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의 휴대폰 가입자는 4561만명으로 인구 100명당 가입자수는 94.7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참조출처: 머니투데이, 한국 휴대폰 보급률 세계 81위
이는 10년전인 1998년 휴대폰 가입자가 1402만명인 것에 비해 실로 엄청난 폭발적 성장세다.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가입자수가 늘어날 것일까. 몇 년 사이에 이렇게 휴대폰 가입자를 늘리게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시대 트렌드적인 요소가 크겠지만 시내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휴대폰 매장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많은 매장들이 들어서 있는지 궁금했다. "도대체 사업은 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지난해말 김해 지역의 한 휴대폰 매장 관리자를 직접 만나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인터뷰해던 내용을 정리하고 다시 전화를 걸어 기사를 공개한다.
따(따뜻한 카리스마 이하 '따'): 휴대폰 매장 수익되는가?
관(매장 관리자 이하 '관') : 나름이다. 오너의 마인드차이다.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서비스 차이도 나고 가격도 차이가 난다.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월2~3천만 원 수익난다. 현금으로만 1천5백만 원가량이 들어온다. 신용불량자나 카드를 쓸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아서 현금결제가 많기 때문이다. (오해할 소지가 많으실 듯 한데, 이 매장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서 상당히 영업을 잘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수익이 천양지차로 손실을 보고 나오는 사업자들도 많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따: 매장 수익구조는 어떤가?
관: 대리점은 가입수수료로 운영된다. 가입자의 통화수수료의 일정부분을 가져간다. 도소매점의 경우에는 핸드폰 판매수수료만 가져간다. 일종의 유통업체로서 대행판매라고 보면 된다.
매장을 개설하기 위해 대리점의 경우에는 단말기 보증금만 1억 가량 된다. 게다가 임대료 등의 여러 비용을 감안하면 3,4억도 들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도소매점의 경우 기기보증금과 월세, 임대료만 지불하면 된다. 즉 매장 내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따: 왜 이렇게 핸드폰 매장이 많은가? 매장의 비수기도 있는가?
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공짜로 판매해도 수익 남는다. 핸드폰 1개당 5만원에서 30만 원가량의 수익이 된다. 특판으로 대량 구매를 해서 저가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잘하는 매장은 본사로부터 다양한 지원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치고 빠지기 좋은 사업이다. 핸드폰 매장의 비수기는 7,8월이다. 그래서 일부 떠돌이 장사꾼들은 이런 비수기에 매장을 빼 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어려 보인다. 아르바이트생인가? 정직원인가? 이들의 급여 정도는?
관: 대부분 젊다. 젊지 않고는 유행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야 기기가 변해도 금세 적응한다. 4대 보험은 모두 지급된다. 정규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안정된 급여가 나가는 것은 아니다. 통상 일정의 기본급과 판매수익이 뒤따른다.
자신이 판매한 기기 수익이 수당으로 따른다. 잘 하는 친구들은 4,5백만 원 되는 경우도 있다. 통상 하루 10시간에 12시간 정도 근무한다. 쉬는 날은 1주일에 한 번 정도로 쉬고 싶은 날에 쉰다. 휴가가 없는 매장도 있으나 우리들은 5일 휴가 기간이 있다.
따: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특성은 어떤가?
관: 대개 젊다. 유행에 민감하다. 스스로도 핸드폰 기종을 자주 바꾼다. 학력상으로는 고졸인 경우가 많다. 간혹 상식 이하의 친구들도 있다. 예사로 출근하고, 예사로 퇴사한다. 그래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 소위 조금 놀았다는 아이들이 더 잘한다.
따: 이동통신사 요금 너무 비싸지 않은가?
관: 예전에 비해서는 요금이 많이 저렴해진 편이다. 최근 요금 제도를 잘 활용하면 핸드폰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가족들의 경우 같은 통신사끼리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해당 통신사로 신청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사실 통신기기 자체가 너무 비싸다. 사실 출고가 자체가 비싸다. 결국 기기에 대한 가격부담을 고객이 떠안게 되어 있다.
따: 한국에 휴대폰 판매량은 얼마나 되는가?
관: 사실 일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이라 정확히는 모르겠다. 분명히 우리나라 인구보다는 많다. 내가 알기로 SKT가 2400여만 명, KTF가 1300여만 명, LGT가 800여만 명이라고 들었다. 이래저래 하면 4500여만 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 고객들은 핸드폰을 얼마나 자주 바꾸는가? 바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관: 핸드폰 평균수명이 6개월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길어야 1,2년이다. 유행에 그만큼 민감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젊을수록 보유기간이 더 짧아진다. 핸드폰이 조금만 고장 나면 수리하기보다는 그냥 바꾸는 젊은이들이 많다.
따: 실제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은 얼마나 되나?
관: 최소 5~6년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배터리 수명이 짧은 편인데, 소모품 관리만 잘하면 10년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서양에서는 그렇게 오래쓴다고 들었다.
따: 기타 에피소드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 달라.
관: 나는 LGT 매장에서 일한다.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제 통신사간에 통화품질상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판매원들이 공짜폰이 아니었는데도 공짜폰이라고 이야기해서 고객 컴플레인이 들어올 때 부담스럽다. 판매원들이 제대로 공지하지 못한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구매자도 유의해야 한다. 핸드폰 기기 값이 분할 지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매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간혹 일부 고객들이 명의를 도용해서 핸드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기계값 뿐 아니라 사용요금까지 모두 부담해야 되어서 대개 조심스럽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구분해낼 방법이 마땅찮다.
현재 010으로의 전화번호변경이 75%가량 진행된 상태라고 들었다. 010의 사용자 비율이 80% 이상수준으로 올라갈 경우에는 강제로 모두 010으로 번호가 통합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차피 모두 010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2월 현재 휴대폰 가입자 77%가 010으로 변경했으나, 010으로 가입하지 않은 사용자들이 번호 고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강제로 통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관련기사: 매일경제, 휴대폰 가입자 955만명 "010 싫다"…010 강제통합 쉽지 않을듯)
요즘 제도가 바뀌어서 본인에게 유리한 제도로만 바꿔도 한 달에 몇 천원 이상은 충분히 아낄 수 있다. 통신사나 매장에 문의해보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핸드폰 매장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여러 모로 유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글을 쓰고 보니 휴대폰 매장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만 늘어놓아서 휴대폰 매장 운영이 쉽다고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휴대폰 매장의 경우 입지도 좋아야 하다보니 보증금과 권리금도 많이 들고 휴대폰도 대량으로 일괄적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업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뒤따를 수도 있다.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사업 운영에 실패해서 크게 빚을 지고 나온 사람들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사업 참여를 고려할 경우에는 반드시 관련 계통에서 1,2년 가량 일을 해서 유통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얻었다.
도심의 번화가에서 장사하시는 사장님들은 우후죽순으로 늘어서는 이 휴대폰 매장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한다. 이들 휴대폰 상인들이 임대료와 보증금을 올리는 주범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진득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치고 빠지는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장사하시는 분들의 건물 임대료가 올라가고, 휴대폰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결국은 우리나라의 복잡한 휴대폰 유통시장 탓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그 덕분에 휴대폰 매장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스러움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분실해서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꿨는데 요금 체계가 너무 복잡해서 혼란스러웠다. 기존보다 사용료는 내려왔지만 국민 1인당 1대 가량의 사용자가 사용할 만큼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현재의 휴대폰 사용료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비싸다. 고객입장에서는 거품이 빼기위해서라도 복잡한 유통구조부터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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