러운 공부는 하기 싫었습니다. 작년에는 4개월은 또 공공기관 8개월은 영어공부를 했고 지금은 작심삼일형인간으로서 실망을 하고 삶이 무엇인가 없는 느낌 그냥 살아가는 느낌에다 슬럼프가 겹쳐 방콕생활이네요.
요약하자면 7개월 공공기관, 5개월 마트일, 9개월 회사사무보조3번의 수능준비, 고로 20**년12월부터 20**년3월까지 6년 4개월 중 공백 기간 4년 7개월인데요. 영어공부기간 빼면 약 4년. 제가 적어놓고도 말이 안 된다 생각되네요. 전 정말 생각 없이 이 시간을 다 흘려보냈습니다.
교수님 저는 작심삼일형 인간입니다. 교수님 블로그 글에서 이런 글귀를 읽었습니다.
====================================
반면에 끈기가 없는 사람들은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뭐든지 잘될 듯싶고 멋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패하는 사람들은 계획을 세울 때 지나치게 이상화(idealization)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실행에 옮기면 계획한 일이 어렵고 시시하고 지겨워서 금세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빡빡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깎아내리기(devaluation)라고 합니다. 실패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이죠.
=====================================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한번 마음먹습니다. 전 미친 듯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열정적이다 성실하다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구요. 당연히 과정은 괴롭습니다. 그런데 금방 실망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나 이렇게 괴롭게 살아야 하나 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잊지 않으려 시험범위 암기하던 때 정말 고통스러웠구요. 뭔가 빠르고 크게 얻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고통 받기 싫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심하려고 하면 마음속에서 멈추게 만듭니다. 또 다시 그 과정 속에서 고통 받기 싫고 또 실망하면 전 다시 방콕세상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깨달은 거지만 스티브잡스는 대학중퇴해도 그렇게 잘됐는데 나도 그러지 않을까? 같은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죠. 대학 중퇴하는 사람은 인생의 확고한 신념과 계획 그리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왜 전 몰랐을까요?
나이가 많으면 정상적인 직장 생활이 어렵다. 라는 글들을 보며 난 대학졸업도 못했는데 공백 기간이 이렇게나 많은데 현실이 차갑게 느껴집니다. 눈물만 계속 납니다.
하영목 박사님 따님이 대학교를 가지 않고 모든 일에 부딪혀 자기 길을 찾았다는 것에 감명 받았습니다. 근데 전 나이와 공백 기간 때문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냥 지금 제 꿈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인 능력도 없고 집안도 어렵고 무슨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겠다는 건지 결국 부모님께 붙어사는 그런 인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독서광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해온 결과 책과 친해졌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사실 가치관에는 더 혼란이 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존재일까 소유일까?
저는 노래를 잘하는 편이고 부를 때 좋습니다. 무대서 본 적은 없구요. 눈치 보는 성격 때문에요. 뮤지컬배우도 생각해봤는데 그 길은 엄청 험난할 것 같고 어설픈 재능은 재앙이라는 말씀 동감합니다. 시가 제 가슴을 울리고 음악에서 한번 씩 내적충만감이 드는데 그때 평온감을 느꼈습니다. 박웅현 광고인처럼 그런 순간을 많이 느낄수록 행복하다던데 저도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 거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은데 느끼고만 살기에는 기본적인 경제력도 중요하고 정철상 교수님처럼 자기 일에 전문적이고 성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바라왔던 행복을 찾겠다는 노력이 사치는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부모님 탓, 환경 탓 해왔는데 제가 이렇게 부족한 아이라는 게 부모님께 죄송하고 예전에는 간섭같이 느껴져서 많이 부딪치고 그랬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다 저를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과거로 돌아가 후회합니다. 부모님 말씀 잘들을 걸, 그때 대학입시 때 열심히 알아봤으면 교대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난 왜 이렇게 살아왔나 등등....
여러 검사결과와 제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강점 - 탐구심, 신중, 학습욕구, 노력, 몰입 (검사) / ISFP / 애니어그램 5번, 한 번 한다고 하면 해서 여러 번 다이어트 성공을 했고 현재 표준정도. 독서광이 되겠다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 몇 년 만에 책과 친해졌습니다.
단점 - 미루는 것, 전혀 행동하지 않음, Tv중독, 회피형 인간
성격 - 사람들은 모두 날 외향적이고 넉살 좋다고 하지만 그건 내가 생각해 본 결과 생존하기위한 자기방어, 지속적인 관계가 어렵습니다. 밝고 웃음이 넘지만 사람에 대한 눈치를 보고 잘 보이려고 하고, 책 읽고 생각만하고 실행력이 없는 그런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회피성 인격 장애 사람들을 두려워하지만 만나길 원합니다.
