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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취업 잘 되는 전공을 버리고 싶은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11. 15.
안녕하세요 정철상님

심리학이 청춘에 묻다를 읽은 후 (정확히 말하자면 읽는 중에) 선생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어 이 글 저 글 읽다가, 아무래도 제게 딱 맞는 글을 찾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어 이렇게 직접 문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어질 것 같아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저는 현재, 00소재 00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2학년 남학생입니다. 아직 미필이구요. 저는 제 꿈과 목표를 찾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대학에 와서 배우고 싶었던 게 심리학이란 걸 늦게나마 깨달았습니다. 고등학생 때 심리학과 법학에 관심이 있었으나, 이과에 오게 되어 그 꿈을 접고 남들 하는 대로 공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학교 저희 과가 나쁜 곳은 아닙니다. 작년 취업률은 95%를 넘었고, 그중 90%는 삼성 LG 등 대기업에 들어갔습니다. 학점과 영어 소위 스펙 쌓기 라는 걸 하면 저도 못할 정도는 아니구요.


그렇지만 2학년이 되어 전공과목을 들어본 결과 제가 하고 싶은 게 이게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주변 애들 보단 고민을 많이 해서, 아주 멀리 내다보았습니다.


제가 선택 할 수 있는 미래상은 3가지가 있습니다.

1. 이대로 졸업하여 남들처럼 대기업에 취업하여 회사원으로 사는 것

2. 심리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편입, 혹은 군대를 다녀 온 후 수능을 다시 봐서 들어간 뒤 심리학 석박사를 받고 교수 겸 상담사로 일하는 것

3.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로 일하는 것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되고 싶은 건 2번 혹은 3번입니다.

제가 직업적으로 원하는 건, 직업을 말했을 때 남들에게 부러움을 받을 만한 사회적 지위,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돈이 부족해서 못하지 않는 금전적 여유, 열심히 한 분야에 열중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종류의 직업,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모르는 정보나 지식을 알려주어 그 사람이 고마움을 표하고 제 스스로도 보람을 느끼는 직업 입니다 직업검사라던가 심리검사를 해보면 나오는 직업은 얼추 저것과 비슷합니다 (사회대학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관세/세무/노무/변리사, 통계학자 정도 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쉬운 건 1번이겠죠. 다른 대학으로 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며, 남들처럼 하면 2, 3번과 보다 적은 기회비용으로 보다 빨리 사회에 진입해서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꿈'이 없는 듯싶습니다. 아니 못 찾은 것 같습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남들보다 우월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득한데, 아직 어느 방향으로 밀고 나가야 할 지 모르고 있으니 시도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어느 길을 고르던 쉽게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로스쿨은 쉽게 들어가는 곳이 아닌데다, 제 학벌로는 그다지 쉽지도 않습니다. 몇 번씩 재수를 하다가 결국 남들보다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 할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을 하러 편입을 하기도 쉬운 길은 아닙니다. 막상 들어가 보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또 달라 후회 할 수도 있고, 석사박사 하는 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가장 쉽고 간단하고 좋은 길은 1번이지만, 지금 제 현실이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택해 보고 싶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을 뿐더러, 그때 가서 후회 할까 겁이 납니다.


주위에서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돈을 벌어, 하고 싶은 일을 취미로 할 수 있다' 라고는 하지만 그 반대는 안 된다고 겁을 줍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하기 싫은 일을 직업으로 가지면, 얼마 가지 못해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도 합니다.


정말 제 인생을 걸 정도로 강한 매력을 느끼는 길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너, 외롭구나' 라는 책에서 저자 김형태씨는, 꿈과 희망이 있다면 어떤 어려운 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선생님께서도 그런 말씀은 자주 하시고 있구요.


'장미와 찔레' 라는 책을 최근에 읽었습니다. 저자분께서 e-book 으로 온라인에 배포하면서, 책 끝에 한 질문에 대한 답을 달아줬는데,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Q :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A :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일기를 쓰고, 봉사를 하고, 사랑을 하십시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혼자 1주일동안 기차로 전국 곳곳을 다니는 여행도 해보고, 가족과 함께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책은 한동안 읽지 않았던 것을 읽고, 매 권마다 독후감을 성실히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제가 만약 1년 안에 제 미래에 근접한 경험을 모두 해볼 수 있다면 기꺼이 그 1년을 투자 할 수 있을 만큼의 의욕은 있습니다. 이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꿈과 비전과 목표를 찾기 위해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 송구합니다. 정말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가 이어지네요.

진로상담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늘 느낍니다.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일단 마음속으로 정리한 다음에 펜을 바로 들어서 답변을 드려봅니다.


우리 자신의 미래는 지금 생각하고 계신 것처럼 1,2,3번만의 답변만이 있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특정한 답변이 아니면 인생이 안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논리적인 사람이 그런 오류에 더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1번을 선택하고도 좋아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전문가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지런히 공부하고 경험한다면 나중에 저 같은 직업상담가나 커리어코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그렇게 대학교수까지 된 케이스이고요. 비록 정통 코스는 아니지만 순수하게 좋아서 공부하고 경험하다가 그 일을 하게 되는 경우죠. 형편이 어렵다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한 다음에 이렇게 준비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제가 관련한 글을 블로그에 올려둔 부분이 있으므로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반대로 형편이 좋을 경우에는 정통 코스를 밟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 어느 정도의 시간적 여유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학 중에서 어떤 학과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 방향을 수립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심리학 중에서 교육심리, 상담심리, 직업심리, 조직심리, 재활 심리, 인지 심리, 행동 심리 중에서 어떤  심리를 선택할 것인가 먼저 고민해봐야 하고 연령대는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중에서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석사학위를 하고 연이어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 학업 중에 훌륭한 논문이나 연구 업적을 많이 세워서 이름을 조금 더 날려야 대학 입성이 유리합니다.


3번 진로 선택의 경우에는 다소 뜬금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냥 막연히 되면 좋을 텐데 하는 그런 꿈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 우려스러움이 있습니다. 만일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어서 꼭 하고 싶다면 다른 분야로 눈 돌릴 것이 아니라 전력을 다하겠다는 자세와 각오로 공부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진로 경로가 있겠죠. 그런데 이런 모든 고려를 아주 착실하게 잘하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너무 이른 나이에 모든 결정을 다 해버리는 것도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군대도 다녀오기 전의 대학교 2학년생이라면 충분히 사회적 경험과 학습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평을 조금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어떠한 선택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보는 운명론보다는 한 개인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선택에 너무 힘을 기울이기보다 자신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자세를 바르게 한다면 어떤 일을 선택하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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