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노트 :: 고졸 공시생에 독설해 미안했는데, 1년 후 날아온 합격 소식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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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엄청난 메일 받으시고 바쁘시겠지만 조언 구하고자 메일드립니다. 현재 나이는 26살 작년에 전역한 남자입니다. 많이 받으신 질문이겠지만 진로문제가 제 고민입니다. 현재 고졸이구요...

 

초중학교 때 누구나처럼 상위권이었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항상 3이라는 숫자와 관련이 깊었습니다. 문과였고 내신 3등급 백분위30프로 수능3등급 언저리.

 

집안사정이 좋지도 않고 눈은 또 높고 보수적 집안의 장남으로 자랐고 친척가족들 집중 받고 자라서인지 어려서부터 부담이 항상 있었고 부모님 기대에 부흥해야해 하면서 애늙은이로 컸습니다.

 

독학재수를 했고 그 나이에 웬 늦은 사춘기가 온 건지 신세한탄을 하면서 우울증 기피증 강박증이 생기고 그대로 망하고 꼴랑 자존심에 대학진학도 안하고 허송세월 보냈습니다.

 

집밖에 나가기도 힘들다가 수능 끝나니 좀 나아지더라구요. 21살부터 끊임없이 알바했고 일하고 돈쓰고 살았습니다. 집에 손 안 벌려야지 했지만 모은 것도 없네요. 거기친구들이랑 노는 게 낙이었습니다 연애도 하고 꾸미는 거에 관심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친구들 하나하나

입대하더라구요 저도 그대로 살다가 23살에 입대해서 25살에 나왔습니다

부모님 추천으로 전역하고 공무원 준비 바로 했구요. 올해 시험 쳤습니다 생각보다 점수도 안 나왔구요 내년에는 될 거 같은데 시험은 모르는 거니까요. 원래는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요.

 

한 살 한살 먹어갈 때마다 불안감만 두세 배로 늘어나네요 자신감은 사라지구요. 자기계발하며 달려들 생각은 있는데 핵심이 빠진 느낌입니다 그게 학벌일지 못 정한 진로일지 지금도 미친척하고 편입을 할까 연극영화과 쪽 가보고 싶다 생각도 드는데요. 그 후가 걱정되기도하구요 생각만 많지 뭐 실행을 못합니다.

 

해본 게 없기도 하고 좁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와서 그런 거 같네요 더 지나면 후회될 것도 같은데 나이도 있고.. 왜 이제 생각이 트인건지 안타깝습니다

잘 할 줄 아는 것도 없고요. 상황상 최선은 공무원인거 같은데 제 성격이나 가치관상 분명 그만두거나 후회할 거 같습니다...

 

한 일 년만 기회를 달라고 잘 안되면 다 끊고 시험 매진하겠다고 하면 부모님께 너무 무책임한거겠죠?

 

워크넷 적성검사에서는 언어 수리 이해 판단 쪽이 잘나오고 세무 회계사나 변호사 쪽이 나오더라구요

 

성격은 개인적으로 잘 도와주고 누군가 고마워는 게 좋습니다 보람을 느끼고요. 조직에서는 두루두루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처세를 잘 하는 건지 주변사람들이 좀 잘 챙겨주더라구요

어려서는 영화를 좋아해서 거의 매일 봤었습니다 감독을 해볼까 라는 생각도 했었고 아니야 공부나해야지 하고 접었었습니다.

 

왠지 엄청난 일탈 같고 이런 느낌은 지금도 들어서 능동적으로 결정을 못하는 거 같습니다.

무언가 ppt발표 같은 조직 내 책임이 생기면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 돌려서 완벽해진 후에 그 일을 합니다

 

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 이게 좋은 건 아닌 거 같은데 노래하는 친구에게 노래도 배워보고 악기도 배워보고 대회는 못나갔지만 격투기도 배워봤습니다

운동을 좋아해 헬스도 했었고 이제는 사진도 배워보고 싶고 나중에는 글도 써 보고 싶네요

책을 정말 좋아했고 철학 심리학 쪽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강박기질이 있습니다. 예로 소대장님께 좀 놓고 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허전함에서인지 군대서 기상 아침 헬스 공부 근무 공부 수면 이 패턴을 군생활내내 유지했었습니다. 전역하고도 그런 기질이 남아있구요.

