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교수님이 쓰신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라는 책을 보고 메일 보냅니다.
무턱대고 제 고민을 털어보아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읽으시는 도중에 밑받침이 틀리거나 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저는 20대 초반의 유학생입니다.
중학교 때 유학을 시작하여 캐나다, 000, 000을 거쳐 20**년에 한 영어권 국가에 왔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작년까지 참 철없이 지내 제 나이또래 아이들은 벌써 대학을 들어갔는데 저는 이제야 입학허가서를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한 친구와의 문제로 고민이 생겼는데요. 20**년도에 이 나라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왔지만은 매번 그랬듯이 적응을 한다는 핑계인지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 다녔어요.
그 중에 만난 한국친구인데요. 기숙사도 옆방이고 클럽 놀러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정말 부모님들은 별로 안 좋아하시는 공통점이 많았던 친구에요.
제가 유학을 하면서 나라도 많이 옮겨 다니고 해서 친한 친구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 친구를 만나면서 '아 정말 이렇게 나랑 잘 맞는 친구를 또 만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친했어요. 그 친구는 워낙 00에서 유학을 한지 오래되어 마당발이고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큰 회사 사장님 딸이더라구요. 그 친구의 친구들 또한 돈도 많고 대부분 이 곳에서 유학을 같이하는 애들이었어요.
문제는 20**년 초반에 그 친구가 비자문제로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어버렸어요. 그 친구가 한국으로 들어가니 바로 전에 원래 그 친구만 알던 남자애를 사귄다는 귀띔을 해주고 돌아갔어요. 그 남자애는 그 여자애가 떠나자마자 저희 학교로 들어왔어요.
저는 워낙 그 여자애랑만 다녀서 아무리 무리로 놀았지만은 그 여자애가 한국으로 들어간 후 잘 어울리지 않고 지냈는데 그 남자애가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저는 어차피 그 여자애가 돌아오면 다 같이 지내자는 마음에 얘기는 나누었지만 그 남자애에게 마음은 없었어요.
그렇다가 그 남자애가 저를 좋아한다고 그랬고 계속 구애를 했어요. 저는 매번 거절을 했었죠. 왜냐하면 아무리 제 친구가 한국에 있어도 메신저를 통해 계속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이죠. 얘기를 나눌 때 그 친구는 그 남자애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냥 그 남자애가 사귀자고해서 사귄 것이고 자기 타입도 아니라고 얼마 전 클럽에서 만난 친구의 친구랑 원나잇을 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그래도 저는 굳건하게 그 남자애를 거절해야했지만은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적이 한 번 밖에 없었구요. 외로워서인지 그 남자애가 저를 정말 좋아한다고 착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친구도 뭐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제가 드라마 속에 나오는 나쁜 매력적인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어요. 그리고 제가 예술을 배운다는 핑계로 이런 것 한번쯤은 해봐도 된다고 저를 push한 것 같아요.
그렇게 남들 몰래 그 남자애와 딱 9일을 사귀었습니다. 제 친구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제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잘못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남자애는 그 여자애와 조금 사귀다가 깨지면 저한테 돌아온다고 하였어요.
결국 우리는 비밀로 하자는 말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지냈는데 그 여자애가 그 남자애를 사귀면서 없던 애정이 생기고 관심이 생겨 그 남자애의 뒤를 캐기 시작했어요. 그때 알아 차렸어요. 이 여자애가 무서운 애라는 것을.
남자아이의 컴퓨터를 뒤지고 핸드폰의 여자애들을 다 지워버리고 그 남자의 미니홈피 메신저를 해킹하여 그 남자애가 자신이랑 사귀면서 엄청 많은 여자애들이랑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 충격을 저한테 털어놓고 저를 의지했는데 신기하게도 저는 안 걸리더라구요.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여름 방학이 되어 그 여자애가 알게 되었어요. 반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여자애는 그 남자애에게 더 깊이 빠졌고 그의 잘못을 덮어주려는데 마지막으로 그에게 떠보듯이 물어봤데요. "나는 다 안다 니 입으로 솔직히 말해라" 하여서 그 남자애가 저와의 사이를 말했데요.
그 남자애는 제가 먼저 뒤통수를 쳤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그 남자애는 저한테 진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제 탓을 했어요. 저는 너무 당황한 마음에 아니라고 부정을 했습니다. 그게 제일 큰 문제였을지도 몰라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남자애는 저와 사귀면서 고작 9일 사귀면서 다른 애들에게는 제가 달라붙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고, 그 여자애는 그 후 미니홈피나 페이스북 모든 곳에 제 욕을 했었어요. 쓰레기 보다 못한 년이라니 고통을 기대하라느니 유치하지만은 무서웠어요.
나를 모르는 이들도 나를 욕하는 것 같았고, 같이 다니던 친구들에게 제 욕을 하더라구요. 만약 A라는 친구가 있으면 그 여자애가 A에게 단짝이라면서 내 남자친구랑 사귀었다. 그리고 옛날에 니 욕을 했다 또 니 남자친구가 자기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했다 조심해라는 말을 A만이 아닌 B,C등 제 주변 모든 사람들이 저를 미워하고 피하게 만들어버렸어요.
