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잡셰어링(Job Sharing: 일자리 나누기)을 외치며 공기업 신입직 임금삭감이 결정되었다.
이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종 노동단체들이 극렬한 반대를 외치며 장애투쟁에 나서고 있다.
신입직 뿐 아니라 전 노동자들의 임금삭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대단히 민감한 사항이라 함부로 말하기가 참 힘들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삭감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 임금의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동산과 주식의 거품을 걷어내는 작업이 있어야 하듯 우리나라 경제 거품을 빼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지금 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꺼번에 더 큰 고통을 앓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수순이 엉터리다. 바둑에서 똑같은 수라도 달리 쓰면 악수가 되는 수가 있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 차라리 아니 둔 만 못할 때가 있다.
현재는 공기업 신입직 임금삭감을 빌미로 전 노동계의 임금삭감으로까지 이어나갈 분위기다. 노동단체들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기업 면접에 응시하기 위해 길게 줄서 기다리고 있다. 일자리를 찾는 신입으로서는 어떠한 형태로 구직조건이 바뀌든 현재로서는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내가 웃고 있어도, 웃는게 아니야~'. 너무 일방적이다.)
문제는 신입직으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의 임원직들이 자신해서 임금을 자진 반납했다는 소식들이 종종 들려온다. 일부 공공기관들도 그런 소식이 들려온다. 여기저기서 임금동결과 자진 삭감이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그런데 극소수다.
왜 고위 공무원, 고위 경영진들의 임금부터 삭제하지 않는 것일까? 법적인 문제 때문일까? 사실 이들을 강제적으로 임금 삭감할 법적 권리가 없다. 그러니 새로 들어오는 신입부터 조지겠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취업난에 눈물 흘리고 있는 구직자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다. 너 네들은 어쩌다보니 패가 좋지 못하니 그리 알고 받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무릎 꿇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비참함이 우리 젊은이들을 슬프게 만든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모든 경영자와 경영진, 고위 공무원들은 일시적인 연봉 반납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연봉 삭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모범을 보여야 노동자들도 뜻을 수긍하고 자발적으로 뒤따를 수 있을 것이다. 서민들을 강제로 억누르려고 하지 마라.
(취업을 위해서 너나 할 것 없이 이력서를 작성중이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열정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배부른 고관대작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일하고 싶은 열정만큼은 누구못지 않다.)
대기업 노동자들도 울상이다. 내가 알고 있는 울산 현대 자동차의 한 노동자도 월급이 백만 원 가까이 줄었다며 울상이다. 잔업이다 특근이다 이런 수당이 완전히 사라진 덕분이다.
이런 분들에게 대단히 미안한 말씀이지만 일정 부분 우리 사회의 고통을 분배하는 차원에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다만 경영진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 임금 동결이나 임금삭감의 분위기를 몰아 노동자의 임금만 삭감되는 방식만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들까지 몰아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낮은 박봉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직원들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릴 수밖에 없다. 이참에 연봉을 더 삭감하려는 중소기업주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이들 중소기업에 대한 임금 보조로 중소기업 직원들의 임금이 보존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일단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기업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체질 강화 개선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기업과 기관들이 직원들의 임금동결과 임금삭감으로 발생한 잉여 금액을 가지고 ‘청년인턴제’를 실시하는데 쏟아 붓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방식이며, 잡셰어링을 하자는 근본취지와도 동떨어진 정책이다.
인턴이 짧게는 2개월에서 1년의 생활을 하는데, 이런 일 해봤자 거의 소용없다. 인턴을 채용해본 기업이라는 알겠지만, 오히려 업무에 방해가 되기 쉽다. 방학 때 경력을 쌓기 위해 잠시 2,3개월 정도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한 학기를 쉬거나, 졸업을 해서까지 이런 자리에서 일해야 된다면 문제가 있다.
이런 인턴직 1만개 만들어 1년 운영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정규직 1백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정부와 경영단체와 노동계는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고통분담을 위해 함께 머리 싸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면 결국 임금은 올라가게 되어 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근본이다. 또한 소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윗물부터 모범을 보이는 따뜻한 뉴스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 쓰고 보니, 그 해답이 뭐냐고 나에게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나 같은 비천한 놈이 그런 해답을 제시할 수도 없고, 그럴 재능도 능력도 없다. 그냥 똑부러지게 해보라고 질책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란다면 나는 세 가지만 들겠다.
두 번째는 실제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적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다양한 혜택이 지원되도록 해야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약90%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이 이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도 견디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체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문화적/정신적/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내용을 다루자면 또 다른 글이 하나 나올 것이므로 나머지는 기회가 될 때 다시 포스팅하겠다. 뭐, 그렇다고 기대는 마시라. 부디 똑똑하신 어르신들이 제대로 사회의 모범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업이나 공기관을 졸라서 생색내기 전시행정식 인턴제는 제발 그만 두시길...경영자와 고위공무원들의 솔선수범하는 따뜻한 뉴스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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