흥미 - 최근 진취형 사회형 / 학창시절에는 탐구형 진취형
어렸을 때부터 권력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아마도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지배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왜 이럴까 하는 생각으로 책은 심리학책을 많이 읽고 그러나 흥미는 중간정도입니다.
저는 이제 삶의 간절함을 갖고 살아보려 합니다. 더 이상 도망 다니기 싫습니다. 어리석게 살기 싫고 제 인생을 낭비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교수님 이제 깨달았습니다. 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요. 심리적인 문제는 제 삶의 영향을 아직까지 미치고 있지만 조금씩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존감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아주 간절합니다. 전 지금 두려워서 미치겠습니다.
꼭 답변 듣고 싶은 질문을 드립니다.
1. 저에게 해주고 싶으신 이야기 말씀 해주셔요.
냉정한 현실 이야기도 해주시고 꼭 희망적인 이야기도 해주셨으면 합니다. 전 지금 너무 좌절 상태라 꼭 부탁드립니다.
2.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학력, 공백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공백을 어떻게 설명 해야 하나요? 공백이라는 건 무엇인가요? 모든 일에 공백 공백 공백이 모든 일에 제 발목을 잡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3. 교수님 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학력문제인데 아무래도 대졸 졸업장은 있어야 하는데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면 좋을까요? 제가 나이가 문제인데 빨리 학위를 따야 할 텐데 마음이 급해집니다.
요새 대졸 졸업장 있어도 취업이 안 된다고 하니 학점은행제로 괜찮으려나 이런 걱정도 . 학점은행제 학과선택도 고민되고 학점은행 후 편입도 생각해 봅니다만 편입자체를 준비하다보면 또 기간이 길어질 것 같아서요. 야간대학편입도 괜찮을까요? 방향 좀 잡아주세요.
4. 돈을 벌면서 공부해야 되는데 제 스펙에 알바자리를 해야겠지요? 경력 같은 것도 중요하다고 하셔서 방향 부탁드립니다.
5. 교수님 블로그에 들어오기 전에 계획은 6개월 동안 돈 벌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자. 호주에서 2년 있고, 유럽여행도 하고 등등... 해외도 나가고 싶고 독립도 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버니까 좀 자유롭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교수님 글 읽으니 내가 워킹을 가는 게 맞는 건가 생각도 들고 1살이라도 어릴 때 정신차려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6. 제 진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린이를 좋아해서 어린이영어교사 쪽으로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영어 잘해서 공연 해외 라이센스, 수출 등 그런 일에 관심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강사도 하고 책도 쓰고 싶습니다. 현재로는 학력으로 취직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자기계발 세미나 다니고 책 읽고 사람 많이 만나면 될까요?
7. 공기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전 언제나 환상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 같아서 공기업입사에 대해 냉정하게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직업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늘 전 쉽게 보거나 난 안 될꺼야 하고 포기만 합니다.
8. 마음이 너무 급합니다. 또 다시 나태해지고 회피할까봐 두렵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제 인생에 공백이 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작심삼일형처럼 들끓다가 식어버리는 제가 싫습니다. 적극적이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선해야 할 제 태도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수님 긴 글 읽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의 블로그 글을 정말 많이도 읽었습니다. 절 냉정하게 보게 해주셨고 제 생에 막고 있던 막 같을 걸 걷어내게 해주셨어요.
며칠간 울기만 하고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나고 또 나태해질 까봐 나중에 후회되는 일을 할까봐 두렵기만 하지만 이제 희망을 보고 살고 싶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과거를 열심히 후회고 있지만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바쁘신데 이렇게 상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꼭 교수님 코칭을 개인적으로 받아보고 싶고 강연에서도 만나 뵙고 싶습니다. 희망이 옅으니 열정도 생기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답변 기다리는 동안 절망에 빠지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교수님 바쁘실 텐데 이렇게 상담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빛을 기다리겠습니다.
