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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가정,육아

아이의 자발성을 빼앗는 잘못된 부모교육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11. 19.


길거리에서나 공중시설에서 아이들
기 잡는 꼴불견 부모들 보셨나요?

대중교통에서까지 교육열 올리는
극성스러운 학부모 보셨나요? 


지난 토요일이었다.


KTX 열차 안에 사람이 가득 찼다.

그래서 그런지 시끄럽다.
그런데 조금 도를 넘는 수준이다.

그래도 책이라도 읽어보려고 집중하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집중이 되질 않는다. 사방에서 떠도는 소리가 맴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아플 정도다.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내 좌석 바로 뒤에서 3,4살 정도의 아이가 엄마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한다.


아이: “엄마, 열차가 왜 거꾸로 가?”

엄마: “응, 그것은 말이야. 그렇게 표를 끊어서 그렇단다. KTX 열차는 그래.”


아이: “엄마, 저기 보이는 것은 뭐야?”

엄마: “응, 그것은 말이야. 엄마가 보기에는 어떤 건물 같아 보이는데,,,”


엄마는 친절하게 모든 답변을 해준다. 그런데 친절이 다소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어린 아이니 그 정도의 호기심과 시끄러움은 이해해줄 수 있다. 부모 된 입장으로서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에 계신 4분의 아저씨들 심하다. 맥주 한잔 걸치면서 계속해서 떠들어 댄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글쎄, 열차 안은 아니올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리는 이야기 내용이라고는 정말 하잘 없는 내용들이다.


술집 갔던 일, 술 취해서 호기부렸던 해프닝, 친구가 술 취해 술집여자 건드렸다가 강간미수로 들어갔다는 둥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들이다. 한 시간 이상을 참다가 한 마디 해줬다. 그들이 뭐라, 뭐라 했지만 한 두 마디만 하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미안했던지 다소 잔잔해졌다. 그런데, 잠시 후 떠벌이기 시작한다. 그 버릇 어디가나 싶었다.


(이미지: 주말부부할때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찍어두었던 사진. 보이는 것은 둘째 공주님. 지금은 너무 많이 예뻐졌다. 말썽꾸러기이긴해도 인사성은 너무 밝다. 아이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폐를 끼칠까, 아이들에게는 상처주지 않을까 하면서 마음 졸이는 것이 부모 마음 아닐까.)

그런데 정작 가장 거슬리는 사람은 내 뒤편의 맞은 편에 앉은 모자다. 7,8살 정도의 아이와 엄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였다.


엄마: “숙제해. 어서.”

아이: 네,,,

엄마: “집중해. 집중하라고~~~”

아이:,,,

엄마: “너, 그 정도 밖에 못해.”

아이:,,,


엄마: “뺄셈 못하니?”

아이:,,,


아이: “엄마가 집중하라고 했지.”, “봐, 또 창문을 봐.”, “넌, 애가 왜 그렇게 산만하니?” ,,,

아이:,,, -_-;;;;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엄마의 잔소리에 내가 질릴 정도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는 엄마의 말을 충실하게 따르려고 한다. 싫은 내색도 별로 없다. 엄마의 기대치를 맞추려고 어린아이가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는 몰상식한 이 아줌마에게 한 소리 해주려고 하다가 말았다. 내가 보기에는 아이가 산만하기 보다는 엄마가 산만해 보였다. 거의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끊임없이 잔소리가 쏟아지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 엄마에게 이야기해봐야 바뀌지 않을뿐더러 아이한테 더 상처를 주지 않을까 두려워서 아무 말 못했다.


이렇게 닦달해대니 아이의 학교 성적이 잘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키워서는 아이의 자율성을 키울 수 없다.


사람이 남들보다 더 나아지려고 하려는 근본적인 에너지는 "자발성"이다. ‘스스로 해야겠다!’라는 자발적 의지가 생겨야만 내 몸이 움직이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버림받는 것이다.
지금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지 않을까라는 이런 두려움으로 어머니의 말을 따른다. 하지만 이런 아이가 성장하면 그동안 부모의 말을 잘 들었던 대가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더 나아지려는 ‘창의적 자발성’은 완전히 고갈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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