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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사회적 거짓말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6. 15.

부제: 신정아 사건 뒤에 숨어 있는 거짓말의 심리
거짓말과 관련한 한 가지 진리가 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한 번 하면, 그 거짓말을 정당화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한다. 거짓말의 연쇄반응이다. 나아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면, 자기도 그게 거짓인지 진실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졸업을 앞두고 계속 취업 전선에서 탈락했는데, 도무지 면목이 없어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운전면허증 시험에서 3번이나 떨어졌는데도 자존심이 상해 합격했다고 거짓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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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거짓말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의로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이 습관처럼 반복되면 결국 큰 문제나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여러 사례가 있겠지만 한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학력위조 사건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박사학위를 조작하고도 자신은 그런 기억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던 신정아 사건을 보자.


그녀는 결국 사문서 위조로 구속되었는데, 이 사건 이후 그 여진이 일파만파로 퍼져 그동안 학력을 속여 왔던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줄줄이 후 폭풍에 시달려야만 했다.


마크 트웨인의 단편소설 중에 『거짓말에 관하여』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청교도적인 믿음이 중요한 덕목이었던 시대에 살았던 어느 두 할머니의 이야기다. 늙은 두 자매는 평생 거짓말 한 번 하지 않고 진실하게 살아왔다. 거짓말을 하면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청교도적 믿음을 굳건히 지켜온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조카 손녀가 와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참회한다. 그럼에도 두 노인은 조카 손녀를 용서하지 않고 크게 꾸짖는다. 그것도 모자라 전염병으로 위독한 상황인 조카(조카 손녀의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결국 두 노인은 의사로부터 크게 꾸짖음을 듣는다. 자신들만 천국을 가겠다고 다른 사람들의 상처는 아랑곳 않는 맹신에 대한 꾸짖음이었다. 의사는 “거짓말은 절대 할 수 없다”는 두 노파에게 “어른이 되었으면 철 좀 들라”는 충고까지 한다.


그럼에도 두 노인은 자신들은 결코 부끄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얼마 뒤 조카 손녀가 병든 어머니를 찾아가 용서를 빌다가 병이 옮아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그제야 두 노인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우친다. 그리고 딸의 소식을 묻는 병든 어미에게 아이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제야 소위 ‘선의의 거짓말’의 가치를 깨달은 것이다.


굳이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라도 세상에 거짓말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아이를 혼낼 때도 ‘거짓말에 대한 처벌’이 가장 혹독하다. 심지어 앞선 두 노인처럼 거짓말 자체에 강박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종교적 영향이 약해진 현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거짓말을 싫어하는 것은 도덕성을 강조하면서도 기만을 일삼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짓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거짓말쟁이들과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우리는 잘 알던 사람으로부터 속았을 때 더 큰 배신감으로 상처 입지 않는가.


실로 거짓말쟁이들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양심의 가책이 없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착취하고 이용한다. 사회적 규범과 법칙을 쉽게 무시해 사회에 피해를 끼친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거짓말도 용납할 수 없다는 강박증도 문제다. 거짓말을 지독하게 싫어했던 한 강사 분이 있었다. 그는 정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자기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교통 신호를 어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새벽 4시에 아무도 없는 작은 골목길이라도 신호등이 빨간 불이면 절대 건너지 않는다는 것이다. 옆에서 아내가 뭐라고 해도 듣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나도 그래야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꽉 막힌 사람이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융통성 없는 사람일 테고, 그 말이 거짓이라면 그야말로 거짓말쟁이가 될 테니. 사실 거짓말을 했다고 무조건 비도덕적이라고 단죄하는 것은 무리다. 인간 삶은 미묘한 것이고, 따라서 어느 정도의 융통성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다르다. 어린아이들에게 융통성이라는 걸 설명하는 건 매우 어렵다. 아니 융통성 자체보다 그 기준을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려우며, 아이들도 그러한 미묘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자칫 도덕적 기준과 원칙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 앞에서는 특히 더 진실하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짐 캐리가 출연했던 영화 『라이어 라이어』는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면 어떤 곤란을 겪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소송에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던 악질 변호사 플레처 리드(짐 캐리). 그는 거짓말 덕에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삶에서는 그 거짓말 때문에 구멍이 하나씩 뚫리고 있다. 아들의 생일파티에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가 가족의 신뢰를 잃는가 하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아무리 바빠도 생일날 오기로 약속한 아빠가 나타나지 않자 아들은 “우리 아빠가 하루만이라도 거짓말하지 못하도록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빈다.


아들의 소원대로 그날부터 아버지는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속내를 그대로 내뱉는 바람에 사회생활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 덕분에 가족과의 사랑과 행복을 차츰 깨닫게 되고 사회생활을 하는 자신의 모습도 변하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절한 상황에 한해서, 적절한 위선과 거짓말을 구사하며 살아간다. 그런 정도는 문제도 아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사회적 상식을 뛰어넘어 상습적으로 위선과 거짓을 행할 때다.

 

거짓말 뒤에 감춰진 무서운 병적 심리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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