 

덕분에 특박 자격증은 많이 땃었네요 한국사검정 토익 컴활 등등

 

제 상황을 최대한 써보려고 했는데 잘 전달될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집안에 도움이 되어야하고.. 경제사정이 안 좋습니다.

흐지부지 정신차리니 20대중반 고졸에 해본 거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절박함에 공무원시험 1년 빡쎄게 했고 올해 합격은 안 될 거 같구요

생각이 많아지고 아쉬움이 남아 연영과가서 연극을 업으로 삼아보고 싶고 이게 진짜 하고 싶은 건가 이거하면서 살면 만족할까..

터무니없는 일탈일 것 같고요 안하자니 평생 후회 될 거 같고,,,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평생 뭘 하든 제 가슴에는 열등감이 남아있을 거 같습니다 어째 이런 성격인건지..

 

현실적으로 공무원시험 보는 게 맞는 거 같은데요. 또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아닌 거 같고 편입도 늦은 거 같고... 뫼비우스의 띠 처럼 반복됩니다

이랬다 저랬다 정신 이상한 거 같죠? 죄송합니다 현재 제 상태네요 어딘가 가서 사회경험 쌓으면서 현실직시하고 준비하면 좀 나아질는지. 너무 편하게 자라서 정신 못차리는걸까요 도서관 집 만 반복해서 현실감이 떨어지고 몽상가가 된 건지 쓴소리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다음주 마지막 시험이 있고 예비군도 가야하고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편하실때 천천히 답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져 송구합니다.

외부 특강에 여러 가지 업무에 대학생들 종강하면서 채점까지 맞물려 이래저래 많이 늦어졌습니다.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학생들 중에서도 정말 생각 없이 학교 다니는 친구들 많습니다. 그렇게 다닐 거라면 학교 다니지 말고 일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 드리면 청년들에게 욕먹겠지만 절반 정도의 학생들은 대학 다닐 필요조차 없어 보입니다. 괜스레 등록금 날리고 젊음의 특별한 시간마저 날려버리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냥 그렇게 막연히 대학 다니고 싶어 연극영화과 다니고 싶다면 다니지 않길 권합니다.

 

지금도 상황이 안 좋은데요. 뚜렷한 목적 없이 다니다보면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비록 지방대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명문대학교 학생들에 비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차이는 간단합니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대학을 다니던, 아니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아니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치열하게 부딪혀 나가면서 행동해야만 합니다.

 

쓴소리 부탁한다고 하니 쓴 소리 드리는 점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금 상황은 안 좋습니다.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독설이죠. 더 나쁜 상황이 펼쳐지지 않으려면 과거의 자신과 과감하게 결별해야만 합니다. 이러쿵저러쿵 이유를 늘어놓지 말고 보다 더 절박하게 노력하고, 보다 더 치열하게 행동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지속해나가신다면 분명 잘 헤쳐 나갈 겁니다. 다만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한 순간에 삶이 바뀌지 않을 겁니다. 아니 5년 10년이 변해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겁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포기해버린다면 삶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겁니다. 삶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업보(대가)가 뒤따릅니다. 시간을 낭비했다만 그만한 대가가 있습니다. 만일 실수를 회복하려면 자신이 세월을 낭비한 시간의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인정하고 변화를 위한 실천행동을 지속해나간다면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삶의 변화는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는 죽었다 생각하고 공무원 시험에만 몰두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아무 것도 고려치 말고 오로지 공무원 시험 하나에만 죽을 각오로 매달려보세요. 그래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면 열심히 공직생활하시고,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내 보시길 바랍니다. 그 다음부터는 공무원 합격하기 위해 했던 시험공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인생공부를 해나가실 바랍니다. 그 공부도 10년은 잡고 해야만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안정을 찾으면 그때 하고 싶던 연극이나 영화 공부하셔도 좋습니다. 진심으로 하면 늦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만일 죽을 각오로 공무험 시험공부를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때는 일부터 하시길 권합니다. 대학 가겠다는 꿈은 일단 접으시고 일을 통해서 배우시길 권합니다. 경력이 없는 20대 후반의 고졸청년에게 현실은 차가울 겁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친구들에 비해 못한 삶을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자괴감에 사로잡혀서 삶을 한탄하면서 살아간다면 삶은 갈수록 더 꼬여나갈 겁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보잘 것 없고 하잘 것 없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나간다면 기회가 생길 겁니다. 일자리는 것은 가치와 보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그런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바닥 같은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차가운 현실조차 삶의 성장을 위한 수양이라고 생각하면 삶에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연극영화하고 싶다고 했으니 대학가서 연극영화 배우기보다 삶의 현장에서 연극영화를 배워보시길 권합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어떤 연기자로 연기하고 싶은지 스스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하잘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일에서 절망하는 연기자로 살 것인지 아니면 그런 바닥 같은 삶 속에서도 긍정의 힘을 믿고 변화를 위해 살아가는 억척스러운 연기자로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십시오.