제가 그 여자애를 1년 동안 정말 같이 지내면서 잘 아는데 저를 용서하는 것 보다, 저를 누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오래 갈 듯해요. 저는 이번에 대학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제가 들어갈 학교에 한국인들이 그 여자애가 쉽게 또는 잘 아는 사람들일 텐데 또 어떻게 저를 욕할지 걱정이 되고 무서워요.
그 여자애가 그 남자애에게 그런 말을 듣고, 두 달 후 연락이 왔었어요. 다시 친하게 지내자고...그러면서 문자도 몇 번하고 했지만은 서로 사는 곳도 다르고 해서 잘은 만나지 못했지만은 저는 1년 동안은 또 파운데이션(예술대학 들어가기 전에 수료를 받아야하는 과정,1년 과정인데 작년에 수업일수 미달로 받지 못하여서 이번년도에 다시 했어요. 그 여자 친구도 마찬가지) 을 다니면서 친구도 아무도 사귀지 않고 혼자지내면서 입시공부를 하고 학교를 수료하고 이번에 입학을 하게 되면서 그 친구도 나와 같을 거라는 마음이랑 다시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학교 일은 잘 되어 가냐는 등의 말을 하니 싫증이 나서 저랑 더 이상 친구할 필요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그 A한테 이야기를 했데요.
그래서 저는 더 이상 그 여자애와 친구는 못 될 것 같아요. 그리고 1년을 혼자 지내다보니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 여자애는 부자고 저는 저희 부모님이 맞벌이하여 힘들게 보내시는 것이고 그녀와 재밌게 나누웠던 추억 또한 뭐라고 해야 하나 그냥 재미만 있었어요.
이제는 저도 그 애와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요. 제 뒤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며 저도 실망을 했어요. 그냥 제 앞길을 망치려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예술을 공부합니다. 좀 더 깊이 말하면 패션인데요. 패션은 인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여자애는 패션은 아니지만 예술을 공부하고 많은 친구들이 겹칠 텐데, 저는 그냥 다 고루 잘 지내고 싶어요.
20대 한인사회가 너무 작아서 한번 소문나면 다 알거든요. 거기다 그 애가 거짓소문 더해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기만하면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요.
또 다른 고민거리 하나가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데요. 저는 이번 년도에 또 대학을 못 가게 되었어요. 입학허가서는 받았는데 한국 경제가 너무 안 좋아져서 그런지 못 들어가게 되었어요. 차도 파셨고 집도 작은 집으로 옮겨서 부모님이랑 저랑 같은 방에서 자고지내요. 제가 너무 무너지는 것만 같아서 다 포기하고 싶고 가끔은 그냥 죽고 싶기도 해요. 근데 부모님께 여태 고생만 시키고 부모님이 저에게 쓰신 돈보다 제가 값어치가 없는 것 같아 죽어도 제가 잘날 때 죽는 게 났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그 여자애가 제가 좌절하는 모습을 본다는 생각하면 일어나야하는데 갑자기 덮친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냥 제 답답한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고 교수님이 쓰신 책을 읽고 용기 내어 교수님께 나누어보아요. 쓰다 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
제 상황 혹 마음을 이해하셨을지 모르겠네요. 말솜씨도 없고 2년을 압축시켜 쓰려니 어렵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턱대고 고민을 털어놓아 죄송합니다.
답변:
애간장 많이 태우셨겠습니다. 그렇게 친구와의 문제를 풀며 겨우 겨우 마음을 쓰다듬었는데, 희망했던 대학마저 경제적 형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요.
우리는 수많은 유혹과 충동의 시대에 살아가는데 때로 어떤 일은 쾌락과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그 여자친구에게 솔직하게 남자가 대시한다고 말했더라면 가장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솔직하게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좋든 싫든 그런 여자친구도 잘 사귀어 놓았더라면 나름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또 다른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주변에 친구나 가족이 부자라고 해서 특별하게 제가 도움 받는 일은 거의 없더라고요. 결국 스스로를 세상으로 드러내려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그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서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겁니다. 설령 그렇지 아니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면서 괴롭힌다면 이번에는 참지 말고 본인도 그 여자 분에게 대응하세요.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세요.
경제적 문제에 봉착해서 여러모로 마음이 위축되어 있으실 것 같은데요. 힘내시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에 보면 그 친구와 너무도 비교되는 삶의 현실에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요.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부분에 대한 보복성으로 그 남자를 만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가난함으로 인해 어려운 경험을 해봐서 어느 정도 압니다. 그런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나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 도전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 이후에 하나씩 삶이 바뀌어 나갔습니다. 물론 10여 년간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여전히 가난했죠. 어찌 보면 15년가량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15년 즈음부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해서 20여년이 흐른 지금에는 나를 앞질렀던 친구와 삶이 역전되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조금씩 더 벌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용기를 내시고 그런 일에 마음쓰지 마시고 삶에서 마주치는 작은 과제 하나하나에도 충실하게 온 힘을 기울여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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