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노트 :: 양자 선택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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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선택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고민 상담 Q&A 2012. 5. 14. 06:51 Posted by 따뜻한카리스마

부제: 플러스 1의 대안을 고려하라!

 

정철상 교수님, 안녕하세요.

몇 년 전 부터 우연히 교수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어 교수님의 글을 읽고 있는 33살 미혼녀입니다. 요즘 복잡한 상황 속에서 고민을 하다가 상담을 부탁드려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영어권 나라로 이민을 간 교포입니다. 어중간한 나이에 한국을 떠나서 영어와 한국어를 둘 다 잘 구사하면서도 어느 쪽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정인 정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금 살고 있는 이 나라도 참 좋아하구요. 고등학교 때 잠시 한국에 갔을 때 IMF가 터졌고 그 영향으로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대학 때 정치 경제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만 2학년 1학기 후 1년간 휴학을 했습니다.

 

생각했던 공부와 달랐고, 성적도 잘 나오지 않아서 공부할 의욕도 없었습니다. 휴학하는 동안, 어릴 때부터 취미로 해오던 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복학을 하고, 부모님의 권유로 경제학과는 간신히 졸업을 한 후 음악 대학 학부생으로 다시 입학을 했습니다. 음대 성적은 좋은 편이어서 졸업 후 바로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받는 장학금을 받고 일본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 1학년에 재학 중에 지진이 일어났고 지진 후, 가족이 있는 지금의 나라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지진이 계기가 되었지만 솔직히 박사 1학년 때는 오랜 외국 생활 동안 생긴 향수병과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일본 생활을 접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지진을 핑계 삼아 귀국한 것이지요.

 

석사를 마치고 일본에서 취직을 하려고 하였으나 실패를 했고 열정이 없이 입학한 박사 과정이었기 때문에 포기가 빨랐던 것 같습니다. 지진 후, 가족이 있는 영어권 국가에서 정착하고 살기로 결심을 한 후 진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예체능 분야는 프리랜서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일이기 때문에 평생 계속 하고 싶은 분야입니다. 학부 때 방황하던 저에게 열정이 무엇인지 처음 눈 뜨게 해준 소중한 저의 일부분이고요.

 

소위, 예술가, 라는 타이틀이, 저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시켜 준 것도 사실입니다. 친구와 가족, 그리고 학교에서도 조금씩이나마 인정을 받았었거든요. 하지만 프리랜서로서 일이 구해지지 않자, 직장을 다니면서 내 일을 계속하기로 결심을 하고 구직을 시작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취직을 하려니 예체능계 학위는 소용이 없더군요. 몇 개월의 구직 후 겨우 인연이 닿아서 일어를 사용하는 콜센터에서 잠시 일했습니다만, 도저히 적성에 안 맞고 마음이 우울해져서 두 달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우울증 기질이 있고 내성적인 저에게는, 날마다 집에 와서 울만큼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따고 난 후 취업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콜센터에 취직하기 전, 예체능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치료사 과정에 합격을 했는데 조사를 해볼수록 취업이 아니라 개인 클리닉을 개원하는 졸업생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아무리 적성에 맞는다고 해도 취업이 안 되면 지금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여 고민하던 중, 로스쿨에도 원서를 내보았습니다. 솔직히 법대는 학부 입시 때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법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고 싶었거든요. 법대에 전과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성적이 나쁜 관계로 포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예체능으로 방향을 전향한 후에는 미련 없이 잊고 살았고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어머니께서 법대 이야기를 꺼내셨고 마침 마감 하루 전 날이기도 했던지라, 별 생각 없이 원서를 넣었네요.

 

여기 로스쿨은 입학 때, 성적순으로 학비가 저렴하게도, 아주 비싸게도 책정되기도 합니다. 비싼 학비로 입학을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저렴한 학비로 합격을 할 경우에만 다니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 시스템은 원서 내는 것이 아주 간단하더군요. 특별히 시험도 없고 수능과 학부때 성적으로만 입학이 가능하게 되어있어서, 클릭 몇 번으로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그리고 원서를 낸지 열흘 만에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로스쿨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하지 않다가 열흘 만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이 된 것입니다. 솔직히 예체능 학부는 학점 관리하기가 타 과보다 수월하기 때문에 성적도 좋게 나왔고 그 덕을 본 것 같습니다. 학비도 전에 응시한 예체능 치료사 과정과 거의 비슷하게, 저렴하게 책정되었고, 상식적으로 취업율을 생각할 때 치료사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에 합격 통지서를 받고서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내내 저 때문에 마음고생 하신 부모님은 뛸 듯 기뻐하시고, 물론 저도 저렴한 학비만 내도된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낮아졌던 자존감이 조금 회복되는 것도 같았구요. 근데 그 기쁨이 딱 하루가 가더라구요.