 

만일 대학 공부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면 그때 가서 대학공부를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런데 뚜렷한 목적도 행동의 변화도 없이 단지 대학만 다니면 문제가 해결될거라는 환상을 품고 한다면 오히려 삶은 더 피폐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마주치는 매순간을 성실하게 임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결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내기 마련입니다.

 

원칙은 아직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을 따라가야 할 시기이지만 그래도 이때 척박한 현실에서 꿈이라는 꽃을 피워보겠다고 다짐하신다면 분명히 해내실 수 있습니다. 워낙 현재의 토양이 척박해서 돌과 자갈과 잡초를 쏙아 내고 토양의 재질을 바꿔나가면 됩니다. 분명 시간은 걸립니다. 그래도 그렇게 5년에서 10년 정도만 치열하게 노력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실을 하나씩 맺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부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행동하는 삶을 실천해나가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이렇게 쓴소리 잔뜩 늘어놓은 답변 메일을 보고 걱정을 했는데요.

그로부터 1년 후 날아온 답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년 후 날아온 감사답변: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수많은 사람들의 글을 받으셔서 모르시겠지만

작년 6월19일 선생님께 메일주고 받은 사람입니다

 

그 당시 저는 전역 후 갈피잡지 못하고 편입을 할지 연기를 할지 공무원시험을 볼지 고민하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현실직시하고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시험에만 집중 했습니다. 사람인지라 많은 유혹들이 있고 실제로 흔들렸지만 간절하게 행동하니 운이란게 따르더라구요.

 

제 실력에 비해 운이 너무나 따라줘서 올해 공무원시험 두개다 붙었습니다. 합격 후 선생님께 답장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ㅋ

 

올해 27살인데 그나마 사람구실이라도 하며 살 수 있게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제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겼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안주할 생각은 없고 끊임없이 자기계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연기나 음악은 취미로 조금씩 해나갈 생각이구요

나이만 먹었지 부족한게 너무 많아서 앞으로 설계도 잘 해야겠지만

저도 선생님처럼 남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싶네요 ~

 

정말 감사합니다 블로그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항상 건강 챙기시구요~

 

재답신;

우와, 추카추카 왕추카드립니다^^

합격하셨군요. 정말 잘하셨습니다.

너무 잘 하셨습니다.

감격입니다.

 

너무 독설을 내뱉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걱정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시험 합격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계발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도 정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하시니

그저 고맙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쭈욱 좋은 일들 계속 만들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철상드림

#취업고민 #진로고민 #인생고민 #시험고민 #독설해_미안했는데 #1년후_합격소식전해줘_감동 #젊은이들의무릎팍도사 #따뜻한카리스마 #커리어코치 #정철상

 

 

*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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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책 이야기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인생, 서른 번 직업을 바꾸며 성장해온 자전적기록과,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겪고 느낀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젊은이들의 고민해결사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데 일조하고픈 커리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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