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들고 있는 책의 저자는 누규~~~^^
저 아닙니다.
류근 시인이죠. 옆집 아저씨에게는 민족의 지도자로 불리는 류근 시인의 신간 <어떻게든 이별>입니다. 참, 오래간만에 집어보는 시집입니다. 1년에 100권의 책을 읽어도 시집은 겨우 한 권 읽을까 말까 하니 시인이 라면을 삼시세끼 먹는다고 말하는 것도 결코 엄살이 아니지 싶은 시대입니다.
저랑은 KBS역사저널에 두 번 출연한 인연으로 페친으로 맺어진 사이인데요. 당시만 해도 그렇게까지 유명하진 않으셨는데, 이젠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셨습니당^^ㅋㅋㅋ TV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만 페이스북 팔로워만 2만 명을 넘어가며 네티즌으로부터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계십니다.
처음에 역사저널을 우연찮게 시청하면서 시인이 출연하기에 정말 ‘누규?’라고 외칠 정도였는데요. 그만큼 시인이 살아남기 힘든 시대에 온전하게 살아남아 있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했던지 이외수 작가님은 ‘이런 개같은 시인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다니’라고 말씀하시며 반가움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궁금했던 사실이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그가 쓴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으나 그 이후로 18년간 공식적인 작품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시로 먹고 사는 시인이 시를 18년이나 쓰지 않았다니 어찌 해석을 해야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어부가 되기 위해 배를 탔는데 18년 동안 물고기를 낚지 않고 살았다면 ‘도대체 왜 물고기를 잡지 않았을까?, 무엇 때문일까?,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하지 않겠습니까.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그랬는데요. 이번엔 류근 시인에게 공식적으로 물어봅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제 평으로 최소한 네댓 명은 더 이 시집을 고를 터이오니 그 대가로 답변 주세용^^* 사실 저보다 제 아내가 더 궁금해 합니다. 제 아내처럼 무수한 독자들이 더 궁금해 하지 않을까 싶어 꼭 대답주시길 바랍니다다다다당^^*ㅎ
그렇게 질문한 저는 오히려 해답을 찾았는데요. 그 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책 뒷면 표지의 글에서 찾았는데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어느 전생이었는지 아득하지만 우리가 이 계절에 처음 만났던 기억이 있다. 나무들이 세상을 향해 마지막 등불을 밝혀드는 무렵이었다. 나는 조금 가벼운 절망을 앓고 있었고, 상심한 내부를 잘 들여다보기 위해 날마다 술집과 술집 사이에서 떠돌았다. 그럴수록 내 상처가 잘 보였다. 내 저항은 고작 세상의 변방 쪽으로 나를 데려다 눕히는 것이었다. 그러면 조금 안심이 되어서 울지 않고도 한 계절을 잘 견딜 수 있었다...”
- 류근, <어떻게든 이별> 중에서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와 살려고 할 즈음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게 되고, 사람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자신의 상처와 욕망을 들여다보게 된 것입니다.
그는 세상에 저항하기 위해 세속적인 명예와 성공와 욕망을 취하지 않기 위해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어딘가 변방의 일자리를 구해 겨우 삶을 연명하는 것으로 소리 없이 저항하고 있었던 겁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항의 한 방편으로 시를 쓰지 않았던 거죠. 그렇게 한 계절을 견뎠는데 그것이 무려 18년이 흘렀던 셈입니다.
한 번은 내가 류근 시인에게 강의의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모 대기업에서 요청한 ‘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과 같은 관련한 주제였지 싶습니다. 시간당 100만 원짜리 강의였으니 그가 좋아하는 라면과 칼국수와 술을 한두 달 동안은 넉넉히 먹을 수 있는 솔깃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겸손히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역사에 대해 뭐라고 말할 지식도 경험도 자격도 없다’는 것이 그의 변론이었죠. 말도 안 되는 변명이었지만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그 강의는 내가 날름 삼켰습니다. 그야말로 자격도 없고, 지식도 경험도 없는 내가 강의를 한 겁니다.
그렇게 나는 세속의 물을 먹으며 속물로 살아가게 된 것이고, 그는 최대한 세속의 물을 피해 비와 이슬로만 연명하며 영혼을 둘러싼 육신의 살이 쑥 들어간 간디와 같은 자태로 살아가게 된 겁니다.
그러니 그에게 나는 피치 못할 빚을 지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게죠. 채무자가 채권자보다 오히려 더 큰 소리를 치는 세상에서 그저 그는 ‘씨발’이나 외치며 겨우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변방에서 술잔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의 시를 읽으며 이게 현실인지 이상인지, 꿈인지 상상인지, 그의 이야기인지 타인의 이야기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글들이 많았습니다. 어찌 민족의 지도자가 될 시인의 글을 세속의 범인이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한두 시간 만에라도 이 시집을 다 읽을 수 있겠지만 그의 삶과 고뇌를 다 읽기에는 한두 해로도 부족하리라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문에 적은 시가 가장 마음에 다가와서 한 편 올려봅니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도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볼만한 싯귀입니다.
시인의 말
당신 만나서 불행했습니다.
남김없이 불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불행한 세상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어서 행복했고
사랑하는 사람
당신이어서 불행하였습니다.
우린 서로 비껴가는 별이어야 했지만
저녁 물빛에 흔들린 시간이 너무 깊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단 한 개의 손이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꽃이 피었고
할 말을 마치기에 그 하루는 나빴습니다.
결별의 말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 만나서 참으로 남김없이 불행하였습니다.
- 류근, <어떻게든 이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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