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세계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서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외국어 실용서적 넘쳐나도, 한국어 실용서적은 거의 없어...
한국어발음 아나운서만 공부하면 되나?
나는 소위 입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고향이 지방이다 보니 사투리가 없어지지 않는다. 억양은 더더욱 어렵다.
간혹 사투리가 오히려 더 친근하게 들리는 부분도 있어서 나름대로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런데 더더욱 문제는 발음이다.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쉬운 발음 중에 하나이며 빈번하게도 쓰이는 ‘아’와 ‘와’를 구분해서 발음하질 못한다. 예를 들어, 먹는 ‘사과’를 발음할 때 ‘사가’로 발음 하는 식이다. 한 학생과 있었던 웃지못할 에피소드다.
따: 좋아하는 가일이 뭡니까?
학: 네? ‘가일’요?
따: 그렇죠. 좋아하는 가일말입니다. 뭐가 있습니까?
학: 네? 그게 뭔지 모르겠는데요-_-;;;
따: 아, 그거,,,먹는 가일 있잖습니까? 딸기나? 포도 같은 것 말입니다.
학: 아, 네, ‘과일’요. 저는 사과 좋아합니다.
따: ㅠ.ㅠ @##%@**!#@$
이런 웃기는 해프닝도 있으니 이야기꺼리가 생기기도 하고 재미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극에 몰입해 있을 때는 전달력이 떨어질까 염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발성법 책도 표준어 발음 책도 몇 권 봤다.
대개 어떤 부분의 정보나 지식이 모자라면 책으로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성의 특성상 책으로만 보고 발음을 올바르게 익히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학원 다니기도 민망했다. 민망함을 딛고 발음을 고치기 위해 학원이라도 다녀볼까하고 학원들도 돌아다녀봤다. 대부분이 스피치 학원이라 나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들을 찾아가 상담 받아봤다. ‘발음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일단 학원부터 등록하라’고 한다. 하다가 보면 자연스레 발음도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나를 완전 말 못하는 인간으로 취급한다.
나도 스피치 그 자체에서 요구하는 전체적인 틀로 봐서는 발음이라는 영역이 전체 의미 전달의 10~20%를 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마츄어 때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프로가 되면 미묘한 늬앙스의 차이가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발음을 집중적으로 고치고 싶은데 자신들의 교육을 무조건 들어보라고 권한다.
(한국어의 올바른 글쓰기도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비교적 글쓰기에 관한 책들은 제법 있다. 하지만 말이란 문어체로 표현할 수 없는 또 다른 생명력이 담겨 있다. 한국어에 걸맞는 발음 교육도 필요하나 대형서점을 뒤져본 결과 거의 전무했다.)
학원보다는 차라리 책을 읽고 독학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대형서점에 들렀다. 한국어 표준 발음 연습을 해보고 싶어 관련 책을 뒤적거렸다. 아무리 훑어봐도 한국어 발음을 위한 실용서는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오디오가 담겨 있는 딱 한 권의 책이 들어오는데 이 책은 이미 내가 보았던 책의 개정판이다.
(한 대형서점. 한국어 표준발음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책. 유일하게 오디오가 담긴 책. 두세권 발음과 관련한 책이 있기는 하나 너무 딱딱하다. 그런데 정작 이 책마저 정해진 글을 아나운서의 읽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본 책이었다.)
외국어 코너에는 외국어 서적들이 넘쳐나는데 정작 한국어 발음에 관련한 책은 거의 없다. 그것도 딱딱한 사전이나 이해하기 너무도 어렵게 된 음성학 정도의 책뿐이다. 오디오가 담긴 단 한권의 이 책은 이미 구입해 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방송국 아나운서들이 원고를 읽는 것을 녹음해놓은 것뿐이다. 물론 천천히 읽고 정확히 발음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하면 발음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처럼 차를 운전하면서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음악방송이나 뉴스방송에 비해서 조금 느리게 말한다라는 것 외에는 거의 도움이 되질 않기 때문이다.
(서점에 외국어를 하기 위한 실용서적들은 넘쳐난다. 공부하는 사람의 난이도에 따라 원하는 형태의 오디오도 다양하게 같이 듣고 배울 수 있다. 우리 한국어는 어디있나? 도대체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어디서 한국어 배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한국어 음운론, 음성학 책 봤는데 넘 어려워서 기절초풍하는지 알았다)
왜 이렇게 한국어 발음에 관련한 실용서가 없는 것일까? 외국어 서적은 넘치면서 한국어 실용서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발음에 문제가 없어서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욕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출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한국인이 지나치게 똑똑해서 별도의 한국어 교육이 없어도 모두 스스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일까?
외국어는 유치원 아이들 교재부터 연령별로 학력별로 모두 갖춰져 있으면서 한국어 발음 교육 교재하나 제대로 없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되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한류열풍, 한류열풍하지만 정작 외국인들이 한국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재하나 조차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그나저나 표준발음 배울 추천도서나 발음 쉽게 익힐울 수 있는 방법도 환영합니다.
개인교습이나 가르침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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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이미 지나거버린 글이라 사람들이 별로 읽지는 않겠지만 하나의 에피소드를 덧붙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재밌는 사진을 봤으나 출처를 불명확해서 올리지를 못했습니다. 작가 이외수씨가 국립묘지에 방명록을 남긴 이명박 대통령의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법, 문법적 오류를 따진 내용이었습니다.
관련글 : kitty님의 "영어몰입교육과 우리말"
관련이미지:
(작가 이외수씨가 국립묘지에 방명록을 남긴 이명박 대통령의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법, 문법적 오류를 따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