 

그 후에는 내내 고민 중입니다. 예체능으로 방향전환을 한 후, 더 행복해졌고, 이 길이 맞는 길이라고 확신을 했었어요. 하지만 재능이 부족해 취업이 안 되는 걸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도 괴로운 건 사실이었구요. 물론 예체능은 평생 취미로라도 계속 하려고 합니다.

 

MBTI에서 제 유형은 ISFP입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남 앞에 나서는 것 싫어하고, 겸손하고(=의도적 겸손이 아니라 자기 PR을 못해서) 동물이나 어린애들 좋아하고, 논리적 사고를 한다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예민하며, 우울한 기질도 있습니다. 목가적인 생활을 동경하고 시골에 살면서 농부나 작가로 살고 싶다는 꿈도 꾸곤 했습니다. 쉽게 거절을 잘 못하는 타입입니다.

 

굳이 로스쿨에 어울릴만한 성격적 부분을 꼽으라면 잘잘못을 따지는 습관이 있고 교과서적인 도덕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제가 고지식하고 싸가지(?)가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네요-.-;;

 

또 하나를 꼽으라면, 어릴 때부터 뇌물이나 정치계의 부조리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라면 청렴결백할 텐데라고 생각해본 적은 종종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왕따까지는 아니지만, 그리 인기가 있지는 않고요, 친한 한 두 명과 마음을 터놓는 진실한 관계를 추구하는 편입니다. 연애나 결혼에 관해서도, 지금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금은 자신이 별로 없습니다. 제 자신이 좀 더 떳떳해질 때, 인연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에서, 건강상의 문제로 우울증이 심해졌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후로 구직에 실패하거나, 직장생활에서 지칠 때마다 낙심하고 우는 제 자신의 모습에 놀라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이렇게 스트레스에 약한 인간인지 뒤늦게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여기서 조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성격의 저도 로스쿨에서 살아남아서 취직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제가 로스쿨를 다니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요? 합격할 거라는 확신이 없었기도 하고, 원서를 넣을 당시 제가 너무 힘든 상황이기도 해서 합격을 한 후에 대해서는 미처 제대로 생각을 해보지 못 한 것이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꼭 법조인이 아니라도, 정부기관이나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예민하고 쉽게 우울해지는 성격인데 로스쿨에 들어가서 치열하게 공부하며 그 스트레스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엄두가 안 나네요.

 

소위 예술가(?)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생계를 위해서 그리 관심 없는 분야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인생을 상상하니 때론 이게 인생이다, 이제부터는 고생해오신 부모님께 효도하자, 싶으면서도, 때론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로스쿨 학비는 납부기간이 3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저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인 만큼, 저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을 해야 할 문제이지만, 도저히 어느 방향으로도 확신이 서지 않아서 괴로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정철상 교수님, 혹시 저의 사연을 읽으시고, 철이 없는 제게 어떤 따끔한 질책, 충고, 조언이라도 주실 수 있으시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00 드림

 

답변:

고민스러운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군요. 어떤 선택을 할 계획이신지요? 왜 그렇게 할 생각인가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제가 상담답변을 드릴 때 많이 드리는 답변 중에 하나가 결코 선택이 운명을 결정짓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선택의 잘못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함인 경우가 많습니다. 선택 이후의 각 개인의 의지와 행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제 믿음 때문에 저는 선택 이후의 각 개인의 자세와 태도를 강조하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는 분명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선택을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같이 해볼까 합니다.

 

대안을 항상 +1 또는 +2을 더 고려하세요. 어떤 말이냐 하면 지금 로스쿨을 다닐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양자선택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사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실수를 범하죠. 쉽게 말하자면 두 가지 선택 이외의 또 다른 대안을 한두 개 더 마련해보라는 겁니다. 제한된 사고의 폭을 넓히면 훨씬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그렇게 대안들을 도출한 다음에 각 대안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해보세요. 그러니까 장래성, 실현가능성, 경제적 효율성, 목표달성기간, 주변의 지지, 나의 능력, 나의 흥미, 책임감 등으로 나눠서 각 항목에 점수 가중치를 부여해서 평가해보는 거죠.

 

도표로 예를 들자면 이런 형태가 되겠죠.

대안

장래성

실현가능성

경제적 효율성

시간적 효율성

나의 의지,능력

흥미,적성,,,

합계 점수

로스쿨 등록1

(변호사)

로스쿨 등록2

(법과 관련한 직업)

로스쿨 미등록1

(관심 예체능분야)

로스쿨 미등록2

(직장 생활, 특정직업)

로스쿨 미등록3

(전혀 다른 개방된 선택)

 

이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분석이 있어야 하고요.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조언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각 항목에 본인 스스로 점수 가중치를 잘 구분해서 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지 고민을 한 후에 최종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 일단 선택을 하고 나면 그 선택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해서 몰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설령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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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쉽지않은 선택이겠어요^^
    잘보고갑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2012.05.14 07:31
  2. 신기한별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12.05.14 14:28 신고
  3. 뽐뿌오지구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찾고 싶은 내용이었는데 감사합니다^^

    2020.05.07 15: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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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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