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유학중인 28세의 000이라고 합니다.
현재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끝에 동생에게 선생님을 소개받고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가기 전에는 일본이 너무 좋았고, 직접 여행을 해보면서 꼭 한번 살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일본은 대학원을 들어가기 전에는 연구생 과정이라고 해서 석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올 초에 출발하여 현재 연구생으로 한 학기를 마쳤는데요.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심경이 변화가 생겼고, 그 문제에 대해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우선 가기 전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현재 나이에 가장 무난한 진학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하고 싶은 공부가 없었지만 그 중에 나름 그 나라의 언어나 문화를 통해 그 나라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분야에 지원을 하였고, 믿기지가 않게 합격을 해서 현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현지에 가면 현지인들과 함께 현지 언어나 문화에 대해서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거나 한국을 알리는 일을 알리고 싶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현지로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1. 아이러니 하게도 같은 연구실에 일본인은 거의 없고, 90% 이상이 중국인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곳에서 유학을 할 때 중국인에게 당한 것이 너무 많아서 중국어만 들어도 화가 나기까지 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래도 극복해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2.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아마 이 문제 때문에 다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문제인데 그것은 하려는 공부가 막상 해보니 제가 처음에 하려고 했던 공부와 너무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리하다보니 처음에는 재미있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흥미를 붙여 보려고 했지만 점점 흥미를 잃고, 학기말에는 왜 내가 지금 이 공부를 하고 있지?? 라는 생각까지 들어서 정말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들었습니다.
3. 제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몸이 조금 좋지 않아서 치료를 받고 출발을 했는데 여러 가지 스트레스나 영양 부족으로 인해서 그 병이 다시 재발을 하였고, 심할 때는 너무 아파서 밤에 잠을 잘 수조차 없었습니다. 솔직히 가기 전에는 건강이야 어떻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그 일에 흥미를 잃으니 건강을 잃으면서까지 계속해야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4. 현지 선배들과 대화를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미래에 하려고 하는 일에 직접적으로 크게 연관이 되지 않을 확률이 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니 공부를 계속 지속해야 하는 의문이 또 한 번 들게 되었습니다.
5. 타지 생활을 하면 누구나 겪는 외로움이기에 처음에는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갔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일들이 뜻처럼 되지 않고, 생각이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마음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거의 없고, 그러다보니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즐거울 때 웃다가 혼자 있으면 침울해지는 조울증 증세가 있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는 언제 어디서나 걱정에 우울해지는 우울증 증세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6. 이러한 사항들이 모두 겹치다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이 오게 되었고, 또한 부모님에 도와주시긴 하지만 비싼 일본 물가로 인해서 죄송해하면서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있는 자신이 너무 싫었으며, 하루 빨리 직장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두루뭉술하고, 또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하루라도 한숨이나 걱정을 안한 적이 없고, 삶의 의욕까지도 점점 사라졌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둘씩 해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이나 아이러니 하지만 다른 나라 친구를 통해서 일본인 친구를 소개받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것이었는데 그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세세하게 작성하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상담 받고 싶은 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러 일본에 갔지만 그 공부가 직접 해보니 자신과 크게 맞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로 인해 건강문제나 미래문제에 대해 걱정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말이긴 하지만 한국 학창시절에 저는 선생님처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고, 정식적으로 출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책을 써서 후배들에게 제공해주기도 할 정도로 저는 저의 생각이나 주관이 뚜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길도 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그게 아니었기에 그 곳에서 오는 상실감은 조금 깊게 들어가면 저의 꿈이나 욕심, 그리고 의지까지 뺏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다보니 하고 싶은 일도 거의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불투명 하게 되었고, 덧붙여서 원래 공무원처럼 단순히 안정을 추구하는 직업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집에서 장남이기도 하고, 나이도 어느 정도 있다 보니 언능 자리를 잡아서 부모님께 그만 손 벌리고, 남들처럼 가정을 꾸려서 평범함 속에서 효도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쓴 책을 다시 훑어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또 말이 길어져버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나하나 심정을 세세하게 적으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결론은 현재 석사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1년 동안의 연구생 과정을 마치면 취업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현지에서 밖에 겪을 수 없는 다양한 체험들도 해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단순히 1년만 하고 돌아오면 그냥 현재 일이 하기 싫어서 도망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돌아오면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해서 현지에서도 조금씩 준비를 하면서 한국에 돌아오면 제대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현재 하고 싶은 일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일, 아니면 일본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선생님 글을 보면서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상담을 해주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때 후배들에게 조언을 주고, 그에 관한 책을 썼을 때 정말 뿌듯함을 느꼈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이런 상담을 하면 그냥 참고 대학원 졸업하는 게 훨씬 좋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저희 학교가 일본에서 명문학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가 확실한 목표도 없고, 고민도 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제 삶의 방식은 남들이 좋다고 하고, 일반적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저에게 맞고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말은 Priority(우선순위)입니다. 즉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도 과감히 포기할 자신은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길어서 죄송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 입니다. 우선 석사과정을 들어가지 않고, 연구생 과정만 마치고 돌아오려고 하는 제 생각이 옳은 것인지 또한 그렇게 한다면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현지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바쁘신 와 중에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와, 엄청나게 긴 글이군요. 하지만 메시지는 간단할 것 같습니다. 굳이 하기 싫은 공부에 매달려 있을 필요가 없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말씀처럼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선택의 올바름이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계속 더 공부하면서도 바르게 갈 수도 있고, 지금 소망처럼 돌아와서도 바르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을 올바름의 문제로 생각해버리면 문제도 복잡해지고, 나중에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잘못 돌려버릴 가능성이 있는 말이라 올바름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뒤따르는 행동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현지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은 다소 무책임한 물음일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학생들에게 취업상담을 해주고 관련한 책을 쓸 정도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게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스스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어쩌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그 문제의 해답을 찾아주려고 애쓰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현지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라는 문제 역시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제 말이 다소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직업을 찾고, 진로를 설계하고, 경력을 구축하고, 필요로 하는 능력을 구축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그에 뒤따른 행동을 한다는 것은 사실 대단히 번거롭고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대개의 핑계는 자신은 그러한 정보를 보지 못했다는 거죠. 그래서 모르겠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어떻게 하긴요. 스스로 찾아봐야죠. 있는 동안에 내가 취업하려고 하는 방향은 무엇인지부터 바로 세워야겠죠. 그렇게 목표를 세웠다면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경험이나 지식이나 역량이나 자격요건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겁니다. 그런 다음 일본에 계신 동안 관련한 경험이나 지식이나 역량이 자격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만일 그러한 정보를 상담가가 다 찾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찾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핑계를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주 밀접하고 지속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개 스스로 해야 될 과제라는 겁니다. 그래야만 보다 실질적인 자신의 경력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힘을 기르게 될 겁니다.
상담가가 되고 싶다고 하니 더욱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의뢰한 분에게 정보를 대신 찾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자발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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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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