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제 산업디자인과에 재학중이였지만 현재는 휴학 중인 21살 여대생입니다.
저는 요즘 너무 고민이 많습니다. 그 고민은 1년을 더 휴학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원래 제 목표는 내년에 복학을 해서 졸업한 다음 디자인 회사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고, 모은 돈으로 워킹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디자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너무나도 다릅니다. 어떤 분은 직장인이 되면 할 수 없는 게 너무 나도 많으니 학생 신분일 때 할 수 있는 걸 다해보라면서 휴학을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라고, 나중에 졸업하고 백수일 때는 보는 시선이 안 좋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휴학해서 시간 허비하지 말고 빨리 졸업해서 취직하라고 하네요. 전문대는 휴학하는 게 안 좋다면서요. 그런데 문제는 휴학을 해도 걱정이고 안 해도 걱정이 많다는 겁니다.
휴학을 1년 더 연장하게 되면 그 1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지 의문이고, 휴학한 걸 후회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휴학을 안 하려니 취업도 걱정이고 디자인 회사가 월급도 얼마 안 되고 일은 너무 힘들어서 야근이 대다수고 그래서 작은 디자인 회사에서는 1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합니다. 제가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그런 디자인 회사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또 졸업은 했는데 취직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 작은 목표가 학생 때 돈을 모아서 내 돈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가는 거였는데요. 아무래도 2학년이 되면 졸업 전시회준비와 취업준비로 시간이 없을 테고 직장인 때는 더 시간이 없을 텐데 1년 더 휴학해서 배낭여행을 갔다 와야 후회가 없을 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또 취업을 하려면 영어공부도 해야 할 텐데 아직 기초도 없어서 1년 더 휴학하고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 혼자 생각하다간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꼭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답변:
1년을 더 휴학 하든 안 하든 사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1년 휴학기간 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만일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했다면 앞으로의 휴학기간 역시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만일 지난 휴학기간을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다시 휴학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싶습니다. 휴학해봐야 시간만 낭비하고 나이만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알차게 보냈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휴학을 하고 더 알차게 보내는 것도 좋겠죠.
통상적인 상황으로 봐서는 바로 복학해서 졸업준비하고 취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휴학을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똑같이 학교를 다니고 휴학까지 하고도 동기생들에 비해서 준비한 것들이 부족하다면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기 힘들 겁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렇게 취업한 다음에 돈을 조금 모은 후에 워킹 홀리데이를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는데, 차라리 휴학을 더 할 것 같으면 워킹을 휴학기간 동안 하는 것으로 목표로 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력을 시작했다가 중도에 경력 단절을 가지면 경력관리에 있어서 여러 가지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취업을 해서 경력을 시작하면 어떻게 해서든 일관되게 경력직으로 밀고 나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겠다는 꿈은 좋은데요. 굳이 휴학까지 반복해가면서 해야 하나 싶습니다. 문제는 휴학을 1년 했는데 또 다시 1년을 더 해야 한다는 것에 잊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방학기간을 이용하더라도 충분히 원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입장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기업 입장으로 본다면 ‘놀기 위해 휴학했다’는 것으로 밖에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죄송하지만 일과 삶에 대한 시각도 다시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마다 삶의 가치관과 직업관이 서로 다르니 그것을 무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말씀하신 내용만으로 봐서는 일이나 직장은 재미없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은 것으로 보이고요. 일은 놀고 즐기기 위한 것을 위해 어쩔 수없이 해야 되는 개념으로 보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직업자세에 대해 조금은 걱정되었습니다.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 생각하신 것만큼이나 재미도 없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일이라는 것 그 자체가 재미없다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태도도 중요하겠죠. 사실 대다수의 일들이 그렇습니다. 디자인 회사 역시 그럴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에 열심히 몰입하다 보면 잘하게 될 뿐 아니라 그 일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며 좀 더 잘하게 되면 재미도 붙게 됩니다. 물론 그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굳이 전문가라는 호칭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을 정도의 프로직업인이 되겠죠.
그렇게까지 되면 작은 행복감과 즐거움까지 같이 누릴 수 있습니다. 노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희열감까지 느낄 수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은 참고 인내하며 싫은 일에도 매진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의 쾌락도 조금은 뒤로 늦출 수 있는 능력 역시 필요합니다.
제가 너무 구닥다리 답변을 드렸나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충분히 배낭여행 이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배낭여행 방학 때 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굳이 그것을 1년이나 휴학을 하면서까지 누릴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 훨씬 더 큰 행복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행동과 태도에 달렸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수준을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질적으로 높은 삶의 수준을 원한다면 젊은 날 어느 정도의 노력과 희생은 피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은 삶과 미래를 꿈꾸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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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저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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