답변:
으아, 정말 장문의 글을 쓰셨군요. 생략해달라는 부분까지 포함했다면 가장 긴 상담 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힘드셨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데 나름대로 좋은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요. 죄송하지만 ‘참, 바보처럼 사셨군요’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 정도의 명문대학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대학부터 졸업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공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면 1년 정도 준비해서 전과를 하던지 아니면 다른 대학, 다른 학과라도 선택할 수 있었을 건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거의 5년이라는 세월을 그렇게 낭비했다고 하니 ‘바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세상에 의미 없는 일들은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모든 일에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죠. 어려운 일이 있을수록 겸손해지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니 말입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삶에서 마주하는 역경이나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한 개인의 자세와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분명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삶의 틀을 바르게 잡아간다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주신 질문에 답변을 드리는 형식으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저에게 해주고 싶으신 이야기 말씀 해주셔요. 냉정한 현실 이야기도 해주시고 꼭 희망적인 이야기도 해주셨으면 합니다. 전 지금 너무 좌절 상태라 꼭 부탁드립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려 지금까지는 너무 어리석게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으면 반드시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한 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되어 발생한 것이기에 문제가 풀리는 것도 한 번에 도약하듯 다 나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즉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라는 겁니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고 각오 다지면서 꾸준하게 삶의 변화를 위한 행동을 지속해 나아간다면 다시 삶의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어쩌면 더 멋진 길로 접어들 수도 있을 겁니다.
멋진 환상을 꿈꾸세요. 하지만 오늘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2.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학력, 공백에 어떻게 해야 할지...공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공백이라는 건 무엇인가요? 모든 일에 공백 공백 공백이 모든 일에 제 발목을 잡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긴 공백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기업에서 공백을 두려워하는 것은 다시 공백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은 사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공백이 긴 만큼 불리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공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시면 공백 기간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또래보다 1.5배 아니 최소한 2배는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잘못 살아온 자신에 대한 반성과 그러한 삶의 비장한 각오를 표명해야 합니다. 진심이 담긴 마음이라고 하면 통할 겁니다.
3. 교수님 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학력문제인데 아무래도 대졸 졸업장은 있어야 하는데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면 좋을까요? 제가 나이가 문제인데 빨리 학위를 따야 할 텐데 마음이 급해집니다.
요새 대졸 졸업장 있어도 취업이 안 된다고 하니 학점은행제로 괜찮으려나 이런 걱정도 . 학점은행제 학과선택도 고민되고 학점은행 후 편입도 생각해 봅니다만 편입자체를 준비하다보면 또 기간이 길어질 것 같아서요. 야간대학편입도 괜찮을까요? 방향 좀 잡아주세요.
지금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니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공백 기간과 나이 때문인데요. 게다가 본인 스스로도 학교 다니는 재미가 떨어질 겁니다. 공백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학위 취득을 빨리 하는 겁니다. 학점 은행제를 선택하시면 1년 만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는 곧바로 취업부터 해야 합니다. 일을 통해서 앞서간 친구들을 따라가야 합니다. 물론 나이도 많고 정상적인 대학졸업장이 아니라서 작은 기업에서 푸대접을 받으며 입사할 수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처우라도 피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면서 전력을 다해 미래를 준비하세요.
업무능력을 고취할 수 있는 학습도 부지런히 하시고, 책도 꾸준하게 목적성을 가지고 읽으시고, 강연도 함께 들으면서 자기계발도 해나가시고, 사이버 대학원을 통해서 석사를 취득하세요. 그렇게 4,5년 정도 준비하시면 첫 직장보다 훨씬 더 나은 새로운 직장이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는 너무 멋지거나 환상적인 일들을 찾지 마시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가장 낮은 자세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도약하면 됩니다.
4. 돈을 벌면서 공부해야 되는데 제 스펙에 알바 자리를 해야겠지요? 경력 같은 것도 중요하다고 하셔서 방향 부탁드립니다.
일단 학점 은행제로 학사를 취득하는 공부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경력 같은 경력으로 일을 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일단 회사 일자리부터 알아보시고, 만일 그러한 자리가 없다면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1달 이내에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5. 교수님 블로그에 들어오기 전에 계획은 6개월 동안 돈 벌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자. 호주에서 2년 있고, 유럽여행도 하고 등등... 해외도 나가고 싶고 독립도 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버니까 좀 자유롭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교수님 글 읽으니 내가 워킹을 가는 게 맞는 건가 생각도 들고 1살이라도 어릴 때 정신차려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네, 정신 차리세요. 지금 대학도 졸업하지 못하고 꿈도 못찾은 스물일곱입니다. 지금 정신 못 차리면 더 이상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해외를 가봐야 여전히 공백 기간만 더 늘어날 뿐입니다. 나중에 기업에 들어간다면 거의 해명불가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거라고 볼 수 있죠. 꿈 깨세요. 공백 기간을 따라잡고 경력 같은 경력을 구축하는데 몰입해야 합니다. 나중에 외국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자비로 갈 수도 있고, 직장을 통해서도 갈 수 있고, 다양한 통로가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너무 안 좋습니다.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와 위치를 잡는 것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6. 제 진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어회화공부중인데 지금은 일상회화정도만 하고 더 노력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어린이를 좋아해서 어린이영어교사 쪽으로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영어 잘해서 공연 해외 라이센스, 수출 등 그런 일에 관심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강사도 하고 책도 쓰고 싶습니다. 현재로는 학력으로 취직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번 해에 실용영어를 미친듯이 공부한 것도 영어 잘하면 기회가 많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자기계발 세미나 다니고 책 읽고 사람 많이 만나면 될까요?
