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는데다, 직업특성상 이래저래 상담요청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죠. 같이 울고 웃는.
그런데 한 번은 아주 심각한 상태의 스토커에게 시달리고 있는 가족으로부터 조언 요청이 왔습니다.
언니의 헤어진 남자친구가 회사까지 그만두고 언니만 따라 다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심지어 ‘농약을 먹고 같이 죽자, 신고하면 네 가족 모두 죽여 버리겠다!’고 까지 협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지출처: 다음 쇼핑 '농약'으로 검색해서 나온 '농약, 쥐약, 살충제')
제가 답변 해드린 내용도 하단에 기재했습니다. 모두 읽어보시고, 조언을 주시길 바랍니다. 혹시나 법적이나 정신적으로 조언을 주실 전문가들도 동참하여서 적극적인 조언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살인 여성입니다.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게 실례가 아닐까 생각되면서도 도저히 어디다 도움을 처해야 될지 몰라서 실례를 무릅쓰고 메일을 보냅니다.
스토커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교수님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관련글: 사랑과 미움의 화신, 스토커들의 심리해부
아무래도 심리학을 스토커의 심리를 더 잘 알고 계시고 대처방안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계실 것 같아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한 몇 시간을 스토커 처벌에 관한 것을 찾았는데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고 결론은 협박죄 등을 고소를 할 수 있지만 중형은 어렵고 정신적 피해보상은 합의를 해라.. 이 정도입니다.
저희 친언니가 현재 남자친구로부터 심한 스토킹을 당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스토커의 기질이나 이런 것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교재를 하다가 둘 사이에 결혼이야기가 나오고 잘 되어갔죠.
그런데 제가 가운데서 못 미더운 점이 많아서 이것저것(본인 입으로 자랑하였던 자격증, 언니 사귀는 동안 사용했던 신용카드 내역서, 통장 입출금 내역) 요구하게 되었죠. 결국 거짓말이었고 다 허세였던 사실이 들통 나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언니가 현실을 깨닫고 헤어짐을 결심하고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그 남자애가 나는 너 없으면 못산다, 너는 내 삶의 전부다, 너와 나는 헤어질 수 없는 사이다 며 계속 매달리며 며칠간 굶고 회사도 출근 안하고 우리 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몇날며칠을 잠복 하더니 결국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게 다 네 동생 탓이다, 네 동생만 없어서도 우리 둘은 행복할 수 있었다, 네 동생 가만 안 납두겠다고 협박을 하고, 너 네 집 현관문에 기름을 붓고 온가족을 불사질러 다 죽이겠다고,
또한 회사 근처에 와서 억지로 차에 태우고 인근 야산으로 데려가 이렇게 헤어질 바에야 둘다 죽자. 너 마시고 죽는 거 보고 따라 죽겠다며 미리 사다놓은 농약을 주는가 하면, 차 문을 다 잠그고 가스에 질식사하자고 불을 붙이려고 하는 등 도저히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언니에게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제는 저런 일들이 3개월간에 걸쳐서 동정심 유발, 회유, 협박,,,의 순으로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있으며, 수법이 점점 악랄해지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우리나라 현행법상 스토커는 처벌이 미비한데, 네가 신고하면 난 벌금형만 물고 평생 너 죽을 때까지 괴롭힐 거다.. 그리고 너 네 가족 다 죽일 꺼다.. 나는 어차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언니가 납치를 당하거나 시달리는 정도가 심해지면 (끝없는 전화와 문자, 회사에 찾아오는 행위 등)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일단 스토킹에 벗어나야 되기 때문에 그 아이를 달래서(헤어지는 마음을 돌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론 내려) 집으로 보내곤 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처음에는 강하게 나가지만(헤어지자는 결심) 동정심을 유발시키고, 협박하고 회유하면 언니가 마음이 약해지고, 또한 달래주기 때문에 점점 저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언니한테 절대 전화 받지 말고, 아니면 잠적하던가,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는데 언니는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언니도 죽이고, 가족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또한 언니가 잠적해버리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평생이 걸리더라도 잡아내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말을 하고선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쌍하고 희생양인 것 마냥 운다고 합니다.
언니는 회사에 자꾸 찾아오고, 전화하고, 회사사람 다 있는데서 차 억지로 태워서 가버리고, 헤어지자고하면 집에 안보내주고, 몇 백통씩 전화와 문자를 하는 통에 노이로제가 걸려서 신경쇠약에 걸려있고 이미 정상적인 생활은 포기했습니다.
이럴 바에야 그냥 사귀 주는 척하다 이 스토커가 스스로 떨어져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고 하는데...
과연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것인지...
또 이 남자애가 어릴 적에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친척집에서 눈칫밥 먹고 살았으며 늘 버림받을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하면 자기를 정신병자 취급한다고 상태가 더 심각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교수님.. 어떤 조언(법적인 것, 정신적인 것)도 좋으니 좀 도와주세요...
바쁘신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충격적인 내용의 메일을 보자마자 너무 걱정스러워 답변을 바로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가는 언니가 ‘그럼 당분간 사귀자’라고 응락할까 봐 너무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댓글로 조언을 추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답변 메일:
당하는 언니 입장에서나 본인입장에서나 가족들이나 모두 힘드실 것 같습니다-_-;;;
그런데 언니가 취하려는 대응행동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이럴 바에야 그냥 사귀 주는 척하다 이 스토커가 스스로 떨어져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고 하는데...”라뇨?
이런 태도야 말로 스토커가 바라는 것이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단호하게 거절하셔야 되고, 경찰에 신고부터 하셔야 됩니다.
스토킹했던 내용, 문자, 전화내역, 증거물들 훼손하지 말고 모두 넘기십시오. 성적으로 희롱했던 일이나 성폭행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고발하십시오. 언니의 남자친구는 이미 정상적인 수준을 넘은 상태입니다.
그런 사람이 말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이런 사람들 의외로 약합니다. 자신은 잃을게 없다, 배 째라 하고 나오지만 막상 경찰에 들어가고, 구형 받고 하면 꼼짝 못합니다. 받아주면 받아줄수록 더 강하게 나올 뿐입니다. 약한 사람에게 군림하는 아주 나쁜 인간 말종들이죠.
겁 네지 마시고, 무조건 경찰에 신고하십시오.
그 이후 필요하다면 이직이나 이사를 가셔서 신변을 보호하시고 검찰에 그 사람이 행동반경에 근접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있습니다. 근접하는 것 그 자체가 범죄가 되므로 이후에 다시 근접하면 그 때는 형량이 더 무거워집니다. 단호하게 대처하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그 사람을 위해서도 올바른 행동이랍니다. 그렇지 못하면 언니나 그 사람이나 주변 모든 사람들이 불행해집니다.
최소한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더라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듯 합니다.
언니에게 제가 써둔 글, 아래주소, 꼭 보시라고 말씀하시고, 더불어 이 답변의 글도 꼭 보시라고 말씀전해주시길 바랍니다.
http://careernote.co.kr/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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