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승무원학원 다니는 여고생

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조언의 얘기를 듣고 싶어 이렇게 상담 요청해요.

 

저는 지금 현재 19살의 인문계 여고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이제 성인이 되기까지 반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고민거리들이 합해지다 보니 너무 힘드네요..

 

일단 저는 승무원을 꿈꾸고 있습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상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직업이다보니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서는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00에 살고 있지만, 토요일마다 서울에 올라가서 수업을 듣습니다. 사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하려 했어요.. 바로 집안 사정 때문입니다.

 

모든 걸 솔직히 터놓고 말하면 저희 집은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요. 엄마와 아빠가 제가 초등학교 때 이혼을 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고, 엄마와는 떨어져 살고 있고 현재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남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를 안 만나고 사는 건 아니에요. 엄마도 아빠도 서로 저희를 키우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아빠가 키우시게 되었구요, 엄마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빚도 있고, 할아버지는 아파서 누워계시고, 돈쓸 일은 정말 많고, 이런 상황을 아는 장녀로써 학원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혼자하려 했어요.

 

엄마는 재혼을 하신 상태에서 전 아빠께 말씀드릴 수 없었기 때문에 엄마께 부탁을 했습니다. 엄마는 학원을 등록해 주셨고, 전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목표하는 대학이 전문대입니다. 하지만 승무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정말 꿈의 학교이지요. 그 학교만 졸업하면 길이 너무 쉽고 빠르게 이어집니다. 남들 비싼 대학등록금 주고 2년 더 고생할 때, 저는 돈을 벌고 있는 것이지요.

 

전 얼른 아빠의 고생을 덜어드리고자 집안의 고생을 덜어드리고자 좀더 빨리 돈을 모으고자, 제가 펼치고 싶은 대학생활을 접기로 하고, 2년제를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위 친구들을 보면서 물론 제 꿈이 확고하긴 하지만, 4년제 대학을 가서 좀 더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예전부터 참여하고 싶었던 대외활동이나 동아리활동 공모전 등도 다양하게 참여해 보고 싶고, 대학생이라는 청춘의 시절을 좀 더 즐기고 싶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성적이 알아주는 4년제 대학을 갈 실력이 되진 않지만.. 관심 있는 과에 가서 나중에 승무원을 꿈꿀 때도 대학이나, 학과는 정말 상관이 없거든요...

 

하지만 4년제를 갈 경우 2년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면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전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길 원해요. 가족들을 생각하면 2년제로 가야하는 게 맞긴 해요,,

 

요즘 이런 고민으로 걱정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이런 고민들을 나눌 진정한 친구가 없다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문제도 그렇고, 또 초등학교 때 도둑으로 몰린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소극적인 아이로 자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랄수록 이런 저의 아픔을 숨기고 정말 밝은 사람인척, 남들이 저를 아픈 기억이 없는 활발한 아이로 봐주길 바랬어요. 그래서 거짓웃음을 짓고 거짓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저를 밝은 사람인 척 내세우고 다녔어요.

 

거짓이여도 그런 노력 때문이었는지, 저는 고등학교를 입학해서 활발하고 재밌는 친구로 통했어요. 그치만 고3인 지금 그동안의 거짓행동 때문이었는지.. 또 남들의 반응을 의식하는 행동 때문이었는지, 제게는 정말 제대로 된 진정한 친구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은 물론 있고, 그 친구들이 절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저는 저의 고민을 탁 터놓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없는 것 같아요... 어렸을 적 제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기억들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저는 힘든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진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대인관계는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요?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세요..

 

답변:

지금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에서 승무원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당장 중단하시길 바랍니다. 전문대학이라도 들어간 다음에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2년제를 가든, 4년제를 가든, 승무원이 되던 안 되든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시험입니다. 일단 모든 에너지를 수능시험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수능 점수만 높게 나와도 가고 들어가고 싶은 2년제 대학을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4년제 대학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점수만 높게 나오면 장학금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벌써 승무원 시험을 준비하다니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가고 있는 겁니다.

 

단지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어 4년제 대학을 가고 싶다면 포기하세요. 죄송하지만 그런 사치는 나중에 부려도 됩니다. 현재 형편을 생각하세요. 앞으로도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까.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오늘의 삶을 희생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2년제에서도 동아리 활동하고, 공모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달고 맛있고 즐겁고 쾌락적이고 즉흥적이고 다른 사람들 눈에 보기에 좋은 그런 사치스러운 것들은 다소 멀리해야 합니다. 지금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참고 인내하며 배우고 익히고 몰입해야 될 시점입니다. 물론 그 선택은 나 자신의 몫입니다.

 

4년제 대학 학위는 언제든 다른 기회에 취득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석사, 박사도 다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움켜쥐고 있는 욕심을 먼저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죠. 하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다들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꿈에 그리는 환상적인 친구, 환상적인 배우자, 환상적인 가정, 환상적인 직업은 없습니다.

 

물론 그런 환상이 때로 필요합니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환상들이 지나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작은 결점하나를 견디지 못하니까요. 인간의 삶은 환상적이지 않습니다. 모두 다 허점투성이입니다. 그렇다고 부정주의적 사고에 빠져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더 안 좋은 태도입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려고 한다면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려고 하면 좋은 배우자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도 길러야 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미려면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한 직업생활을 하려면 내가 그만큼 올바른 직업관을 가지고 전념을 다해서 일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에 어떤 것도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철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밑바닥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물에 물탄 듯 흐느적거리며 살아서는 안 됩니다.

 

어린 나이지만 스스로 삶의 책임지고 독립하겠다고 단호하게 다짐해야 합니다.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누구도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홀로서야 합니다. 더 강건해져야 합니다.

 

저 역시 누구보다 가난했기에 힘들었지만 그 가난이 저를 키운 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박해야 합니다. 그만큼 간절하게 삶을 뒤바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거대한 운명에 맞서려는 용기 있는 행동을 지속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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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