네, 지금 상태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영어회화 공부나 실용영어 공부한다고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거듭 죄송하지만 꿈으로 그려왔던 일들은 당분간 포기하세요. 영원히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포기하면 나중에는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꿈만 생각한다면 나중에는 이루기 어려울 겁니다.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는 것이 분명 도움은 될 겁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더 혼란스럽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책에 나오는 환상적인 이야기에 너무 빠져들지 마세요. 사실은 책이 나쁜 것이 아니라 읽는 독자 스스로 자신이 유리한대로 해석하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좋은 쪽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책은 경험과 더불어 우리 일상의 삶과 같이 가야 더 빛납니다.
일은 꿈꾸는 일과 관련한 일자리부터 일할 수 있다면 그러한 일부터 시작하는 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꿈꾸던 일이 아니어도 좋으니 어떠한 일이든 일부터 시작하세요. 사실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이 6년인 만큼, 회복하는 시간만큼 그 정도 걸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적어도 5,6년간은 개인적인 욕구와 욕망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나가세요. 그러면 소원하던 꿈도 이룰 수 있게 될 겁니다.
7. 공기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전 언제나 환상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 같아서 공기업입사에 대해 냉정하게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직업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늘 전 쉽게 보거나 난 안 될꺼야 하고 포기만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지금 당장은 포기해야 할 겁니다. 다른 지원자들과 정상적으로 겨뤄서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권유하는대로 미래를 위한 부지런히 학습하고 장기적으로 경력을 구축해나가면 이후에도 충분히 도전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 때까지는 모든 환상적인 이야기로부터 벗어나시고 오로지 냉혹한 현실만 바라보고 지금 현재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세요.
8. 마음이 너무 급합니다. 또 다시 나태해지고 회피할까봐 두렵기만 합니다. 더 이상 제 인생에 공백이 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작심삼일형처럼 들끓다가 식어버리는 제가 싫습니다. 적극적이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선해야 할 제 태도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순간 몰입해야 합니다. 정말 전력을 다해 나 자신을 불태워버리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봐야 합니다. 초라하고 비굴할지라도 일단은 살아남아야 합니다. 생존해야만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겸손한 자세로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다시금 채워나가시길 바랍니다.
머리로만 생각지 마시고, 온 몸으로 행동하고 익혀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 따뜻한 카리스마와 인맥맺기:
저와 인맥 맺고 싶으시다면, 트위터 @careernote, 페이스북 친구맺기+, 비즈니스 인맥은 링크나우+, 자기경영 클럽 활동하고싶다면 클릭+^^, Han RSS 구독+^^, Daum뷰 구독자라면 구독^^,
고민 상담 희망하시면 career@careernote.co.kr (무료,단 공개, 상담원칙 보기+),
유료 코칭 희망하시면 클릭+, 카리스마의 강의주제: 보기+^^,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다면 상세프로필 보기^^*,
국내최초 취업진로지도 전문강사 교육생 모집 : 자세히 보기 + 한기대 HRD연수생 모집: 자세히 보기+
주요저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고민 상담 Q&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업을 목전에 두고 이거 할까 저거 할까 망설이는 구직자 심리 (2) | 2012.06.12 |
---|---|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질 때, 어쩌죠? (3) | 2012.06.11 |
보험회사 영업직 제안 받았는데 어떻게 할까? (3) | 2012.06.09 |
두려운 마음이 드는 예비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한 마디 (9) | 2012.06.07 |
외모 콤플렉스에 게임중독으로 대학 중퇴에 이르기까지 (2) | 2012.06.06 |
동성애자는 한국에서 취업할 수 없나요? (3) | 2012.06.05 |
군대 면제 받았는데, 이 시간 동안 뭘 할까요? (3) | 2012.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