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1: 사육신의 죽음으로부터의 배우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교훈!
부제2: 눈물 흘리며 배운 교훈, "왜 의인이 지고, 악인이 승리하나?"
‘단종애사’, ‘사육신’이라는 말.
우리 역사를 공부하다가 보면 한 번씩은 듣게 되는 단어다. 이 안에 숨겨진 우리 역사의 뼈아픈 교훈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미지출처: 2007년에 방영되었던 KBS2드라마 <사육신>의 홈페이지중에서)
민족의 역사에서 위대한 대업을 이룩한 세종대왕. 그의 아들 문종 역시 뛰어난 인재였다. 그러나 아버지 세종의 죽음을 애도하다가 왕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단명했다.
문종의 아들 단종. 불과 12살의 소년으로 왕좌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권력에 눈이 먼 수양대군이 김종서 등의 충신을 몰살시키며 정권을 장악한다.
충신을 죽이고 의인을 죽이고, 나이 어린 조카와 동생도 개, 돼지 잡듯이 죽이고 임금이 된 세조. 도덕적인 관점으로만 보자면 그것도 사람이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역시 역사의 무대에서 하나의 역할, 즉 악인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함석헌 선생은 말한다.
그런데 그러한 불의를 보고도 세종에게 깊은 사랑을 받았던 집현전의 학자 정인지, 신숙주, 최항은 세조에게 말 한마디 안하고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며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
단지 성삼문만이 왕위를 물려받는 선위의 식에서 터져오르는 울분과 슬픔으로 소리 내어 대성통곡한다. 그 때 뜻 있는 선비들이 힘을 함께 했더라면 수양대군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제 목숨이 두려워 입을 막고만 있다.
당시 목숨을 끊어 항거하려던 성삼문은 박팽년과 하위지, 유응부, 유성원, 이개, 김질과 함께 2년 후에 쿠데타를 모의한다. 하지만 중도에 김질이 변심하여 세조에게 이르고 이들 6명은 사로잡힌다.
그런데 이들 육신은 참혹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살을 지지는 무사를 보고 “허, 철편이 식었구나. 다시 달구어 오너라!”하고 명령을 내릴 정도였다. 등껍질을 산 채로 세워놓고 벗기며 역적모의를 실토하라는 고문관에게 고관대작들을 가리키며 “짐승만도 못한 저 아이들에게나 물어봐라.”라고 했다니 실로 그 기개와 용기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그것이 대한민족의 기개다.
이렇게 뜻있는 육신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생각할수록 분한 일이다. 간악한 것이 이기고 충의가 도리어 패했으니. 게다가 사육신의 목숨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들 온 집안의 씨앗이 멸족되는 운명을 맞았으니 실로 비참하기 그지없다.
사악한 인간들은 당대에 떵떵거리고 살았으니 소위 “착한 놈은 손해보고, 나쁜 놈은 이득을 본다.”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것 역시 역사에서 우리 민족을 위하여 육신을 제물로 요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죽어야 했다. 죽어서 첫째는 한국을 위하여 불의의 빚을 물어야 했고, 둘째는 의인의 씨를 살리어야만 했다.
육신의 죽음으로 오히려 한민족은 살았다. 만일 한 사람도 세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도 않고, 그리하여 한 사람도 죽은 사람이 없다면,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 대신 한국은 전체로 죽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죽게 된 한국을 구하기 위하여 그 선한 피를 역사의 제단 위에 붓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단종을 모시는데 성공했다고 치자. 그 후에 있을 것은 무엇인가? 육신 역시 일류의 정난신공이 되고, 그리하여 전에 있던 것을 되풀이하는 데 그칠 것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되었다면 한세상 영화는 누렸겠고, 이름이 역사 위에 머무를 수는 있겠지만 육신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국의 가슴 안에 의를 살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비록 육신은 죽음을 당하고 그 구족까지 멸족되었지만 육신이 전하고자했던 의로운 기운은 지금 우리 민족의 면면에 흘러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함석헌 선생이 바라본 우리 역사의 뜻이자 교훈었다.
불운한 역사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지만 그것 역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은 아니었던가 생각하며 생육신의 의기를 받들고자 하는 마음을 다져본다.
이 글은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중에서 단종애사에 관한 내용을 상당수 인용하고 기재한 글임을 밝힌다.
소위 ‘착한 놈만 손해보고, 나쁜 놈만 이득을 본다’는 통속적인 생각을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금 당장에는 악인(나쁜 놈)이 이기고 의인(착한 놈)이 지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의인이 이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 눈물을 흘리며 내가 배운 역사적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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